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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걸그룹 쇼핑 나선 대륙의 재벌 2세

글 · 김명희 기자 | 사진 · 뉴시스 왕쓰총 페이스북 | 디자인 · 유내경

2016. 03. 10

한국 연예계에 중국 자본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 티아라에 이어 EXID의 중국 진출을 이끈 중국 재벌 2세 기업인 왕쓰총이 그 주인공이다.

중국 최고 부호 완다그룹 왕젠린 회장의 아들 왕쓰총(28)이 한국 걸그룹을 투자 목록에 올려놓았다. 그는 2015년 바나나프로젝트라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설립하고 티아라를 영입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EXID의 소속사 예당엔터테인먼트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중국 매니지먼트를 맡기로 했다. 최근에는 개인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의 인기 진행자인 BJ 쏘를 영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완다그룹 왕젠린 회장은 미국 경제 전문지 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중국 부호 순위에서 자산 3백억 달러(약 36조원)로 1위를 차지한 인물. 그는 부동산으로 시작해 금융, 유통, 호텔, 레저,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사업 분야를 넓혀가며 총자산이 1백16조원에 이르는 현재의 완다그룹을 일궜다. 왕젠린 회장이 중국의 급성장을 견인한 자수성가의 아이콘이라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왕쓰총은 무절제한 행동으로 지탄받는 철없는 재벌 2세, 푸얼다이(富二代)의 대표적인 인물. 종종 돌발 행동으로 구설수에 올라 ‘중국의 남자 패리스 힐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지난해 4월 애플워치가 출시됐을 때

자신의 반려견에 애플워치를 착용시킨 사진을 찍어 애완견 계정의 웨이보에 올리고 ‘새 시계가 생겼다. 나는 네 개의 다리가 있으니 4개의 시계를 차야 하지만 너무 과한 것 같아 두 개만 차기로 했다”며 “넌 시계가 있니?”라는 글을 남겼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난 친구를 만날 때 돈이 많든 적든 신경 쓰지 않는다. 어차피 다들 나보다 돈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2월 자신의 생일에는 고급 리조트에 티아라 등을 초대해 생일파티를 연 데 이어, 핼러윈에는 베이징의 유명 나이트클럽에서 하룻밤에 20만 위안(3천7백만원) 상당의 파티를 벌여 여론의 집중 포화를 받기도 했다. 여성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그의 모습과 나이트클럽 영수증 등이 언론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돌발 행동으로 유명한 중국판 남자 패리스 힐튼

문제아라는 오명을 얻고 있긴 하지만 왕쓰총의 사업 수완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왕쓰총은 싱가포르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영국의 중 · 고교를 거쳐 런던대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왕젠린 회장은 2013년 영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프로메테우스캐피털이라는 투자회사를 설립한 아들에게 5억 위안(약 9백25억원)을 건네며 마음껏 투자해 경영 능력을 입증하되, 실패하면 완다그룹으로 돌아와 착실히 근무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왕쓰총은 이 돈을 3년 만에 5배 이상 불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경제 매체 에 따르면 왕쓰총의 개인 재산은 40억 위안(7천4백억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왕쓰총의 투자 목록에는 중국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다. 그의 투자 리스트에는 레스토랑 체인, 게임, 디지털 스튜디오, 모바일 앱, 장례 서비스, 의료 산업, 온라인 광고 등이 올라 있다. 특히 그 자신이 게임 마니아로 게임 산업에 관심이 많은데, 이에 대해 그는 지난해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사회는 주류가 되지 못하면 경쟁에서 탈락한다. 이러한 시스템에 불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새로운 탈출구로 게임에 빠져드는 것이고 게임 산업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왕쓰총은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바나나프로젝트를 통해 게임 방송을 설립하고, 자신의 절친인 중화권 스타 안젤라 베이비를 아나운서로 캐스팅했다. 이어 라이브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판다TV도 오픈했다. 왕젠린 회장이 이끄는 완다그룹도 미국 극장 체인인 AMC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등을 제작한 유명 영화사 레전더리엔터테인먼트를 손에 넣었다. 왕쓰총이 한국 걸그룹에 투자하는 것은 그와 완다그룹이 그려가는 미디어 왕국의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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