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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정몽준 전 의원 둘째 딸 아주 특별했던 결혼식

글·김명희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더팩트 제공

2014. 09. 15

서울시장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후 야인 생활을 하고 있는 정몽준 전 의원이 첫 자녀 혼사를 치렀다. 2남 2녀 중 셋째인 선이 씨가 하버드대 출신의 벤처 회사 직원과 웨딩마치를 울린 것. 정·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해 화려했던 하객의 면면과 소박했던 결혼식 뒷이야기.

정몽준 전 의원 둘째 딸 아주 특별했던 결혼식
딸은 35년 전 엄마가 입었던 웨딩드레스를 물려 입었다. 면사포도 물론이었다. 사이즈를 조금 줄인 것 외에는 거의 손을 보지 않았지만 새로 맞춘 듯 고왔다. 무엇보다 노출을 배제한 단아한 스타일이 신부의 이미지와 잘 어울렸다. 결혼식을 치른 장소도 부모가 결혼한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 바로 그곳이다. 8월 14일 치러진 정몽준(63) 전 의원과 김영명(58) 예올 이사장의 딸 선이 씨의 결혼식은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클래식한 멋과 스토리가 있었다.

정몽준 전 의원은 슬하에 2남 2녀를 두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MBA 출신인 장남 기선(32) 씨는 보스턴컨설팅 등을 거쳐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에서 근무 중이며, 둘째인 큰딸 남이(31) 씨는 MIT에서 MBA를 마치고 컨설팅회사인 베인앤컴퍼니에서 경력을 쌓은 후 현재는 현대가에서 설립한 공익 재단인 아산나눔재단에서 기획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막내 예선(18) 군은 대입 재수 중이다.

남매들 중 결혼 테이프를 가장 먼저 끊은 선이(28) 씨는 예일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건축학을 전공했다. 선이 씨보다 세 살 연상인 신랑 백모 씨 역시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건축학을 공부했으며 현재는 미국의 한 벤처 회사에 근무 중이다. 백씨의 부친은 해군 준장 출신으로 알려졌다.

재벌가의 혼사는 집안 어른들끼리의 약속이나 소개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만 현대가는 그런 분위기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정 전 의원과 김영명 이사장도 과거 한 인터뷰에서 “아이들의 결혼은 본인들 의사를 존중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선이 씨와 남편은 유학 생활 중 만나 자연스럽게 사랑이 싹터 결혼에 이른 경우라고 한다.

35년 전 엄마 웨딩드레스 줄여 입고 결혼



이날 결혼식에서 정몽준 전 의원은 밝은 얼굴로 하객을 맞았다. 지난 6·4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후 조용히 지내고 있는 그는 당초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해 조촐하게 혼사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우연히 딸의 결혼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와 인연이 있는 정·재계 인사들이 총출동, 식장에 1천 명 가까운 하객이 찾았다. 정계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해 서울시장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던 김황식 전 총리와 이혜훈 전 최고위원, 나경원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대표와 최명길 부부 등이 참석했다. 현대가에서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둘째 딸인 정영이 현대상선 대리와 함께 발걸음을 했다. 그동안 정대선, 정지이 등 조카들 결혼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현대가의 웃어른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번에도 화환으로 축하를 대신했다. 정 회장의 맏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아내 정지선 씨 내외의 모습도 보였다. 현정은 회장과 정지선 씨는 신부 측을 상징하는 붉은색 계열의 한복 차림이었다. 최태원 SK 회장의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도 두 딸과 다정한 모습으로 결혼식장을 찾았다. 배우 안성기 부부와 가수 김흥국의 모습도 보였으며, 지난 2월 아들을 출산한 정준호·이하정 부부도 아이를 안고 왔다. 선이 씨 부부는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미국에 신접살림을 차릴 예정이다.

변중석 여사 7주기, 다시 모인 현대가


정선이 씨의 결혼식 이틀 뒤인 8월 16일 현대가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부인 변중석 여사 7주기를 맞아 서울 종로구 청운동 정 명예회장의 자택에 다시 모였다. 변 여사의 기일은 고 정 명예회장의 기일과 함께 현대가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로 꼽힌다. 가장 먼저 도착한 이는 장손인 정의선 부회장. 전반적인 진행 상황을 살피기 위해 그는 아내, 딸과 함께 한 시간 정도 일찍 도착했다. 뒤이어 정대선 현대 비에스앤씨 사장이 도착했다. 그의 아내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는 선이 씨의 결혼식에 이어 이날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간 집안 행사에 꼬박꼬박 참석했던 그는 지난해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부정 입학시킨 사실이 알려져 곤욕을 치른 후로는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어서 정몽구 회장, 현정은 회장이 차례로 도착했으며 직접 차를 몰고 온 정몽준 전 의원은 취재진을 향해 가볍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넸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현대가를 둘러싼 특별한 이슈가 없어 제사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치러졌으며 선이 씨의 결혼 이야기가 주된 대화의 소재였다고 한다.

정몽준 전 의원 둘째 딸 아주 특별했던 결혼식

고 변중석 여사의 제사에 가장 먼저 도착한 정의선 부회장 부부, 정몽구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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