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재기사

이경섭의 속 시원한 한방

더위 먹었나 결리고 쑤시고 기운이 없다면…

사진제공 | Rex

2012. 07. 04

여름이면 특히 기력이 떨어지고 피곤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이 같은 여름 피로증을 방치하면 체내 면역 기능에 이상이 생겨 병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기 쉽다. 한방에서는 여름철 피로 증상의 원인을 더위로 인한 양서증, 에어컨 등 찬 기운에 과도하게 노출돼 생기는 음서증으로 구분하고 그 처방을 달리한다.

더위 먹었나 결리고 쑤시고 기운이 없다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6월, 50대 주부 A씨가 극심한 피로에 시달리고 있다며 병원을 찾았다. 현기증이 나고 어깨가 결리면서 여기저기 쑤시는 곳이 많다고 했다. A씨의 경우처럼 피로가 쌓여 저항력이 감소되면 감기나 결핵을 비롯한 각종 감염성 질환에 잘 걸리게 되고 잠복해 있던 만성 질환이 악화될 수도 있다. 또 작업 능률과 판단력이 떨어지고 자주 짜증을 내는 등 정신 활동과 행동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한방에서는 태양 열기로 인체에 손상을 입어 나타나는 증세를 양서병(陽暑病)이라 하고 흔히 냉방병이라 불리는 증세는 음서병(陰暑病)이라 한다. 양서병은 태양 열기 아래 오랫동안 노출되거나 과도한 운동, 노동을 했을 때 생기는데 두통이나 고열이 나면서 입이 마르고 갈증이 심할 뿐 아니라 땀이 비 오듯 쏟아져 기운이 없어진다. 양서병 증세가 있으면 원기를 보충하고 열을 가라앉히는 것이 중요하다. 당분이 없는 청량음료, 물을 많이 마시고 서늘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에 반해 음서병은 여름철에 에어컨 등 찬 기운에 과도하게 노출돼 몸 안은 덥지만 몸 밖은 차갑고 모공이 닫혀 내부의 열을 밖으로 분출시키지 못해 야기되는 질환이다. 이 경우에도 두통이나 열이 나고 뼈마디가 쑤시는가 하면 오한이 겹치기도 한다. 때로는 기침이 나며 밤에 잠을 잘 때도 식은땀이 나고 심하면 피부 발진이 생긴다. 음서병에 걸렸을 경우에는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마늘, 쪽파 등을 푹 고아 마신 뒤 땀을 흘리면 도움이 된다.원기를 보충하기 위해 삼계탕을 먹거나 인삼차, 오미자차 등을 마시는 것도 좋다.

오미자·맥문동·매실, 여름 더위 이기는 데 도움
여름철 피로를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주 3~4회 정도 운동을 하고 하루 7~8시간씩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또 채소, 과일, 우유를 비롯한 영양가 높은 음식을 섭취하며 찬 음식은 가급적 피한다. 배를 따뜻하게 하고 잠을 푹 자며 성생활도 자제하도록 한다. 한방에서는 무더위로 진액이 부족하고 기가 허해진 것을 치료하는 데 가장 효과가 탁월한 인삼에 오미자와 맥문동을 넣어 함께 처방한 생맥산을 여름 피로를 다스리는 대표 약으로 꼽는다. 오미자와 맥문동은 땀샘 조절 효과가 탁월하고 갈증을 풀어주는 대표적 약재로 음료수 대신 마시면 기력이 증강된다.
매실도 여름철에 먹으면 좋은 음식 중 하나다. 갈증 해소뿐만 아니라 살균과 항균 작용을 도와 식중독을 예방하기 때문이다. 또한 위장 운동을 촉진시켜 소화불량을 해소하고 신진대사를 활발히 해 피로를 푸는 데도 도움이 된다.
여름철 피로는 대부분 육체적인 원인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겹쳐 생기는 경우가 많다. 평소 친구와 가족 간에 대화를 자주 나누는 등 정신적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도록 심신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철 피로는 방치하면 질병에 대한 몸의 저항력이 감소되므로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예방하는 습관을 기르는 게 필요하다.

더위 먹었나 결리고 쑤시고 기운이 없다면…


이경섭 원장은…
경희대 여성의학센터 교수, 강남경희한방병원장. 여자로 태어나 자라고 노화되는 일생을 한의학적으로 예방·관리·치료하는 데 전념하는 한방부인과 전문의.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