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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티시스트 박영규 네 번의 결혼史

EDITOR 두경아

2020. 01. 28

배우 박영규가 극비리에 네 번째 웨딩마치를 울렸다. 후배 연기자들에게도 “배우는 자유롭게 사랑하고 연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는 그의 사랑과 결혼에 관한 이야기.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평생 일곱 번 사랑했고 일곱 번 결혼했다. 그녀는 사랑을 하면 결혼을 한 여자다. 나는 세 번 결혼했다.” 

과거 한 방송에서 당대의 여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에 비유해 자신의 사랑관을 고백했던 배우 박영규(67)에게 다시 한번 사랑이 찾아왔다. 박영규는 지난해 12월 25일 서울 역삼동 라움아트센터에서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렸다. 신부는 일반인 이모 씨로, 결혼식에는 가족과 친척, 가까운 지인만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이 네 번째 결혼이다. 

그는 결혼 소식이 알려진 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인의 소개로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아내는 조그만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아무래도 네 번째 결혼이다 보니, 남들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터. 그는 “몇몇 기사의 댓글에 안 좋은 말도 있어서 가슴이 아프지만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면서 “나보다 다른 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을까 걱정”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또한 “저의 결혼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그래도 비난만은 자제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다행히 우려했던 바와 달리 결혼 소식이 알려진 직후 참석한 영화 ‘해치지않아’ 무대 인사에서 동료 배우와 관객들로부터 큰 축하를 받았다.

세 번의 길지 않은 결혼생활

박영규는 ‘나는 왕이로소이다’(왼쪽)와 ‘남자사용설명서’ 등 다양한 영화에 출연해 개성 넘치는 연기를 선보였다.

박영규는 ‘나는 왕이로소이다’(왼쪽)와 ‘남자사용설명서’ 등 다양한 영화에 출연해 개성 넘치는 연기를 선보였다.

박영규의 네 번째 결혼이 더욱 화제가 된 건, 2005년 세 번째 결혼 역시 크리스마스에 올렸으며, 그간 세 번째 이혼 소식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 번째 결혼은 여러모로 화제였다. 아내 김모 씨는 유명인의 전 부인이었고, 그로 인해 결혼식도 극비리에 진행되었다. 세 번째 결혼이 알려진 후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 번 결혼한 친구의 소개로 세 번째 아내를 만났다”며 “농담으로 우리도 내년 크리스마스 때 결혼할까 했는데 그 말이 현실이 됐다”고 밝혔다. 



박영규에게 가장 큰 불행한 사건인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힘들어하던 시기, 그는 김 씨를 만나 위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 직후 캐나다로 이민을 갔고, 캐나다와 필리핀을 오가며 골프 사업을 하다가 2009년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2’로 컴백했다. 그러나 최근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는 김씨와 2007년 이혼했다고 한다. 

박영규의 첫 번째 아내는 서울예술대학 5년 후배로, 두 사람은 1983년 결혼했으나 1996년 이혼했다. 불행한 사고를 당한 아들은 바로 첫 번째 아내와의 사이에서 낳았다. 두 번째 결혼 상대는 세 살 연상의 유명 디자이너 최모 씨로, 1998년 결혼했다가 2001년 파경을 맞았다.

배우는 항상 사랑하며 살아야 해

박영규는 후배들에게 많은 조언을 해주는 따뜻한 선배로 유명하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그의 사랑관·인생관을 짐작할 수 있다. 영화 ‘해치지않아’에 함께 출연한 배우 강소라는 “박영규 선배님이 우리에게 자유롭게 사랑하고 연애해야 한다고 조언하셨다. 배우는 늘 감정을 촉촉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다”며 “우리도 선배님의 결혼 소식을 온라인 뉴스로 접하고 알았다. 좋은 결실을 맺으셨더라. 촬영 때도 늘 사랑에 대한 가곡을 부르셨는데 노래가 현실이 됐다”고 전했다. 

또한 같은 영화에 출연한 배우 전여빈은 “선배님이 사랑을 해야 한다고 많이 말씀해주셨다”고 전했다. 박영규는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는 외국 배우들을 거론하면서 “사실 사람이 늙고 나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마음이 늙어가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마음이 항상 젊어야 하고, 항상 사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그간 그는 자신의 결혼과 이혼 이력에 대해 거침없이 이야기해왔다. 2015년 MBC 주말드라마 ‘엄마’에서 세 번째 결혼을 앞둔 엄 회장 역을 맡은 그는 제작발표회 당시 “지금까지 만났던 캐릭터 중 어쩌면 내 인생과 많이 닮았다. 배우는 자기가 살아온 인생대로 연기가 나오게 돼 있다”고 셀프디스를 한 바 있다.

영화 ‘해치지않아’에서 역대급 코미디 연기 펼쳐

박영규의 코믹 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 ‘해치지않아’의 시네마 콘서트 모습.

박영규의 코믹 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 ‘해치지않아’의 시네마 콘서트 모습.

늘 사랑을 하며 감정을 촉촉하게 만든 덕분일까. 박영규는 1월 8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영화 ‘해치지않아’ 시네마토크에 참가해 여전히 센스 있는 입담과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해치지않아’는 폐관 직전의 동물원 동산파크를 살리기 위한 직원들의 고군분투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그는 동물원을 망하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서 원장 역을 맡아 전매특허인 코미디 연기를 펼쳐 호평을 받았다. 

박영규는 이날 토크쇼 중 출연자들끼리 손으로 즉석 지명하는 코너에서 ‘촬영장 분위기를 띄운 배우’로 꼽히기도 했다. 이에 대한 소감으로, “내가 가만히 있으면 다들 화난 줄 안다. 이런 곳에 오면 뭐라도 해야 한다”며 이탈리아 가곡을 선보여 또 한 번 행사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그는 한창 성악 레슨을 받고 있으며, 촬영장에서도 종종 가곡을 부르곤 한단다. 

게다가 대중가요, 특히 BTS(방탄소년단) 팬으로도 유명하다. 강소라는 “선배님이 BTS를 정말 좋아한다. 노래 ‘FAKE LOVE’의 하이라이트 춤을 따라 춰주셨다”면서, “후배 배우들에게 늘 글로벌한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며 BTS 사랑을 전파하셨다”고 증언한 바 있다. 

박영규는 네 번째 경사를 알림과 동시에 배우로도 승승장구 중이다. 1973년 연극배우로 데뷔해 1998년 SBS ‘순풍 산부인과’에서 미달이 아빠 역을 맡아 전성기를 누렸던 그는 현재 KBS2 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에 출연 중이다.

기획 강현숙 기자 사진 김도균 동아일보DB 디자인 최정미 사진제공 데이지엔터테인먼트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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