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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김인권 “‘광해’의 남자, 이젠 철가방 사랑에 웁니다”

우먼동아일보

2012. 10. 24

■ ‘광해’ 이어 ‘강철대오’로 다시 스크린행한 김인권, 그가 말하는 사랑

‘광해’ 호위무사역 더 잘할걸 아쉬움
1000만 흥행, ‘강철대오’에 부담도
여대생에 반한 배달원 강대오 역
웃기지만 슬픈 사랑, 몰래 눈물도…
나도 한때는 로맨티스트였거든요

“‘광해’를 떠올리면 뿌듯한데 당장 ‘강철대오’ 개봉을 생각하면 부담스럽죠.”

배우 김인권(34)의 요즘은 ‘만족’과 ‘부담’ 사이에 머문다. 출연작 ‘광해, 왕이 된 남자’가 1000만 관객을 넘어서면서 김인권은 2009년 ‘해운대’에 이어 두 번째 1000만 흥행작을 품에 안았다. 그렇다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처지. 주연 영화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이하 ‘강철대오’, 감독 육상효)이 25일 개봉을 앞둔 탓이다.

물론 올해 김인권의 영화는 ‘광해’와 ‘강철대오’에서 끝이 아니다. 11월 초에는 주연을 맡은 또 다른 영화 ‘전국노래자랑’ 촬영을 시작하고 12월에는 재난 블록버스터 ‘타워’로 관객을 다시 만난다. 사극과 코미디, 휴먼드라마를 넘나들며 주연과 조연을 자유롭게 오가는 김인권의 전성시대다.

김인권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건 2년 전 주연작 ‘방가?방가!’부터다. 저예산 영화로 예상을 뒤엎고 흥행에 성공해 스크린에서 김인권의 존재도 넓게 각인됐다. ‘강철대오’는 ‘방가?방가!’의 육상효 감독과 김인권이 다시 뭉친 작품. 흥행 콤비의 합작으로 주목받지만 한편으론 전작을 뛰어넘어야 하는 부담이 크기도 하다.



김인권은 “과연 ‘방가?방가!’를 한 게 잘한 일인지 지금도 모르겠다”고 했다. 김인권에게 ‘강철대오’는 어떤 방식으로든 전작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태생적인 고민을 안긴 작품이다.

“주변에서 웃음을 주는 캐릭터가 많아 이번엔 관찰자 역할이었다. 이야기 흐름을 따라가며 시대상황을 말하고 싶었다. 과거의 향수, 그 속에 담긴 메시지도 분명하다.”

영화는 1980년대가 배경. 이소룡을 선망하는 중국집 배달원 강대오는 여대생 서예린(유다인)을 보고 첫 눈에 반한다. 알고 보니 예린은 열혈 운동권. 얼결에 예린을 따라 미국 문화원 점거 농성에 참여한 강대오는 겉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든다.

“대오 입장에서 이 영화는 슬픈 멜로다. 대오가 불쌍해서 영화를 보는 동안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괜히 엉뚱한 곳을 보면서 눈물을 참았는데 코미디 보고 울었다고 하면…, 좀 창피하잖아. 하하!”

강대오는 로맨티스트다. 비록 짝사랑이지만 그 사랑을 지키려고 헌신한다. 지금은 딸 셋의 아빠이지만 ‘총각 시절’ 김인권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요즘은 연애도 쿨하게 한다는 데 쿨한 것만 따지다가 다들 로봇이 될 것 같다”고 말한 그는 “연애든 일이든 나는 늘 감정에 따라 살아왔다”고 했다.

김인권은 ‘강철대오’ 촬영이 예정보다 지연되는 시기에 ‘광해’를 제안받았다. ‘광해’ 연출자 추창민 감독이 적극적이었다. 왕의 호위무사 역은 뻔하지 않아야 한다고 김인권을 설득했다. 처음엔 거절했다. 한 번에 두 편의 영화를 동시에 소화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 결과적으로 ‘광해’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김인권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광해’에 더 집중했다면 아마 2000만 명은 되지 않았을까.(웃음) 엑기스가 부족해 보여 안타깝다. 앞으로 영화는 겹치지 말자고 깊이 반성한다.”

김인권은 휴먼 코미디 ‘전국 노래자랑’ 촬영에 곧 돌입한다. 개그맨 이경규가 제작하는 이 영화는 KBS 1TV 동명 프로그램에 등장한 사연 많은 출연자들의 모습을 영화로 옮긴 작품. 김인권은 “울림이 적지 않다”며 “마치 1000만 시나리오 느낌”이라며 웃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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