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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이영애의 자연주의

산소처럼 살다

글·진혜린 | 사진·지호영 기자, 리예스 제공

2013. 10. 16

‘산소 같은 여자’는 딱 이영애를 위한 표현이었다. 미모를 두고 하는 말이었지만 이제는 이영애의 사는 모습도 이와 비슷해졌다. ‘산소처럼 사는 여자’이영애의 자연주의.

이영애의 자연주의


“유아용 피부용품과 엄마들이 사용하는 클렌징 제품에 인체에 유해한 살균제와 합성화학 성분이 들어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노심초사하는 쌍둥이 엄마가 있었습니다. 이 엄마의 근심을 알게 된 홍성택 박사(서울대 박사학위)는 정성을 다해 ‘합성화학 성분 제로 클렌저’를 만들어 선물했습니다. 얼마 후 홍성택 박사는 식사 대접을 받았습니다. ‘아이들뿐 아니라 저도 클렌저를 매일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100% 식물 성분이라 안심도 되고 참 좋아요. 저와 똑같은 걱정을 하는 분들께도 드리고 싶습니다.”

비누 하나에도 엄마 마음 담아
‘이영애 숍’으로 알려진 ‘리아네이처’ 매장에 비치된 팸플릿 문구다. 100% 식물 성분 클렌저라는 말에 귀가 쫑긋해진다. 뽀글뽀글 비누거품은 모든 아이들의 훌륭한 놀잇감이지만 ‘합성화학 성분’은 엄마들을 불안에 떨게 만든다. 하루에도 몇 번씩 손을 씻겨야 하고 매일 목욕을 시켜야 하니 엄마의 마음이 편할 리 없다. 2011년 쌍둥이 남매를 낳은 엄마, 이영애의 마음도 비슷했을 것이다.
그가 ‘리아네이처’ 사업에 참여했다는 이야기는 작년부터 흘러나왔다. 올 초 서울 삼청동에 매장을 열 거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정작 ‘리아네이처’가 문을 연 것은 지난 6월. 소문을 듣고 찾아간 그곳은 한 번도 맡아보지 못한 묘한 향기로 가득했다. 화학적 향료가 전혀 첨가되지 않아서일까, 제품에 함유된 여러 가지 천연 재료의 향기가 서로 섞이면서 독특하고 강렬하면서도 편안한 향기를 만들어냈다.
‘리아네이처’의 준비 단계부터 이곳에서 근무했다는 직원은 이영애가 매장에 자주 찾아온다고 했다. 그는 또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아오는데 처음에는 이영애 씨 관련 숍인지 모르고 왔다가 사진을 보고 ‘대장금, 대장금’ 하며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품 개발 단계부터 애정을 쏟았다는 이영애는 최근 아들과 함께 홍보사진도 촬영했다. 매장에는 이영애와 아이들이 찍은 깜찍한 사진이 곳곳에 걸려 있다. 종종 언론을 통해 쌍둥이 남매의 사진이 공개되곤 했지만 최근 촬영한 사진 속 아이들은 어느새 훌쩍 자라 있었다. 자랄수록 아들 승권 군은 아빠 정호영 씨를, 딸 승빈 양은 엄마를 닮아간다는 게 보는 이들의 공통된 의견.

이영애의 만찬
엄마들이 비누보다 더 신경 쓰는 것은 아이들의 먹거리다. 이영애의 쌍둥이 남매도 이제 30개월. 식단도 어른과 별반 다르지 않을 나이다. 그렇다고 어른처럼 똑같이 먹일 수도 없는 노릇이라 엄마들의 반찬 걱정은 늘 마르지 않는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편식을 해 걱정이에요. 요즘 단 음식을 많이 찾아요. (좋게 달래다가)안 되면 윽박지르기도 하고 협박도 해요. 다른 엄마들이랑 똑같죠.”
최근 SBS ‘한밤의 TV연예’에 출연한 이영애가 털어놓은 고민이다. 하지만 그는 고민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비누를 직접 만들었듯이 엄마답게 아이들 편식 문제도 적극적으로 해결했다.
“직접 블루베리·상추·가지·토마토를 재배하며 아이들에게 제철 음식도 해 먹이고 있어요. 직접 따서 먹으니까 아이들도 재미있어 하죠.”

이영애의 자연주의


이영애의 자연주의

1 2 이영애가 숍을 연다는 소문이 났을 때, 사람들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기념품을 파는 ‘한류 숍’을 예상했다. 하지만 ‘리아네이처’에서는 오직 클렌저만 판다. 3 고급스러운 도자기에 들어 있는 클렌저. 각 피부 타입별로 곡물, 과일, 약초 등 자연 식물 재료를 사용했다. 4 리아클렌저의 주재료는 동백 오일과 홍삼이다.





최근에는 이런 그의 마음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고 있다. 내년 설 특집으로 방송될 예정인 ‘SBS 스페셜-이영애의 만찬’은 총 2부작으로 기획됐으며 현재 촬영이 한창이라고. 방송에는 이영애가 텃밭에서 채소를 키워 밥상을 준비하는 모습도 담겨 있다고 한다.
그는 “아이들과 사는 전원생활도 좀 보여드리고, 한국 음식의 가치와 철학을 담아서 우리 밥상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싶다”며 방송 취지를 설명한다.
이영애는 1년 전 경기도 양평의 한 전원주택으로 이사했다. 그는 최근 조선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전원주택에서의 삶이 행복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양평에서 평범한 엄마로 살고 있는 요즘, 정말 행복해요.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환상적이죠. 아이들이 더 크면 교육환경을 고민하겠지만 당분간은 자연을 벗 삼아 뛰어놀게 하고 싶어요.”
착한 밥상, 착한 비누, 착한 환경. 아이들에게 좋은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천하는 엄마, 이영애. 지난 9월 그가 ‘DMZ 평화대사’를 맡게 된 이유도 비슷하다.
그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엄마가 되고 나니 가장 간절해진 것이 평화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평화로운 나라에서 전쟁 없이 건강하게 산다면 다른 것을 바라지 않을 것 같다. 그런 책임감으로 흔쾌히 맡았다”고 밝혔다.

아직 어린 쌍둥이
배우 이영애의 최근작은 2005년 영화 ‘친절한 금자씨’. 그 뒤로 CF를 제외하고는 드라마든 영화든 배우 이영애로서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가장 큰 이유는 결혼과 출산. 이 때문에 8년 만의 방송 복귀작으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DMZ 평화대사’로 오랜만에 공식 활동에 나선 것은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반영한다.
최근 인터뷰를 통해 그는 “여전히 아이들이 너무 어리다”며 드라마와 영화 출연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를 내비쳤다.
“20, 30대에 개인 생활이 거의 없었고 일에 집중하다 보니 늦게(2009년) 결혼하게 됐어요.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는 사이 주위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어요. 30개월 된 쌍둥이 남매 재롱에 빠지다 보니 다른 일에 눈을 돌릴 수가 없더라고요. 아직은 아이들이 아주 예쁜데, 작품에 출연하게 되면 아이들 커가는 것을 보기가 힘들기 때문에 고사해왔죠.”
하지만 CF 외에는 전혀 대외 활동을 하지 않던 그가 숍을 열고, 홍보대사도 맡고,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도 촬영한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조만간 그의 모습을 드라마와 영화에서 보게 되기를 기대한다.

이영애의 자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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