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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이 땅의 외로운 솔로들에게 들려주는 ‘연애 좀 해본 언니’ 안선영의 리얼 연애 특강

“매사에 예의 바르고, 감사할 줄 알고, 사과할 줄 알면 연애할 수 있어요”

글·권이지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2013. 06. 18

동네 언니 같은 친근한 ‘생계형 연예인’이자 매력 넘치는 ‘생활형 연애인’ 안선영에게 전수받은 연애의 비기(秘器).

이 땅의 외로운 솔로들에게 들려주는 ‘연애 좀 해본 언니’ 안선영의 리얼 연애 특강


tvN 드라마 ‘우와한 녀’, MBN ‘동치미’ ‘황금알’ 등에 출연하며 연기와 예능을 넘나드는 안선영(37)이 4월 말 자신의 첫 단행본 ‘하고 싶다, 연애’를 출간했다. 스스로를 “대한민국 대표 골드미스 연예인이자 대한민국 대표 여자 ‘연애’인”이라 소개하는 그는 연애에 대해 자신이 축적한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이 책의 기획은 그가 KBS2 ‘해피투게더3’에 출연해 짧게 ‘좋은 남자 만나는 법’을 이야기하면서 시작됐다. 안선영은 방송에서 ‘착한 남자는 브런치 카페에 없다’ ‘화장할 시간에 차라리 한강 둔치에서 뛰어라’ ‘좋은 남자 찾기 전에 좋은 여자 되기가 우선이다’ 등 현실적이고 직설적인 조언을 날렸고, 이는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그 후 그에게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몇 번의 강의 끝에 그는 이제 책으로 내도 될 것 같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편집자를 집에 가지 못하게 붙들 만큼 의욕적으로 작업한 이 책은 연애에 대한 A부터 Z까지 설명한 연애입문서다. 그는 모종을 화분에 심어 화초를 키우는 법이 아니라 씨를 뿌려 싹을 틔우는 것부터 알려주고자 했다.
안선영은 책 머리말에서 “대한민국에서 싱글녀로 살아가기란 참으로 힘이 드는 일이다. 내가 연애를 아주 잘해서 자랑을 늘어놓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분보다 먼저 똥도 밟아보고 지뢰도 밟아보고 부딪히고 깨지고 아파본, 그 결과 이제는 이전보다 똑똑하게 연애할 수 있게 된 경험자로서, 내가 몸으로 깨우친 연애 비밀을 함께 나눠보고자 한 것”이라고 출간 이유를 밝혔다. ‘하고 싶다, 연애’는 한 달 만에 4쇄를 찍을 만큼 20~30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책은 연애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세상을 올바르게 사는 법에 대한 내용도 들어 있다. 인생은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맺음으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독자들과 나누고자 안선영과 인터뷰를 가졌다. 워낙 스케줄이 빠듯해서 잠잘 틈도 모자라 몸살이 났다는 소식을 트위터에서 봤다고 했더니 “전날까지 많이 아팠는데 이제는 조금 나아졌다”고 웃었다.

자신을 ‘객관화’해서 보세요
2000년 MBC 공채 개그맨 11기로 데뷔한 안선영은 올해로 연예계 생활 14년 차다. 스스로를 탤런트도 개그맨도 아닌 모호한 존재라고 설명할 만큼 그는 이도 저도 아닌 이미지 때문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런 그가 치열한 연예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친화력과 긍정적인 마인드.
“공채 개그맨 출신이다 보니 데뷔하자마자 군기가 바짝 들어 있었어요. 그 덕분에 드라마 현장에서 선후배나 스태프를 일일이 챙기는 법도 알게 됐죠. 신인 배우들은 어색해서 혼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열심히 인사하고 앉을 틈 없이 이것저것 선배들을 챙기곤 했거든요. 또 개그맨도 연기자도 아닌 애매한 위치라는 게 뒤집어보면 어느 쪽과 어울려도 튀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장점이 있더라고요. 개인기는 없지만 말을 잘하는 것도요. 소위 ‘터뜨린다’라고 하는 거 있잖아요. 기대하지 않았는데 사람을 웃긴다는 평가를 들었죠.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에서 의욕만 앞서지 않고 딱 자기 몫만 하는 것도 좋은 점이래요. 이런 점을 높이 사준 사람들 덕에 꾸준히 방송 활동을 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데뷔 초엔 ‘너무 드세다’는 오해도 많이 받았다. 그는 ‘나는 성격이 강한 편이 아닌데 왜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까’하고 고민했다. 너무 잦은 방송 출연이 문제였다.
“저는 신비감이나 스타성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노출 빈도가 높잖아요. 그렇다 보니 안 받아도 될 비난도 종종 받아요. 왜 그럴까 했는데, 출연한 방송을 모니터링하다 보니 제가 말을 안 하면 무서워 보이는 인상이더라고요. 그래서 될 수 있는 한 많이 웃고, 많이 말해요. 라디오 DJ를 하면서는 ‘내 목소리가 이렇게 걸걸하구나. 말을 곱게 해야겠다’고 되돌아보게 됐죠.”
모니터링을 할수록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게 됐다. 그리고 단점은 고치고, 장점은 살리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머리카락 색이 짙으면 인상이 더 강해 보인다는 것을 알고 난 뒤에는 밝은 색으로 머리를 물들였다. 패션 전문가들이 단점보다 장점을 부각하는 옷을 입으라고 조언하는 것처럼 그는 다리가 예쁘지 않은 편이라 강점인 허리를 강조하는 옷을 선택했다. 연애를 대하는 데도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처럼 나를 알아야 상대를 공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저 자신을 보니 또래보다 돈을 잘 버는 것은 장점이지만 이것이 같은 나이 남성에게는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결혼을 한다고 하면 저는 지금 연봉은 높지만 부양해야 할 홀어머니가 있죠.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더 벌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아요. 연애할 때도 자신의 조건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어요.”
그는 드라마를 ‘여성용 야동’이라고 했다. 드라마는 현실에 없는 남자에 대한 환상을 품게 하는데, 이는 남성들이 모든 여자들이 야한 동영상 속의 주인공처럼 가슴도 크고 신음 소리도 야릇하게 낼 거라는 환상을 가진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드라마와 현실을 헷갈리지 않고 자신의 조건은 1인데 1백인 남성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은 금물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나를 알고 난’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내게 어울리는 사람을 딱 찍어서 제대로 만나면 된다.

착한 여자보다 좋은 여자가 됩시다

이 땅의 외로운 솔로들에게 들려주는 ‘연애 좀 해본 언니’ 안선영의 리얼 연애 특강




안선영은 책 머리말에서 밝혔듯 수년간 연애를 하면서 인생의 모든 맛은 다 맛봤다고 고백했다. 나쁜 남자를 만나 상처도 입고,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해하며 깨달은 점도 있었다. 바로 ‘좋은 여자’가 ‘좋은 남자’를 만난다는 사실이다. 좋은 여자란 예쁜 여자나 착한 여자가 아니다. 소개팅을 예로 들면, 어색한 상황에서 생글생글 웃어주며 먼저 이야기를 걸어주고, 그가 하는 말에 적극적으로 반응해주고, 남자가 밥을 사면 진심으로 “잘 먹었다”고 감사해하며 “차는 제가 사겠다” 정도만 해줘도 좋은 여자라는 것이다. 그가 책을 쓰기 위해 직접 인터뷰한 16명의 남자들은 모두 대화가 잘 통하고, 상대에 대한 배려가 있는 여성을 선호했다고 한다.
“방송 전문 연예인으로 10년 넘게 여러 프로그램을 하면서 각 분야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 깊지는 않지만 다방면의 지식을 얻게 됐죠. 그렇게 얻은 지식들로 사람들과 때와 장소에 맞춰 이야기를 하니 사람들이 저한테 호감을 보이더라고요. 특히 남자들은 대화가 잘 통하는 이성을 높이 사요.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또 환히 웃어주면 어떤 사람이든 매력적으로 보겠죠? 남자들은 예쁜 여자와 안 예쁜 여자만을 구분하고, 예쁜 여자만 좋아하는 게 아니에요. 모태 미녀가 아니고서야 매력적인 여자에게 눈길이 가죠.”
매력적인 데다 유머까지 더하면 금상첨화다. 그는 여자가 생각하는 유머 있는 사람은 대화를 재미있게 하는 사람을 뜻하지만, 남자가 생각하는 유머 있는 여성은 자신의 말에 공감하고 웃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안선영은 좋은 여자가 돼야지, ‘착한 여자 콤플렉스’에 빠지면 안 된다고 했다.
“사람을 만나다 보면 상대의 에너지를 갉아먹는 사람들이 있어요. 상대방은 회사 일 하랴, 윗사람들 눈치 보랴, 부모님 챙기랴 정신없이 바쁜데 ‘나는 비싼 선물 바라지 않아. 내 곁에만 있으면 돼’라고 말하면서 ‘왜 만나주지 않느냐’고 부담을 주는 사람이요. 그런데, 그래봤자 남자의 어머니를 이길 수 없어요. 아들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는 엄마같은 여자보다는 남자에게는 진짜 여자 친구가 필요해요. 밤새도록 도시락 싼 걸 자랑하며 퀭한 얼굴로 나타나기보다 그 시간에 푹 자고 보송보송한 얼굴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나타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나는 착한 여자 친구’라고 자기만족 하는 건 안 되죠.”
그는 덧붙여 “자신이 먼저 보고 싶다고 말하기보다 남자가 보고 싶어 하는 여자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때 필요한 것은 애교. 코맹맹이 소리 내는 것만이 애교가 아니라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파악해 적시 적소에 해주는 것이 진짜 애교라고 했다.
“저희 어머니도 무뚝뚝하시고 저도 애교가 없어요. 그런데 애교가 없으니까 불친절해 보이더라고요. 제 애교는 글로 배운 애교죠. 남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그것에 알맞은 대답을 하는 것. 작은 일에도 크게 칭찬하며 웃어주고, 목이 잠겼을 때 목캔디 하나라도 건네주는 것. 그게 저의 애교 비법입니다.”

결혼은 아직 때가 아닌 것 같아
TV에서 볼 때마다 점점 예뻐지는 안선영. 키도 크고 몸매도 좋은 편이지만 요즘 들어 부쩍 미모에 물이 오른 것 같다고 하자 그는 손사래를 치며 “나만의 스타일을 찾았고, 또 전에 비해 여유가 생겨서인 것 같다”며 웃었다.
“방송 활동 전보다 얼굴에 기미도 생기고, 주름도 늘었어요. 하지만 악착같은 면이 줄고, 또 제 매력을 찾아 발전시키려고 하다 보니 예쁘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자칭 타칭 연예계 대표 골드미스인 그는 결혼 계획이 따로 있을까. 어머니 심정은 여사가 과년한 딸이 걱정돼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야기하고 있다지만 아직 결혼 생각은 없다고.
“만나는 사람은 언제나 있었어요. 그런데 결혼은 아직 아닌 것 같아요. 할 일이 너무 많거든요. 결혼하게 되면 꼭 먼저 알려드릴게요(웃음).”
그는 방송 일만으로도 바쁘지만 연애 코칭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태솔로를 구제하는 것이 내 사명 같다”며 ‘모태솔로연구소’도 세웠다. 사랑과 연애에 대한 심리학, 사회학 및 인문학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만족스러운 연애 생활을 하는 방법에 대해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목적이란다.
“지금 촬영 중인 드라마가 끝나는 6월 말부터 ‘모태솔로연구소’ 활동을 본격적으로 할 생각이에요. 책이 나온 후 직접 만나서 상담받고 싶다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다음 번에는 연애에서 결혼으로 이어지는 케이스와 결혼 따로 연애 따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좋은 인간관계는 기본적으로 상대에 대한 이해와 공감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런 능력을 지닌 여자가 좋은 여자고, 좋은 사람이다. 안선영은 “매사에 예의 바르고, 감사할 줄 알고, 사과할 줄 알면 누구든지 만나서 연애할 수 있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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