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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curious #linzy

진짜 잘 놀아요

editor 안미은 기자

2016. 10. 05

피에스타 린지는 잘 논다. 그 끼를 어떻게 감추고 살았나 싶을 정도다. 그리고 지금 그는 뭐든 가지고 놀 준비가 돼 있다.



신비스러워

어렸을 때부터 막연히 가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안양예고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노래와 연기를 배웠죠. 피에스타로 데뷔하기 전 YG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시절을 보냈어요. 투애니원으로 데뷔할 뻔도 했지만, 제 길은 아니었어요. 서글펐어요. 하지만 포기하는 대신 더 열심히 노력하자고 마음먹었죠. 감사하게도 지금의 피에스타 멤버들을 만나 데뷔했어요.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5년 차 걸그룹이 됐네요.

여전히 피에스타에서 ‘꿀성대’ ‘신비주의’를 담당하고 있어요(웃음). 사실 방송에서 말을 거의 하지 않아서 붙여진 별명이에요. 예능에 정말 약하거든요. 대신 진득하게 하는 일은 자신 있어요.



스리 잡

직업이 세 개예요. 아이돌, 대학생, 뮤지컬 배우. 요즘은 뮤지컬 재미에 푹 빠져 있어요. 이전에는 무대에서 솔로로 1분 이상 노래해본 적이 없는데, 뮤지컬에서는 울고불고 소리치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거든요. 그게 너무 신나고 재미있어요.



학교도 다시 복학했어요. 28살 늦깎이 대학생이지만 학교 가는 길이 정말 즐거워요.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 대부분이 20대 초중반이에요. 동생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긍정적인 기운을 많이 받아요. 가끔은 연애나 진로 상담도 해주고요. 학교생활을 착실히 해서 두 학기 모두 장학금을 받았어요. 즐겁게 공부하면서 학비까지 벌고 보람 있어요.



최대 관심사

지금 하고 있는 뮤지컬 〈페스트〉예요. 원작은 알베르 카뮈의 소설인데, 고등학교 때부터 이 작가의 팬이었어요. 그의 첫 번째 소설 〈이방인〉은 밑줄 긋고 볼 만큼 좋아했어요. 오디션 제의를 받았을 때 ‘이거구나!’ 하고 운명을 직감했죠. 정말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린지’라는 가수를 대중에게 각인시키고 싶었거든요. 아이돌에 대한 편견도 깨고 싶었고요. 자다가도 툭 치면 대사와 노래가 나올 만큼 열심히 연습했어요. 다행히 긍정적인 반응이더라고요.



서로 닮아가요

뮤지컬 얘기를 좀 더 하자면, 〈페스트〉는 재앙 앞에서 살아남으려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예요. 저는 약자의 편에 서서 환자를 돌보는 식물학자 타루 역을 맡았어요. 소설에서 타루는 나이 지긋한 남자로 나와요. 캐릭터에 진실성을 부여하기 위해 너무 가볍지 않게 연기하려고 노력해요. 타루가 처음으로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는 넘버 ‘Take Five’는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신이에요. 이 노래를 부르면서 힘들었던 지난날을 위로받아요.

요즘은 정말 행복해요. 뮤지컬이라는 감정의 분출구를 찾았잖아요. 무대에서 노래하고 내려오면 카타르시스가 밀려와요. 언젠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루시 역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여자 조승우’가 되는 게 꿈이에요. 꿈은 크게 가지라고 하잖아요.


감사는 나의 힘

예고에 진학해 연습생 시절을 거쳐 피에스타로 데뷔하기까지, 저를 따라오는 시선이 감당하기 힘들었어요. 이유 모를 질투와 시기에 다 그만두고 싶을 만큼 힘겨운 시간도 보냈어요. 마음을 터놓을 사람이 없어 끙끙대고 있을 때 도와준 건 보컬 선생님이에요. 노래로는 거짓말을 못 하잖아요. 제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채시고 옆에서 알게 모르게 다독여 주셨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선생님은 은인이에요. 아이돌에서 뮤지컬 배우로 무리 없이 넘어온 것도 선생님께 배운 탄탄한 기본기 덕분이에요.

다 지나고 나니까 힘든 시절도 감사하게 돼요. ‘두 번 다시 돌아가기 싫어’ ‘그땐 너무 힘들었어’가 아니라, ‘그 시절이 없었으면 지금의 내가 없었을 거야’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떤 일이든 얻어가는 게 분명히 있어요. 겪어보지 않아서 모르는 것뿐이죠. 지금의 저는 그때보다 훨씬 단단해졌어요.



노래만큼 작곡도 잘해

글 쓰는 걸 좋아해요. 어릴 적부터 일기는 꾸준히 써왔고요. 포토에세이나 시도 종종 써요. 글에 멜로디를 붙여 노래로 만드는 과정은 정말 매력적이에요. 지난 피에스타 앨범에 실린 ‘Black Label’은 직접 작사와 작곡을 도맡아 했어요. 자아정체성을 고민하는 소녀의 이야기예요. 가장 솔직한 시간에 가장 솔직한 감정을 담은 글을 노래로 만들었어요. 들어보면 공감하실 거예요. 자아에 대한 고민은 누구나 늘 하잖아요.



꿀성대보다 꿀피부

사실 목소리만큼 ‘피부 좋다’라는 말을 자주 듣긴 해요. 특별하게 관리 받는 게 있는 건 아니고 홈케어에 신경 쓰는 편이에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물 마시기와 클렌징이에요. 어릴 적 아토피를 앓은 적이 있어서 피부에 자극이 가는 행동은 안 하려고 조심해요. 이를 테면 ‘얼굴 만지기’ ‘턱 괴기’ ‘수건으로 문지르기’ 같은 거요. 스킨 안 쓴지는 꽤 오래됐어요. 스킨 대신에 아로마 수딩젤을 발라요. 하루 종일 메이크업으로 자극 받은 피부를 식혀주거든요. 과식하면 힘들잖아요. 너무 과하게 영양을 주는 것도 피부엔 부담이더라고요.



몸매도 좋아

뭐든 한 번 시작하면 진득하게 하는 편이에요. 운동도 마찬가지예요. 제가 키는 크고 깡마른 체형이라, 처음 인바디를 체크했을 때 헬스 트레이너가 근육량을 3kg만 늘리자고 했어요. 근육이 있어야 힘과 체력에서 밀리지 않는다고요. 일주일에 세 번 헬스장에 가서 근육 운동을 해요. 숙소에서는 멤버들과 운동 관련 앱을 다운로드 받아 따라 해보고 TV 볼 때도 요가 매트랑 짐볼, 근력 밴드를 두고 몸을 스트레칭해요. 가급적이면 인스턴트 음식은 안 먹으려고 노력하고요. 확실히 운동을 하면 피부가 탄탄해지면서 ‘옷발’이 살아나요. 청바지를 즐겨 입는 편인데, 뒤태가 달라졌다고 해요. 전 못 보니까 모르겠어요(웃음).



배우는 마음

연예인 생활을 하고 있지만 평범하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엄청나게 대단한 재능을 갖고 태어난 것도 아니고. 그래서 뭐든 스스로 찾아내서 배워야 한다는 강박증 같은 게 있어요. 부정적인 말 같지만 해석하기 나름이에요. ‘그러니까 부지런해야 돼’ ‘조금이라도 더 배워야 해’ 하고 스스로를 채근하고 일으켜 세워요.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 항상 감사하고요.

피에스타로서는 큰 욕심 내지 않으려고 해요. 누구를 이길 생각도, 반드시 1위를 해야겠다는 목표도 없거든요. 지금 받는 사랑으로도 충분히 감사해요. 다만 그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앞으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저의 최종 꿈은 보컬 트레이너나 교수가 되는 거예요. 제가 가진 경험과 재능을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학점을 잘 관리하고 있으니 충분히 그럴 수 있겠죠?(웃음)



끝으로

혹시 EBS나 다큐멘터리 방송 같지 않았나요? 인터뷰는 재미있게 하고 싶었는데, 제가 이렇다니까요.



사진 김도균
디자인 최정미
장소협찬 스튜디오 하루(02-6408-2325)
제품협찬 모노톡시(1666-4268) 알에스나인(02-792-8802) 어나더플래닛(02-3012-5331) 자라(02-512-0728) 힐피거데님(02-3444-7701)
헤어 이창원(제니하우스 프리모)
메이크업 송이(제니하우스 프리모)
스타일리스트 김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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