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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With specialist | 쇼퍼홀릭 박 작가의 제대로 쇼핑 백서

선물 쇼핑 손자병법

명절·졸업·입학·취업 시즌

글·박혜정 | 사진·동아일보 출판사진팀

2013. 02. 05

선물 쇼핑 손자병법


‘부모님 선물은 두둑한 현금이 최고야!’라고 누가 단정 지었나. 으레 반복되는 용돈 선물의 감흥은 나날이 떨어지고, 이에 부응하고자 액수는 늘어가고 내 등골만 휘더라는 탄언은 매년 명절을 기점으로 더더욱 커진다.
내가 주고 싶어 주는 건지, 줘야 해서 주는 건지. 애인이나 남편 선물에도 이미 감동은 사라진 지 오래다. “이번 선물은 이걸로 해줘” 하고 얄미울 정도로 콕 집어 주문하는 바람에 주문서대로 배달하는 택배 기사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기억하는가? 연인의 프러포즈가 달콤했던 이유를. 그 감동이 현재 두 사람을 만들었듯 이제 우리에겐 선물의 단가를 내려놓고, 보다 훈훈한 관계를 만들어줄 비책이 필요할 때다.

맞춤형 아이디어 세트를 구성하라
남편이 면세점에서 사온 메이크업 팔레트가 몇 년째 화장대를 못 벗어나는 것처럼 누구에게도 줄 수 있는 영양제, 화장품, 와인 등 적당한 금액에 고른 세트들은 시간이 지나면 누가 줬는지조차 잊어버리게 하는 참으로 느낌 없는 선물 리스트다. 그러나 이렇게 특색 없는 선물일지라도 센스를 살짝 얹으면 얘기는 달라진다.
똑같은 케이크 선물이라도 집 앞에서 급히 사기보다 미리 주문해 이름을 새겨 넣거나, 다양한 조각 케이크를 모아 알록달록 새로운 케이크를 만들거나, 떡 케이크로 참신함을 더하는 등 의외성을 한 스푼 얹으면 받는 이의 표정에 지루함이 사라진다.
또한 각 브랜드별 좋은 제품을 모아 한 사람만을 위한 화장품 세트를 만드는 것도 좋다. 남편이 내심 그만 받고 싶어 하는 와이셔츠와 넥타이 조합도 커프스나 행커치프, 향수 등과 조합을 변주하면 자신을 위해 신경 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상대가 구입을 망설이고 있는 것을 선물하라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을 흥분케 하는 선물은 단연 스포츠용품이다. 운동의 맛은 장비들을 갖춰줄수록 더한 법이니까. 갖고는 싶지만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서 망설이고 있는 무언가라면 감탄이 나오게끔 하는 선물로는 백발백중이다. 상대는 당장 당신의 선물을 갖고 나가 시험해볼 것이고, 이는 반드시 칭찬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것도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으로. 운동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취미 생활도 비슷하다. 즉 상대의 최근 관심사를 파악하고, 그중 탐내고 있는 물건을 공략한다면 아무리 값싼 것이라도 감동은 오래 지속될 것이다.

선물의 감동은 포장에서 시작된다
반지 선물을 받은 적이 있다. 여자는 반짝이는 것을 좋아한다고, 언뜻 듣기엔 부러움을 살 만한 아이템. 그러나 포장 하나 없이 덜렁 속살을 드러낸, 멋이라곤 찾아볼 데 없는 선물을 받아드니 놀랄 만큼 냉랭해진 경험이 있다.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포인트는 선물의 감동은 받을 때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깜짝 선물을 받는 것에서 일단 한 번, 뜯기에도 아까운 포장에서 두 번, 기대 속에 짠 하니 드러나는 의외의 선물에서 또 한 번, 마지막 짧게나마 동반된 카드 한 장에서 마무리되는 것이 우리가 잊기 쉬운 선물의 정석이다.
제품에 딸린 포장에 만족하지 않고 한 겹의 정성만 더해도 그 가치는 성큼 올라간다. 굳이 선물 포장 코너의 배보다 배꼽이 큰 럭셔리 치장까진 필요 없지만 약간의 수고에 게을러지지는 말자.
선물의 기본은 상대에 대한 관심과 정성 어린 마음이 아닌가. 때론 선물 고르는 일이 스트레스로 느껴질 수도 있다. 아무리 건조한 관계도 바싹 당겨줄 수 있는 관계의 묘약 또한 선물이니 부담 갖지 말자. 이번 명절과 밸런타인데이에는 두툼한 돈 봉투보다 심장을 뛰게 하는 훈훈한 선물에 집중해보는 건 어떨까.

◆ TIP! 상대별 추천 선물
어른이나 부모님 스포츠용품, 다기(茶器), 스카프나 머플러, 화분 등 취미용품이나 실용적인 선물
친구나 지인 식재료나 식료품, 지역 특산품 등 부담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거나 나눠 쓸 수 있는 선물
애인이나 부부 액세서리, 각종 휴대용 전자기기, 향수, 속옷 등 상대를 돋보이게 돕는 선물




쇼핑칼럼니스트 박혜정 씨는… 알뜰하고 현명하게 쇼핑하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는 방송작가계의 쇼퍼홀릭. 몇 번에 걸쳐 미국 뉴욕 여행을 하며 ‘쇼퍼홀릭 박 작가의 깐깐한 뉴욕쇼핑 여행’ ‘뉴욕 리얼 푸드’를 펴냈다. 작가전문그룹 ‘호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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