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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꽃보다 할배들의 스페인 여행 따라잡기

우먼동아일보

2014. 05. 07

여행 좋아하는 할배들이 이번엔 스페인으로 떠났다. 평생 봐도 다 볼 수 없다는 나라 스페인에서 그들이 체험한 코스와 추천할 만한 명소를 만나보자.


꽃보다 할배들의 스페인 여행 따라잡기

인천공항
나영석 PD의 배낭여행 프로젝트 tvN ‘꽃보다 할배’(이하 ‘꽃할배’)의 할배들이 새로운 여행을 떠났다. 평균 연령 77세, 지난해보다 한 살씩 더 먹은 할배들이 프랑스-스위스, 대만에 이어 떠난 세 번째 여행지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시작해 그라나다, 세비야를 거쳐 마드리드에서 끝나는 열흘간의 여정이다. 전편과 다른 점은 ‘짐꾼’ 이서진의 합류가 늦어지며 할배들이 일정의 일부를 직접 진행했다는 점. 할배들은 일정도 직접 짜고 용돈도 계획적으로 소비해야 했다.
첫 방송을 앞두고 열린 간담회에서 나 PD는 “이번 시즌에서는 흥분하는 신구 선생님이나 나서지 않던 이순재 선생님의 리더십 등 새롭게 드러나는 할배들의 캐릭터를 즐겨달라”고 했다. 스페인을 고른 건 전형적인 관광용 여행지가 아니기 때문. 노인들이 겨울에도 갈 수 있는 온화한 기후인 데다 유럽이지만 이슬람의 영향을 받아 다양하고 이국적인 문물이 있다는 점은 ‘학구파’ 이순재와 박근형에게, 한국 같은 밤 문화가 있다는 건 신구와 백일섭에게 만족감을 줬다. 이미 홈쇼핑에선 스페인 여행 상품 패키지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에 할배들의 여행 루트와 볼거리를 집중 정리했다. 현지 전문가의 스페인 여행 노하우도 담았다.


Spain?

대한항공에서 ‘당신이 뽑은 유럽 랭킹쇼,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 광고를 내보내며 여행자들에게 ‘자신이 꼽은 최고의 유럽’ 설문조사를 했는데, 당시 여러 항목에서 1위를 가장 많이 차지한 나라가 이탈리아와 스페인이었다. 스페인은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로 1년 중 봄이 여행하기 제일 좋은 계절인데, ‘꽃할배’들이 여행 시기를 잘 잡은 것. 여름은 정열적인 ‘스페인다운’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시기. 대표적인 음식은 하몽과 파에야. 와인도 빼놓을 수 없다. 수돗물은 석회수라 생수를 사 마시는 것이 좋다.


바르셀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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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333333"><b>1</b></font> 1905년 가우디의 설계로 5년에 걸쳐 완성된 저택 카사밀라. <font color="#333333"><b><br>2</b></font>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바르셀로나 북서쪽 페라다 산의 남쪽 언덕 비탈에 자리 잡은 구엘공원. <font color="#333333"><b><br>3</b></font> 가우디가 평생을 투자해 지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현재도 계속 짓고 있다.


스페인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가장 큰 항구도시다. ‘꽃할배’들이 짐꾼 이서진 없이 떠난 가우디 투어를 바로 이 도시에서 즐길 수 있다. 바르셀로나의 상징이 된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1852~1926)의 건축물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로, 인터넷으로 미리 신청한 15~20명의 사람들이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다니는 투어다. 이동 수단은 도보와 대중교통. 가우디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카사 바트요는 해골 모양 발코니와 새하얀 뼈 모양의 기둥 덕에 뼈로 된 집이라고 불린다. 실내는 파도를 본떠 만들어 살아 있는 유기체 같은 느낌을 준다. 가우디의 동화적 상상력과 후원자이자 절친인 구엘이 만나 이뤄낸 구엘공원에서는 트랜카디스 기법(타일을 조각낸 다음, 그 조각들을 재구성해 장식하는 것)의 정수가 담긴 도마뱀 분수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을 찾는다면 반드시 사진을 남기는 명소라고. 건축 인부들의 척추를 본떠 만든, 세계에서 가장 긴 벤치도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예수의 가족인 예수, 성모마리아, 요셉 세 명에게 바치는 성당으로 가우디의 역량이 오롯이 담긴 그의 마지막 작품이다. 1882년부터 짓기 시작했는데, 그가 사망하면서 현재 성금을 통해 나머지 부분을 완성해가고 있다.




그라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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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333333"><b>1</b></font> 알람브라 궁전에서 내려다본 그라나다의 풍경. <br><font color="#333333"><b>2</b></font> <font color="#333333"><b>3</b></font>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알람브라 궁전.


8백여 년 동안 이슬람의 지배를 받은 도시다. 유럽 이슬람 건축물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알람브라 궁전이 이곳에 있다. ‘꽃할배’들이 생각보다 좁고 불편한 야간열차를 타고서도 보러 올 가치가 있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서유럽에 세워진 아랍 최고의 문화 유적지로 북아프리카에 살며 이슬람교를 믿던 베르베르족이
9세기경 가톨릭 세력의 공격을 받자 이곳에 몰려들면서 왕조를 세우고 건설한 궁전이다. 방대한 크기라 여유를 갖고 천천히 둘러봐야 진가를 알 수 있다.


세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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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333333"><b>1</b></font> 스페인에 왔다면 플라멩코 공연을 놓치지 말자.<br><font color="#333333"><b>2</b></font> 과거 김태희가 광고에서 플라멩코를 추던 장소로 잘 알려진 세비야의 스페인 광장.


과달키비르 강가에 위치한 도시로 아름다운 이슬람 유산과, 활기찬 아메리카 대륙과 교류했던 무역의 역사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플라멩코, 투우, 아랍 영향을 받은 타일 장식으로도 유명하다. 아기자기한 도시 자체도 멋지지만 남부 지방 사람들의 따뜻함이 마을에 생기를 더한다. 플라멩코 공연은 놓쳐서는 안 될 볼거리. 스페인이 자랑하는 건축물인 세비야 대성당은 웅장함과 우아함을 함께 보여주는 유서 깊은 건물이다.
이곳에는 “죽어서도 스페인 땅을 밟지 않으리라”는 유언을 남긴 탐험가 콜럼버스의 관이 있다. 유언에 따라 관은 땅에 닿지 않게 놓여 있다. 본디 그의 시신은 아메리카 대륙에 있었으나 수세기 후 스페인에서 영웅으로 추대하고 유해를 본국으로 송환함에 따라 성인(聖人)이 아니지만 이곳에 묻혔다.


마드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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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333333"><b>1</b></font> 푸에르타 델 솔 광장은 마드리드의 대표적인 광장이다. <br><font color="#333333"><b>2</b></font> 스페인의 중심인 ‘km.0’ 지점과 곰 동상도 이곳에 있다.


스페인의 수도이자 예술과 문화의 도시. 타파스, 츄러스와 핫 초콜릿이 유명하고 주요 명소는 마요르 광장, 푸에르타 델 솔 광장 등이다. 도심 중앙의 마요르 광장은 사방이 건물로 둘러싸인 것이 특징이다. 중앙에 펠리페 3세의 기마상이 있다. 푸에르타 델 솔 광장은 ‘태양의 문’이라 불리는데, 도시의 상징인 곰 동상이 이곳에 있다. 동상 앞은 만남의 장소로도 애용된다. 현지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마요르 광장 옆 재래시장인 산 미구엘 시장에 들르자.


이것만은 알고 가자! 스페인 거주자에게 듣는 여행 알짜 팁

시에스타(낮잠)를 체크하자
뜨거운 햇살 때문에 스페인 사람들은 점심 식사 후 시에스타를 즐긴다. 다국적 기업이나 여행객이 많은 중심지 상점은 문을 열지만, 로컬 가게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문을 닫고 오후 5시에 다시 문을 열어 8시까지 영업한다. 종교인에게 시에스타는 성스러운 행위라서 일부 수도자들은 잠을 잘 때 잠옷까지 갖춰 입는다. 관광하다 보면 어디로 발길이 닿을지 모르니, 오후 2시가 되기 전 작은 생수 한 통을 미리 사두는 것이 좋다.

소매치기를 조심하자
스페인은 반만 안전하다. 사람으로 인한 폭력은 거의 없지만, 소매치기를 주의해야 한다. 일단 백팩은 금물. 뒤에서 쉽게 지퍼를 열 수 있어 꼭 가져가야 할 경우에는 지퍼에 자물쇠를 다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건 크로스백이나 숄더백을 매 내 눈앞, 내 손에 가방이 있도록 신경 쓰는 것. 지퍼 달린 가방이 좋은데, 지퍼 없는 가방에는 쥐도 새도 모르게 누군가의 손이 들락날락하기 때문. 사실 조금만 눈여겨보면, 소매치기들은 티가 난다. 보통 두세 명이 한 조가 돼 한 사람이 말을 거는 사이 다른 사람이 물건을 훔친다. 혹은 이유 없이 한자리에서 계속 서성거리다가 타깃이 정해지면 티 나게 따라오기도 한다. 누군가와 자꾸 눈이 마주치고 사람이 따라붙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면 모든 소지품을 몸 앞으로 가져오고, 사람이 많은 곳으로 자리를 이동하는 게 좋다.
타파스 레스토랑에 가보자
스페인에는 여러 가지 요리를 작은 접시에 담아 파는 타파스 레스토랑이 많다. 잘 찾아보면 1유로(약 1천5백원) 타파스 레스토랑도 종종 볼 수 있다.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은 수요일과 일요일에 모든 타파스를 1유로에 파는 ‘100 Montaditos’.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세비야 등 대도시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형 레스토랑이다. 스탠딩 타파스 레스토랑도 있다. 서서 먹기 때문에, 바 주변을 서성이면서 원하는 토핑이 얹어진 타파스를 고를 수 있는 게 장점. 바르셀로나에서 유명한 스탠딩 타파스 레스토랑은 람블라스 거리 바로 옆에 있는 ‘Irati’이다.

저비용 항공, 기차, 버스 이용법
스페인에서 뜨는 저비용 항공사는 부엘링(Vueling)이다. 수화물 조건도 같은 저비용 항공인 라이언 에어보다 조금 덜 엄격하고, 서비스 품질은 더 높아 현지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기차는 철도청 사이트에서 예약할 수 있는데, 저비용 항공보다도 비싼 경우가 더 많으니 현명하게 미리 검색해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 도시와 도시 간 버스는 보통 ALSA를 많이 이용한다.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는 지하철 연결이 잘돼 있다. 지하철 티켓은 10회권을 사는 것이 저렴하다. 이 티켓으로 버스도 탈 수 있다. 마드리드는 10회 탑승권 요금이 12.2유로(1회권은 1.5유로), 바르셀로나는 10회 탑승권 요금이 10.3유로(1회권은 2.15유로)다.


이국적 여행지에서 색다른 숙박 체험해볼까

거기서 거기인 호텔 숙박에 질렸다면 도시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은 아파트에서 묵어보는 건 어떨까. 2004년 설립돼 2012년 한국에 진출한 스페인 회사 웨이투스테이(www.waytostay.com/ko)는 유럽 대도시에서 4천여 아파트를 여행객에게 빌려준다. 파리, 런던, 바르셀로나, 로마, 피렌체, 프라하, 베를린, 리스본, 마드리드, 세비야, 발렌시아, 비엔나, 부다페스트, 브뤼셀, 암스테르담, 이스탄불 등 16개 유럽 대도시에서 아파트 렌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바르셀로나_ ‘BWH Born Atico’ 아파트는 바르셀로나 구시가지인 보른 지구에 위치해 피카소 미술관과 산타마리아 델 마르 성당이 가깝다. 지중해 햇살을 만끽할 수 있는 테라스도 있다. ‘Minerva’ 아파트는 5성급 호텔 같은 시설을 갖췄는데, ‘꽃할배’ 직진 순재가 숙소를 찾아가던 대로인 파세이지 데 그라시아 위편에 위치해 있다.
세비야_ ‘San Esteban’ 아파트는 아기자기한 도시 느낌을 살린 스튜디오형 건물이다. 대부분의 명소를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게 장점. 플라멩코 공연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히랄다 탑의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다.
마드리드_ ‘San Gines’ 아파트는 도시의 심장부인 푸에르타 솔 광장 옆에 있다. 츄러스와 핫 초콜릿으로 유명한 San Gines 카페 옆에 위치해 아파트 이름도 San Gines다. 오래된 건물의 분위기와 내부 구조를 유지하되, 필요한 곳만 리모델링했다.



기획·구희언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REX CJ E&M 제공 | 도움말·서미희 웨이투스테이 한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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