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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taste

비건 코스 요리가 선사하는 특별한 즐거움

김명희 기자

입력 2022.06.26 10:30:02

자극적인 음식에 지친 입맛을 달래줄 공간이 생겼다. 프리미엄 비건 다이닝을 표방한 ‘포리스트 키친’이 바로 그곳.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채소의 기분’은 “꿈을 좇지 않는 인생은 채소나 다름없다”는 영화(‘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 대사에서 모티프를 따왔다. 작가는 특유의 가벼운 듯 가볍지 않은 문체로 “채소마다 다 사정이 있고 마음이 있는데, 그렇게 말하면 채소는 무조건 시시하고 무기력한 존재가 되지 않느냐”며 “뭔가를 하나로 뭉뚱그려 우집는 건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한다. 슈퍼마켓이나 시장에서 싱그럽고 신선한 양배추를 집어 들고 ‘오늘은 이 녀석으로 어떤 요리를 할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며, 양배추도 얼마든지 욕망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한 하루키의 말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환경이나 건강, 윤리적인 이유, 그리고 맛있다는 이유로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이 크게 증가한 것. 고기 대신 채소가 메인 디시로 식탁에 오르고, 채식 메뉴를 구비해놓은 일반 레스토랑도 많아졌다. 한국채식연합 및 관련 업계는 2008년 15만 명이던 국내 채식 인구가 2021년 말에는 25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한다.

이런 가운데 정말 채소의 기분까지 생생하게 전달해줄 것 같은 비건 레스토랑이 서울에 들어서 주목받고 있다. 농심이 ‘비건 파인 다이닝’을 표방하며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에 오픈한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이 그곳이다. 상호는 숲(forest)과 주방(kitchen)을 조합해 만든 것으로 자연의 건강함을 담은 메뉴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또한 휴식(for rest)의 뜻도 있는 만큼, 비건 푸드로 고객의 힐링은 물론 지구 환경에 기여하겠다는 생각도 담고 있다.

포리스트 키친은 단일 코스 요리로 다양한 비건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저녁 10가지, 점심 7가지 메뉴가 제공되며, 이 중 3가지에 대체육을 사용한다. 기존 비건 레스토랑 대부분이 햄버거, 파스타 등을 제공하는 캐주얼 음식점이라는 것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비건 푸드에 대한 색다른 경험과 인식 개선에 중점을 둔다는 전략인 셈이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20대에서 40대 사이에 파인 다이닝과 오마카세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비용이 좀 들더라도 색다른 경험을 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며 “포리스트 키친은 프리미엄 다이닝을 맛보면서 환경을 생각하는 가치소비까지 실천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특히 농심은 그간 대체육을 개발하면서 축적한 기술력에 김태형 총괄셰프가 미국 뉴욕의 미쉐린 1스타, 2스타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며 쌓은 노하우를 접목해 메뉴를 완성했다. 대표적인 메뉴는 코스의 첫 요리이자 레스토랑 이름을 담은 ‘작은 숲’이다. 숲으로 꾸민 트레이에 제철 채소를 이용한 한입거리 음식과 콩커스터드, 콩꼬치 등을 올려 낸다. 이를 맛본 사람들로부터 도시적인 이미지와 자연이 어우러진 데커레이션, 그리고 은은한 편백나무 향이 매력적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이 외에도 농심은 지역 농가와 협력해 엄선한 제철 채소를 수급하고, 식재료 본연의 맛과 대체육의 조화를 최대한 살리는 데 중점을 둬 메뉴를 개발한다. 각각의 메뉴에는 스토리가 있어 먹는 즐거움을 한층 높여준다. 김태형 총괄셰프는 “계절의 변화에 맞춰 메뉴를 바꿔가며 소비자들이 비건 요리의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각 요리에 담긴 기승전결 스토리를 들으며 음식을 즐긴다면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환 농심 외식사업팀 상무는 “새로운 비건 식문화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포리스트 키친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비건 외식업계 트렌드를 선도하는 대표 브랜드로 성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친환경 인테리어, 리넨 냅킨… 환경 위한 세심한 배려

인테리어 또한 포리스트 키친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숲과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농심 관계자는 “초록색과 나무 소재를 주로 사용해 수풀이 우거진 숲속에 온 듯 자연의 포근함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주방에는 가스 화구 대신 인덕션을 설치해 탄소 배출량 줄이기에도 동참한다. 천연 자재를 주로 사용한 인테리어, 재생지로 만든 마스크 봉투, 리넨 냅킨 등 레스토랑 운영 전반에 친환경 콘셉트를 적용함으로써 음식뿐만 아니라 공간 전체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설계한 점도 인상적이다.

농심 포리스트 키친의 김태형 총괄셰프

농심 포리스트 키친의 김태형 총괄셰프

농심은 지난해 ‘인생을 맛있게, 농심’이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정하고 고객에게 다양한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데 힘쓰고 있다. 특히 최근 친환경과 가치소비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육류 생산 및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대체육과 비건 푸드가 환경친화적인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포리스트 키친 오픈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농심은 타 비건 레스토랑과 달리 대체육 핵심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이를 활용한 신메뉴 개발에 유리하다는 장점을 살려 다채로운 요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농심 관계자는 “향후 비건과 대체육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건 레스토랑인 포리스트 키친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와 문화를 전파하며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포리스트 키친은 100% 예약제로 운영되며, 예약은 애플리케이션 ‘캐치테이블’을 통해 할 수 있다. 가격은 런치 5만5000원, 디너 7만7000원(VAT 포함, 음료 및 주류 별도).

#포리스트키친 #채식레스토랑 #여성동아

사진제공 농심



여성동아 2022년 7월 7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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