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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신’ 김장훈 공황장애 딛고 독도에 서다

글 | 구희언 기자 사진 | 문형일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11. 12. 01

‘불사신’ 김장훈 공황장애 딛고 독도에 서다


오랜 기간 앓아온 공황장애의 재발로 입원했던 김장훈(44)이 병상에서 일어섰다. 그를 일으켜 세운 것은 독도를 지키기 위한 콘서트. 독도의 날(10월25일)에 맞춰 사진집 ‘김장훈의 독도를 콘서트하다’도 공개했다.
“제가 날씨 복이 참…. 독도 가던 날에는 파도가 3m나 올라가질 않나. 조금만 추워도 참아주세요.”
김장훈(44)이 사진전을 열던 날은 칼바람이 불었다. 바람에 플래카드가 펄럭이자 “이것 참…”이라며 머쓱한 듯 웃었다. 독도 사진전을 열며 독도 관련 책들을 모아 전시하고, 중앙대 조소과 학생들과 건물 옥상에 독도 모형을 구현하는 열정을 보인 그는 이날 독도가 주인공인 3D 영상을 공개했다.
“저는 어느 기업에도 연고나 지분이 없어요. 술 한잔하면 형 동생 하면서 협찬 받을 수 있겠지만 절대 안 해요. 그전부터 기술에 관심이 많던 차에 무턱대고 한 기업을 찾아가 태권브이가 김장훈과 함께 독도를 지키는 3D 영상을 만들어달라고 했어요. 처음에는 난색을 보이더라고요. 설득했어요. 이건 문화, 아트이지 국가 간 영토 분쟁에 대한 게 아니다, 결단코 민족주의적인 접근이 아니라 기술력에 대한 접근이라고요. 삼고초려 끝에 3분20초짜리 영상을 얻어냈습니다.”

오뚝이 같은 남자의 뚝심, 기부천사에서 독도 수호천사로
그의 ‘막무가내’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더 황당한 생각을 했죠. 로보트태권브이 주식회사를 찾아갔습니다. 그곳에서도 태권브이 관련해서 실사 영화를 준비 중이라 저희랑 협약해 뭔가를 하면 기업의 펀딩 기회를 잃지 않을까 싶었는데, 결국 모든 것을 허락하겠다면서 태권브이에 대한 자료를 주셨어요.”
어렵게 탄생한 3D 영상의 줄거리는 이렇다. 삼일절에 독도에 공연하러 간 김장훈. 그의 앞을 막는 괴물. 그 순간, 태권브이가 나타나 그를 구하고 함께 독도에서 웃는 내용이다. 그는 독도지킴이를 자처하는 이유로 ‘시간’을 들었다.
“시간이 없어요. 내년에는 일본에서 아이들에게 교과서를 토대로 독도에 대해 가르칠 텐데, 지금 상황에서 우리는 집니다. ‘트루스 오브 독도’를 만든 이유도 마찬가지예요. 사실 현재 일본에서 소수의 우익 말고 아이들은 독도에 관심이 없어요. 문제는 나중이죠.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령 중이라는 식으로 가르친다면 자라나는 일본 아이들은 SNS를 통해 전 세계와 싸움을 시작할 겁니다. 그때를 대비해 우리가 논리적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에 독도 박물관을 세우는 꿈도 피력했다.
“독도 박물관은 반드시 서울에 있어야 해요. 독도 연구소에서 추진했었는데 예산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들었어요. 서울에 박물관을 만드는 건 독도에 해양과학기지를 만드는 것과 달리 논란의 여지도 없고, 학술적으로 점유하는 건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독도 박물관을 명소로 만들면 어떨까요. 뉴욕에 가면 아무 생각 없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관람하는 것처럼 관광객들이 당연히 찾는 명소로 독도 박물관을 만드는 거예요. 제가 시설에 가서 기부하는 건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지만 독도 문제는 언론이 움직이지 않으면 절대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나서고 있습니다. 독도의 적은 우리의 무관심이라고 했는데, 바꾸겠습니다. 그릇된 관심이라고.”
그가 말하는 ‘그릇된 관심’이란 뭘까.
“우리는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말에 욕을 하면서 당연히 우리 땅이라는 식으로 응대하는데, 이게 외국인에게 한국 사람은 과격하고 무식하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어요. 그보다는 독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이걸 봐, 너희 조상도 한국 거라고 인정했잖아’라고 논리적으로 대응하는 겁니다. SNS가 대세인 마당에 오히려 잘된 거죠. 분명히 이긴다고 확신합니다.”
사실 그의 퇴원은 독도의 날에 맞춰 이뤄져 극적인 느낌이 없지 않았다. 그는 “완치된 것은 아니다”라며 “쓰러져도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의지를 피력했다.
“사실 심리적으로 불안해요. 다른 때는 공황장애가 폐쇄공포로 오는데 이번에는 대인기피로 와서…. 무대 올라가는 놈이 대인기피증이면 정말 끝난 거거든요. 무대 올라가서 쓰러지더라도 정면 돌파해야겠다 싶었어요. 혹시 무슨 일이 생겨도 병원에서 조치를 해주겠지 싶고(웃음). 청운의 꿈을 안고 신곡도 발표하고, 열심히 하려 했는데 맥이 끊겨서…. 병실 생활을 토대로 ‘이별 참 나답다’를 개사해서 ‘입원 참 나답다’라는 뮤직비디오를 만들려고요. 앞으로 건강할 거라는 이야기는 못 드립니다. 또 쓰러질 거예요. 하지만 안 죽었잖아요. 몇 번이고 다시 일어설 겁니다.”

‘불사신’ 김장훈 공황장애 딛고 독도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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