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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디바 양성연의 아름다운 도전

13세 딸 둔 25세 엄마

글 | 김유림 기자 사진 | 이기욱 기자, tvN 제공

2012. 06. 19

주부 노래 경연대회 tvN ‘슈퍼 디바’가 화제다. 참가자들의 인생이 녹아 있는 호소력 짙은 노래가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기 때문이다. 특히 열세 살 딸을 둔 스물다섯 살 주부, 양성연 씨의 사연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띠 동갑 연상 남편이 아내에게 보내는 응원 메시지.

디바 양성연의 아름다운 도전


5월 18일 오후 9시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 ‘슈퍼 디바’ 리허설 무대를 막 마친 8강 진출자들은 생방송을 2시간여 남겨두고 다소 긴장된 모습이었다. 아이보리 미니 드레스로 깜찍함과 우아함을 동시에 살린 양성연(25) 씨도 떨리기는 마찬가지. ‘슈퍼 디바’에서 양씨는 뛰어난 노래 실력뿐 아니라 걸그룹 수준의 빼어난 미모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남다른 가족 사연이 알려지면서 예선 때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양성연 씨는 2007년 스무 살 어린 나이에 서른 둘 띠동갑 이혼남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져 만난 지 30일 만에 결혼했다. 그런데 이 이혼남에게는 여덟 살 난 딸이 있었다. 이 때부터 양씨는 자신과 열두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딸을 키우게 됐다. 그동안 어린 나이에 아내이자 엄마로서 감내해야 할 현실이 만만치 않았을 터. 그는 첫 회 방송에서 “딸이 여전히 언니라고 부른다. 딸에게 존경받는 새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에 오디션에 참가했다”고 밝혀 드림메이커(심사위원) 인순이는 물론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4강 진출자를 뽑는 이날, 양씨 옆에는 든든한 지원군인 남편이 있었다. 훤칠한 키에 서글서글한 인상을 지닌 남편은 아내를 응원하러 온 지인들을 챙기느라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아내의 “여보~” 하는 말 한마디에 쏜살같이 달려와 아내의 컨디션을 챙겼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떨지 말라”며 긴장한 아내의 팔을 몇 번이고 쓰다듬어줬다. 양씨를 바라보는 눈빛만으로도 아내에 대한 마음이 얼마나 각별한 지 짐작할 수 있었다. 과거 두 사람은 처음 만난 지 30분 만에 서로 운명적인 사랑인 걸 알았다고 한다.
“어떻게 결혼하게 됐는지, 그 과정을 다 설명하려면 너무 길어서 지금 말씀드리기는 힘들 것 같아요(웃음). 우연히 아내가 아르바이트 하는 와인 바에 갔다가 처음 만났는데, 대화를 나누던 중 ‘이 꼬맹이가 내 사람이 되려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내 역시 첫 만남에서 강한 끌림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제가 어렵고 힘든 상황이었는데 아내를 만나서 많은 위로를 받았고 몸도 많이 건강해졌어요.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이 크죠.”
방송 후 두 사람의 관계를 두고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있었다. 이에 대해 양씨의 남편은 “처음에는 악플들을 보면서 속상하기도 하고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충분히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 이제는 개의치 않는다. 지금까지 우리는 행복하게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더 행복하게 살 것”이라고 말했다.

디바 양성연의 아름다운 도전


그는 양씨가 처음 ‘슈퍼 디바’ 오디션에 참가한다고 했을 때도 적극적으로 아내를 지지했다. 아내의 꿈을 위해서라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내조할 계획이다.
양씨는 결혼 후에도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해왔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연극원 연기과 2008학번인 그는 ‘슈퍼 디바’ 출전을 위해 잠시 휴학 중인데,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연기 전공인 양씨는 학교에서 노래로도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드림메이커들은 양씨의 노래를 듣고 “연기력도 뛰어나다”고 평한 바 있다.
“우선 ‘슈퍼 디바’가 끝날 때까지 음악에 전념하겠지만, 연기 쪽에 좀 더 관심이 많아요. 노래와 연기를 다 할 수 있는 뮤지컬도 좋고요. 경연을 치르면서 여러 분들의 도움으로 노래 실력이 많이 향상된 것 같아요. 좋은 기회를 주신 제작진은 물론이고 응원을 해주신 시청자분들께도 정말 감사해요.”(양성연)

‘슈퍼 디바’ 덕분에 딸·친정엄마 마음의 문 열어



디바 양성연의 아름다운 도전

양성연 씨는 비록 어린 나이에 나이 차 많은 이혼남과 결혼했지만 누구보다 행복한 아내다.



이번 오디션 참가로 얻은 가장 큰 소득이 무엇인지를 묻자 양씨는 주저하지 않고 딸과의 관계 개선을 꼽았다. 그는 “방송을 통해 내가 누구의 엄마이고 아내인지 공개적으로 밝혀서인지 딸이 마음의 문을 많이 연 것 같다. 아직 나를 부르는 호칭은 변함이 없지만 상관없다. 억지로 강요한다고 되는 게 아닌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도 딸에게 ‘언니, 파이팅!’ 하는 응원을 받았다”며 자랑했다. 딸이 직접 응원하러 오느냐고 묻자 그는 “초등학교 6학년이라 학원도 가야 하고 공부가 바빠서 오진 못 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날 양씨는 뜻밖의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과거 결혼을 심하게 반대했던 친정엄마가 VCR 영상으로 그를 응원한 것. 리허설 후 양씨의 표정이 상기된 것도 그 때문이었다.
“리허설 때 노래를 못했어요. 화면에 엄마 얼굴이 나오는데 눈물을 참을 수가 없더라고요. 마이크를 잡고도 눈물이 계속 나서 결국 노래를 못했어요. 친정엄마와 가끔 전화 통화는 하지만 얼굴을 본 건 너무 오랜만이라…. 생방송 때는 VCR이 나가는 동안 귀를 막고 있으려고요. 안 그러면 노래를 또 못 부를 것 같아요.”
이날 양성연 씨는 화요비의 ‘어떤가요’로 감성적인 무대를 연출했지만 아쉽게 탈락했다. 방송 후 양씨의 남편은 아내를 더 따뜻하게 격려해줬다.
“아내가 그동안 도전 때문에 많이 힘들었을 텐데 이제 마음껏 쉴 수 있게 돼 오히려 기뻐요(웃음). 아내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정말 멋있었고 ‘슈퍼 디바’를 통해 아내가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 것 같아 저 역시 흐뭇해요. 무엇보다 장모님이 아내를 격려해주신 것이 이번 도전을 통해 얻은 가장 큰 행복인 것 같아요.”
집으로 돌아가 아내에게 가장 먼저 해주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묻자 그는 “아내가 좋아하는 고기를 실컷 먹이고 싶다. 영화도 같이 보면서 늘 그랬던 것처럼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사랑도, 꿈도 용기 있게 도전한 양성연 씨, 그리고 그런 아내를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남편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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