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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column

반짝반짝 치아 장식, 해도 괜찮을까

치과 의사 김경혜

입력 2022.06.06 10:30:01

걸 그룹 블랙핑크의 리사는 치아 장식을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리사는 2020년 7월 ‘하우 유 라이크 댓’ 뮤직비디오에서 ‘투스젬’을 처음 공개했다. 투스젬은 ‘치아(tooth)’에 붙이는 ‘보석(gem)’을 뜻하는 단어. 이 뮤직비디오에서 리사가 노래할 때마다 한쪽 치아가 반짝이는 모습이 많은 이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리사는 이후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화려하게 장식한 치아를 공개하곤 한다.

빅뱅의 지드래곤은 5월 초 샤넬 패션쇼 참석차 출국하며 샤넬 로고 모양의 ‘그릴즈(grillz)’를 착용해 화제가 됐다. 그릴즈는 틀니 형태의 액세서리로, 자기 치아 모양에 맞춰 금이나 은으로 제작한다.

치아 장식이 일부 셀럽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최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표현 욕구가 강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투스젬과 그릴즈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별도 제작이 필요 없는 투스젬은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SNS를 살펴보면 일반인의 투스젬 사용기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색다른 패션 아이템으로 즐기다 싫증 나면 제거할 수 있는 걸 장점으로 꼽는 사람이 많다.

사실 치아를 장식해 자아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는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 고대 마야인이 앞니에 옥돌 등의 보석을 박거나 치아 끝부분을 다듬어 독특한 모양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그러나 치과의사로서 최근 트렌드를 보며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개성을 표현하려다 자칫 치아 손상을 입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투스젬 부착의 첫 단계는 치아 부식이다. 보석이 치아에 잘 붙도록 산성 물질로 표면 법랑질을 일부 벗겨낸다. 이때 부식제를 지나치게 오래 사용하거나 잘 씻어내지 않으면 치아가 손상될 수 있다.



투스젬을 제거할 때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치아에 붙은 보석을 떼어내려고 무리하게 힘을 주는 것은 금물. 장식이 떨어진 자리에 남게 되는 접착제 처리도 중요하다. 잉여 접착제를 깨끗이 씻어내지 않으면 음식물 찌꺼기가 달라붙어 치아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착색이 유발되기도 한다. 투스젬 부착은 몰라도 제거만큼은 반드시 치과에서 할 것을 권한다.

보석으로 치아를 장식하려는 사람이 신경 써야 하는 게 또 있다. 위생 관리다. 투스젬을 붙이거나 떼어낼 때 사용하는 도구는 멸균하는 게 바람직하다. 도구 하나를 여러 사람이 돌려써도 안 된다. 입안에 상처가 있을 때는 더욱 조심하자. 사람 입에는 세균이 매우 많으며, 개인마다 세균 구성이 다르다.

투스젬은 짧게는 2주, 길게는 3개월까지도 붙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스젬 부착 시간이 길어질수록 장식 사이사이에 음식물이 끼어 썩게 될 위험이 커지니 양치할 때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릴즈는 앞서 설명했듯 개인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과에서 금니를 만들 때처럼 먼저 치아 본을 뜬 뒤, 양초와 비슷한 왁스라는 재료를 이용해 형태를 제작한다. 이후 왁스를 불가마에 넣어 치과용 합금으로 바꾸는 과정을 몇 번 반복한다. 그릴즈는 이처럼 전문적인 공정을 거쳐야만 사용할 수 있고 가격도 비싼 편이라 더욱 ‘유니크’하게 여겨지는 면이 있다. 치아에 붙이는 투스젬과 달리 끼웠다 뺐다 할 수 있어 음식물 찌꺼기가 낄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

과거에는 앞니에 금니가 있는 사람은 비호감으로 여겨졌다. 배우 최민수는 영화 ‘홀리데이’ 출연 당시 악당 역을 실감 나게 소화하고자 앞니 하나를 금니로 바꾸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릴즈가 ‘힙함’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으니, 미의 기준은 계속 바뀌나 보다.

#투스젬 #그릴즈 #치아장식 #여성동아

치과 의사 김경혜의 예쁜 치아 이야기

13년 경력의 보건복지부 인증 치과보철과 전문의로 서울시 중구 명동에서 ‘한번에 치과’를 운영하고 있다.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과와 서울대 치의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한양대병원 치과보철과에서 인턴과 레지던트를 수료했다. 한양대병원 치과 외래교수, 대한치과임플란트학회 정회원, 대한치과보철학회 정회원 및 인정의, 대한심미치과학회 정회원 및 인정의 펠로를 역임했다.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출처 유튜브캡처 인스타그램



여성동아 2022년 6월 7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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