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my wish

당신이 꿈꾸는 집은 어떤 모습입니까?

My Dream House

기획·강현숙 기자 | 사진제공·파이인터내셔널

2013. 01. 07

사람마다 집에 대한 생각과 바람은 제각각이다. 어떤 이에게는 휴식과 재충전의 공간, 또 다른 이에게는 무언가를 생산하는 창작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평소 꿈꿔왔던 워너비 하우스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멀티 아티스트, 건축가, 스타일리스트 등 5인에게 물었다.

창작하는 아틀리에 하우스
보여주는 집 NO! 쉬고 싶은 집 NO! 파티하는 집 NO! 내가 지향하는 집은 위의 목적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일하는 집, 창작하는 집인 아틀리에 하우스다. 나는 집은 실용적이고 생산적인 기능을 해야 한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아틀리에 하우스는 무언가를 생산하는 공간이다. 틀에 박힌 주거 환경에 맞춰 사는 게 아니라 공간을 자신의 생산성을 위해 수정·보완하면서 집에서 취미, 직업, 바람을 실현할 수 있기를 꿈꾼다.
집은 쉬는 곳, 편안하고 안락한 곳이라는 상식을 깨고 싶다. 한국의 집값은 무척 비싼데 비싼 집에서 잠만 자고 TV나 보고 컴퓨터나 하면 되겠는가! 이렇게 살기에는 집에 투자하는 시간과 돈이 아깝다. 나는 종종 밥을 먹는 공간인 주방 식탁에서 일을 한다. 식탁이 책상이 되면서 활용도가 확장되는 것이다. 건축가 겸 음악인 양진석 씨는 화장실에서 집중하고 발상하고 기록하는 시간을 보내는데, 이를 위해 화장실 한켠에 책상을 두고 책과 노트를 놓아 기능적인 공간으로 활용한다고 한다. 이렇듯 나는 한 공간의 다양한 활용을 선호한다. 얼마 전 건축가 승효상 선생님을 만났다. 그는 “예부터 우리 집은 밥상을 놓으면 식탁이요, 책상을 놓으면 서재, 이불을 놓으면 침실, 차를 마시면 다실이었지요. 지금처럼 침실, 식당, 서재, 거실의 구분으로 공간을 낭비하지 않았어요”라고 말하며 한 공간의 다양한 활용에 대해 말씀하셨다. 이런 삶의 태도는 경제적인 것은 물론, 생활 속 발상을 자유롭게 한다.
내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집은 최소한으로 작은 집, 소유하지 않고 비우면서 가득 채울 수 있는 집, 사람들과의 소통이 자유롭고 아이디어와 창의적 발상을 충전하는 영감의 하우스다. 최소한의 공간을 다목적, 다용도로 활용하며 사람들과 나누고 만나고 기도하고 일하며 살고 싶다. 한젬마(멀티 아티스트)

당신이 꿈꾸는 집은 어떤 모습입니까?


▲ 식탁이 책상이 되면서 주방이 작업실로 활용도가 확장되는 등 한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면 경제적인 것은 물론 생활 속 발상도 자유로워진다.

이야기와 기능이 있는 경제적인 집
내가 꿈꾸는 집은 표준주택(다가구 주택)과 비슷한 공사비로 전혀 다른 공간적·기능적 성과가 나오는 집이다. 돈 많은 건축주가 깔아주는 멍석은 왠지 신명나지 않는다. 경제적인 건축이 되려면 공간과 형태는 단순해야 하고, 싸지만 동일한 질을 담보하는 재료와 시공법, 시공팀장을 알아야 하고, 부지런히 발품과 머리를 써야 한다.
두 번째는 이야기가 있는 집이다. 가족의 이야기가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 있다면 집은 살기 위한 기계가 아니라 하나의 영화 스튜디오가 된다. 아이에게는 내 집 탐험을 위한 안전한 계단과 은밀한 공간이 필요하고, 어른에게는 시각적·심리적 여유 공간이 있어야 한다. 또 트랜스포머처럼 전시관에서 나만의 서재로 변하는 벽, 방음과 방풍이 보장되는 집은 때로는 혼자이고 싶어 하는 아빠들의 로망이다.
세 번째는 설령 실제로는 그렇지 않더라도 교양 있는 사람이 살고 있을 것처럼 보이는 집이다. 졸부들의 과시욕처럼 보이는 불필요하고 번들거리는 비싼 덧칠과 대리석은 다 떼어낼 것이다. 담장과 대문 너머로 지나가는 행인들이 내 집을 즐길 수 있도록 꽃나무를 심고 해학적인 인테리어 요소도 만들고 싶다. 이웃과 지인을 초대해 가정 음악회를 열 수 있는 작은 공간도 있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건 새로운 개념의 부엌이다. 충분히 넓고 남쪽에 위치한, 그리고 놀이방에서 간이침실, 요리실에서 미용실로, 독서실에서 수다실로 사용 가능하며 부엌일과 아이 및 남편 감시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충동구매로 구입한 뒤 안 쓰는 식기건조기도 귀신처럼 수납 가능한 ‘마님의 부엌’. 이것만 완성된다면 인류 평화 구현에도 일조할 수 있지 않을까? 유진상(건축가, 창원대 건축학과 교수)

당신이 꿈꾸는 집은 어떤 모습입니까?




가족, 친구들과 어울리며 즐길 수 있는 집
내가 꿈꾸는 집은 음악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이 마음껏 노래 부르고 피아노 칠 수 있으며, 책을 좋아하는 남편과 아이가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서재뿐 아니라 집 안 곳곳에 있었으면 한다. 친구들과 모여 영화를 보고 와인 파티를 하는 등 즐길거리도 가득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집을 짓는다면 한옥의 중정처럼 중간에 공간을 만들고 천장에는 유리 돔을 설치하고 싶다. 이 공간에 모여 온 가족이 담소를 나누고, 지인들을 초대해 파티를 열면 행복할 것 같다. 특히 이 공간이 주방이 된다면 일상적인 식사 시간이 우리 가족에게는 축제의 시간이 될 듯하다. 지하에는 큰 거실을 만들어 영화를 볼 수 있는 대형 프로젝터를 설치하고 피아노, 기타, 책을 둬 휴식과 취미, 파티를 할 수 있는 멀티 공간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집은 돌과 나무 같은 자연 소재를 활용해 자연친화적으로 짓고 작은 뜰을 만들어 계절마다 변하는 자연의 모습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고 싶다. 박지현(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당신이 꿈꾸는 집은 어떤 모습입니까?


문화적인 영감 주는 갤러리 하우스
나의 워너비 하우스는 편안히 쉴 수 있으며 문화적인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공간이다. 책을 읽고 영화나 음악을 감상하며 감동을 얻는 사색의 공간, 가족과 따뜻하게 교류하는 공간으로서의 집을 꿈꾼다. 집을 짓는다면 외관은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자주 사용하는 노출 콘크리트를 활용해 심플하게 꾸미고 싶다. 노출 콘크리트가 따스한 느낌이 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아름다운 소나무를 건물 밖에 심을 생각이다. 내부는 나의 사진 작업을 전시하고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 스타일로 연출했으면 한다. 벽지 대신 1% 베이지 느낌의 친환경 페인트로 벽을 칠하면 한결 깔끔하면서 시크한 분위기가 날 것 같다. 천장에는 창을 내 은은한 햇살이 자연 채광 역할을 하고 실내 조명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신경 쓸 생각이다. 갤러리처럼 연출한 집 안에서 다채로운 영감을 얻다 보면 나의 상상력과 감수성이 점점 커져 좀 더 창의적이면서 멋진 사진 작업을 할 수 있을 듯하다. 이진수(포토그래퍼 겸 영화감독)

당신이 꿈꾸는 집은 어떤 모습입니까?


심플함과 모던함이 조화 이룬 사각형 집
남편과 미래의 집에 관해 자주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 부부가 꿈꾸는 집의 모습은 네모반듯한 외관의 2층집이다. 직사각형이나 정사각형 등 네모반듯한 형태의 집은 공간 활용도가 높을 뿐 아니라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다. 외관은 화이트나 노출 콘크리트처럼 튀지 않는 스타일로 꾸미고 싶다. 집에 필요한 것은 잔디밭 깔린 작은 정원. 동양화가인 남편의 감수성이 집을 통해 커가고 미래의 아이가 맨발로 자연을 느끼며 따스하게 커갈 수 있도록 다양한 나무와 꽃, 식물을 심어 아름답게 꾸미고 싶다. 어릴 적부터 키우고 싶었던 골든 리트리버도 두 마리 마당에 풀어 함께 살면 금상첨화! 실내는 스칸디나비아 스타일로 모던하고 심플하게 연출할 생각이다. 화이트 컬러 벽에 최소한의 가구만 놓되 남편과 지인들의 작품을 걸어 갤러리 분위기가 났으면 한다. 강현숙(여성동아 기자)

당신이 꿈꾸는 집은 어떤 모습입니까?


1 갤러리로, 주방으로, 서재로 사용할 수 있는 멀티 기능의 주방.
2 벽면에 책장을 짜놓고 집안 곳곳에 책을 두어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꾸몄다.
3 화이트 페인트로 칠한 거실 곳곳에 사진 작품을 걸어 마치 갤러리에 온 듯하다.
4 네모반듯한 집은 공간 활용도가 높고 오래봐도 질리지 않는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