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OPLE

Issue Girl

나, CLARA

기획·신연실 기자 | 글·김지영 기자 | 사진·안지섭(ab STUDIO)

2014. 09. 02

데뷔 8년 만에 본업인 연기 활동이 아닌 시구로 스타덤에 오른 이후 섹시한 이미지로 각인됐다. 하지만 여전히 엄마의 옛날 옷을 그럴싸하게 리폼해 입고 악성 댓글도 감사하게 생각하는 ‘초긍정 패셔니스타’다.

나, CLARA
클라라(28)를 처음 만난 건 2012년 SBS 주말드라마 ‘맛있는 인생’에 출연할 때였다. 달걀형 얼굴에 윤기가 도는 우윳빛 피부를 지닌 그의 첫인상은 지금의 섹시한 이미지가 아니었다. 처음 본 기자에게도 쉽게 마음을 열 만큼 진솔하고 그리 재미있지 않은 농담에도 잘 웃는 천진한 이미지였다. 도회적인 외모를 지닌 그가 데뷔 후 주로 맡은 배역은 도도한 부잣집 딸. “주인공은 수수해야 하는데 나는 화려하고 도회적인 이미지가 강해 주인공을 절대 할 수 없다고 했다”는 어느 감독의 말을 전하며 본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없는 것을 아쉬워하던 그였다.

그러던 그가 11월 개봉하는 영화 ‘워킹걸’에서 타이틀 롤을 맡았다. 2006년 KBS 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로 연기를 시작한 후 처음 맡은 주연이다. 극 중에서 그는 성인용품 판매업자 난희로 등장한다. 난희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해고당한 장난감 회사 직원 보희(조여정 분)와 성인용품 사업을 벌이며 인생의 재미를 찾아가는 인물. 최근 영화 촬영을 끝낸 클라라는 “난희의 겉모습은 화려하고 섹시하지만 내면에 상처가 많은 외로운 영혼”이라며 “나와 닮은 점이 많아 처음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끌렸다”고 말했다.

어릴 적 꿈은 패션 디자이너, 엄마 옷도 리폼해서 입어

“저도 오랫동안 무명배우로 지내다 보니 힘든 적이 많았거든요. 그럴 때 속마음을 털어놓을 친구도 별로 없었고요. 그래서 제 자신이 되게 심심하게 사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엉뚱한 매력이 있다고들 하더라고요. 성격이 굉장히 밝은 ‘초긍정’이라나(웃음). 감독님이 그런 면을 영화에도 많이 끌어내 주셨어요. (조)여정 언니랑 저랑 만날 어디로 튈지 모르게 행동해서 촬영하며 정신없이 웃었던 기억밖에 없어요.”

영화 크랭크업 뒤에도 그의 일과는 여전히 촬영의 연속이다. 패션 화보와 CF 촬영이 밀려 있는 데다 SBS 예능 프로그램 ‘패션왕 코리아2’에 고정 출연하고 있어서다. 8월 16일부터 방송한 ‘패션왕 코리아2’는 패션에 민감한 패셔니스타와 디자이너가 한 팀을 이뤄 의상 제작 경연을 벌여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클라라에겐 어릴 적 열망하던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간접적으로나마 이룰 수 있는 기회다.



“중학교 시절 용돈과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몽땅 옷을 샀을 정도로 옷에 관심이 많았어요. 패션 디자이너를 꿈꾼 것도 그때부터예요. 대학(미국 캘리포니아 엘카미노대)에서도 디자인을 전공했고요. 그래서 ‘패션왕 코리아’ 시즌1을 볼 때부터 출연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섭외가 들어와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평소 그가 즐기는 패션 룩은 믹스매치. 유행을 따르기보다 자신만의 패션을 고집하는 그는 “세계 각국의 사람이 저마다 자유롭고 편한 의상을 즐기는 뉴욕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했다. SBS 드라마 ‘부탁해요 캡틴’에 출연할 때부터 그의 감각적인 옷차림이 화제를 모았다. 같은 연예인도 부러워하는 패셔니스타인 그에게 옷 잘 입는 비결을 물었다.

“많이 시도해보는 것,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죠. 옷을 입혀주는 대로만 입으면 패션 감각이 뒤처지지만 스타일리스트와 의견을 나누며 의상을 같이 선별하다 보면 그만큼 안목이 생기거든요. 패션 트렌드가 너무 빨리 바뀌고 돌고 도니까 저는 엄마가 30년 전에 입던 옷을 리폼해서 입어요. 관리를 잘해주셔서 제 체형과 트렌드에 맞게 수선하면 새 옷처럼 근사해지죠. 이를테면 항아리바지를 제 체형에 맞게 반바지로 만들거나 디자인을 바꾸는 식으로요. 버리는 걸 싫어해서 미국에서 고등학교 때 입던 옷도 다이어트를 열심히 해서 입고 다녀요.”

나, CLARA


담백한 식사와 요가, 안무 연습으로 몸매 관리

나, CLARA
탄탄하고 군살 없는 S라인 몸매 덕분일까, 클라라 하면 건강미가 먼저 떠오른다. 몸매 관리 비법을 묻자 그는 1순위로 식이요법, 2순위로 운동을 꼽았다.

“음식 섭취에 신경 쓰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위장이 안 좋아서 짜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을 못 먹어요. 채소, 연어, 닭가슴살, 해산물 위주의 담백한 식사를 즐기죠.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운동에 푹 빠져서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해요. 요즘은 퍼스널 트레이너에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배우는데 요가나 필라테스, 안무 연습도 운동이 많이 되더라고요.”

‘패션왕 코리아2’에 고정 패널로 투입된 후부터 그는 안무 연습에 돌입했다. ‘패션왕 코리아2’에서 보여줄 퍼포먼스를 위해서다. 함께 출연하는 가수 선미나 정준영에게 밀리지 않으려고 퍼포먼스를 준비 중이라는 그는 “런웨이에서 나만의 퍼포먼스로 특별한 인상을 심어주고 싶다”고 소망했다.

편히 앉아 식사하기 힘들 만큼 빡빡한 촬영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그의 얼굴에서는 잡티나 트러블을 찾아보기 힘들다.

“꿀피부를 만드는 비결은 클렌징에 있어요. 화장을 매일 해서 피부가 쉴 시간이 없으니까 반신욕으로 몸속 노폐물을 빼주고 클렌징을 꼼꼼하게 해요. 먼저 오일로 눈과 입술 메이크업을 깨끗하게 지워요. 안 그러면 다크서클이 되더라고요. 그 다음에 폼 클렌징을 하는데 처음엔 따뜻한 물로 헹구고, 또 한 번 폼 클렌징을 한 뒤에는 찬물로 마무리해요. 그러고 나서 물기를 안 닦고 수분이 자연스럽게 날아가게 한 다음 미스트 뿌리고 수분크림 듬뿍 바른 후 바로 자요. 잠을 두세 시간밖에 못 자더라도 푹 자요. 숙면이 피부 관리에 중요하더라고요. 모처럼 짬이 날 때도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아요. 전신 마사지로 피로를 풀어주거나 피부과를 찾아요.”

시구로 뜨지 않았으면 연예계 떠났을 것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그가 연예계에 발을 들인 건 운명이었는지 모른다. 그의 아버지는 88서울올림픽의 공식 주제가 ‘손에 손잡고’를 부른 코리아나의 리더 이승규 씨다. 그의 어머니는 그가 아버지를 닮아 어릴 적부터 끼가 많았다고 기억한다. “거울과 음악만 있으면 몇 시간이고 춤을 추는 아이였다”는 것. 그런 클라라를 연예인으로 키우고 싶어 한 어머니와 달리 아버지는 “연예계가 얼마나 고달픈지 아느냐”며 극구 만류했다.

그럼에도 그에겐 마음만 먹으면 연예계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자꾸 주어졌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커피숍이나 길거리에서 연예기획사 관계자들로부터 명함을 받는 일이 자주 생겼던 것. 결국 그는 한인 페스티벌에서 SM엔터테인먼트에 캐스팅되면서 연예계 진출을 결심했고, 그의 어머니도 “더 늦기 전에 연예 활동을 경험해보라”고 권했다. 아버지의 반대가 심해 SM엔터테인먼트에서 가수로 데뷔하진 못했지만, 2005년 휴학계를 내고 어머니와 함께 귀국한 그는 그해 한 사진 콘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CF 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이듬해에는 연기 데뷔작인 KBS 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에 출연했다.

CF 모델로서는 항공사, 휴대전화, 전자제품 등 굵직한 광고에 자주 출연하던 유망주였지만 배우로서의 입지는 쉽사리 다져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무명 시절을 꿋꿋하게 버틴 덕분일까. 그는 지난해 5월 야구장에서 시구를 선보이며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올랐다. 시구를 한 직후 ‘클라라’라는 이름과 그가 착용한 ‘레깅스’가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 순위에 나란히 오르며 1위를 석권한 것이다. 당시 기분이 어땠을까.

“어리둥절했어요. 더구나 대타 시구였거든요. 시구하기 3일 전에 연락을 받고 연습을 엄청 많이 했어요. 시구를 잘해서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가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 거라는 기대감에서요. 근데 생각지도 않던 레깅스로, 그것도 섹시한 이미지로 부각돼서 신기했어요. 그냥 상하의를 맞춰 입었을 뿐이고, 레깅스가 타이트해서 몸매가 많이 드러나긴 했지만 노출도 없었거든요.”

사실 시구로 뜨지 않았다면 방송에서 그를 더는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지난해까지만 연예 활동을 하고 배우 생활을 그만둘 참이었다”고 털어놨다.

“8년 동안 열심히 했으니 후회할 것도 없다, 결혼을 생각할 나이도 됐고 다른 일을 찾아보자, 이러고 있었는데 시구로 유명해질 줄 누가 알았겠어요. 시구 이후 많은 게 바뀌었어요. 결혼 생각도 싹 가시고. 인생은 정말 재미있는 것 같아요(웃음).”

하지만 인기를 얻고 나서 그는 옷차림이나 말실수로 간혹 빈축을 샀다.

“제 눈엔 악성 댓글도 관심으로 보여요. 대중의 관심이 간절히 그립던 시절이 있었으니까요. 사실 악성 댓글을 다는 분들이 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아요. 제가 출연한 프로그램을 다 본 거거든요. 그러고선 여기가 어떻고, 저기가 어떻고 하며 안 좋은 얘기를 쓰신 거라 거부감이 들거나 억울하기보다는 방송할 때 참고하게 되더라고요(웃음).”

그는 스스로를 행복주의자라고 표현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항상 긍정적으로 생활한다는 나름의 인생철학도 내비쳤다.

현재 시니어 프로 골퍼로 활동 중인 그의 아버지는 그가 차린 1인 기획사 ‘코리아나 클라라’의 실질적인 오너다. 그는 “아버지가 지금은 내 연예 활동을 열렬히 지지해주신다”며 “학생과 지적장애인에게 골프를 가르치며 좋은 일을 많이 하신다”고 전했다.

사랑 표현 잘하는 남자와 결혼하고파

최근 부쩍 일 욕심이 많아진 그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 같은 엽기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고 했다. 롤 모델은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배우 김혜수, 함께 연기해보고픈 상대 배우는 하정우라고 밝혔다.

새로운 도전을 즐기며 일에 빠진 그에게 마지막 사랑을 언제 했는지 묻자 “3년 전”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사랑 경험은 연기 생활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들 하는데, 사랑하기 좋은 나이인 그도 지금 사랑이 고프지 않을까.

“지금 당장 하고 싶죠. 근데 남자를 만날 기회가 없어요. 소개도 안 해줘요. 저도 이제는 결혼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으니까 조심스러운 면도 있어요. 제 이상형은 사랑 표현을 잘하는 남자예요. 자기 일에 열정적이고 사랑 표현을 많이 해주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요. 일하다 시간을 내서 잠깐 만나도 사랑을 듬뿍 받고 행복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웃음).”

헤어·이수지(차홍아르더)

메이크업·수빈(우현증메르시)

스타일리스트·김하늘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