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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궁금한 그 남자

해병대 입대 5개월 현빈 ‘어메이징’ 군 생활 보고서

“이게 최선입니다!”

글·김명희 기자 자료&사진제공·나는 해병이다(김환기 글, 신미식·손민석 사진, 플래닛미디어)

2011. 09. 16

인기 절정의 순간 해병대에 입대한 현빈. 그곳에서 그는 톱스타 현빈이 아닌 이병 김태평으로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사격에 재능이 있어 특등사수가 됐다는 그의 병영 생활 이모저모.

해병대 입대 5개월 현빈 ‘어메이징’ 군 생활 보고서


공정 병역 롤 모델 1위, 마라톤에서 가장 먼저 골인할 것 같은 연예인 1위. 3월 해병대에 입대한 현빈(29·본명 김태평)이 각종 설문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며 식지 않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그가 해병대에 자원 입대하면서 강한 정신력과 체력을 제대로 보여준 것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그럼 그의 실제 군 생활은 어떨까. 최근 발간된 ‘나는 해병이다’(플래닛미디어)에는 김태평 이병의 군 생활이 사진과 함께 상세하게 담겨 있다.
경북 포항 교육 훈련단에서 7주간의 기초 훈련을 마친 현빈은 현재 백령도 6여단 예비대대에 소총수로 임무를 수행 중이다. 백령도는 우리나라 서해 최북단의 섬으로,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곳이다. 특히 6여단은 천안함 사건 때 2개월간 수색작업에 투입됐던 부대로, 해병대 내에서도 군기가 세기로 유명하다. 소총수가 된 데는 기초 훈련 당시 사격 테스트에서 주간 사격 20발 가운데 19발, 야간 사격 때 10발을 모두 명중시켜 특등사수가 된 점이 고려됐다.
군 생활 5개월째. 꽤 많은 시간이 흐른 것 같지만, 제대하려면 아직 16개월이나 남았고 계급은 여전히 가장 끄트머리인 이병이다. 다른 동기들보다 열 살가량 많은 나이에 톱스타라는 유명세까지. 사회에서는 유리한 조건들이 군대에서는 여러모로 득이 될 것 같지 않다. 이는 군대 밖에서도 마찬가지. 훈련 기간 동안 빵이 눈앞에 아른거려 기초 훈련을 마치고 4박5일 첫 휴가를 나와 동네 빵집에 들렀다가 그를 보려고 몰려든 사람들 때문에 서둘러 나와야 했다. 그 스스로 “나이가 많고 유명하다는 게 짐이 되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저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오히려 피해를 보기도 합니다. 촬영 때문에 제 동기들은 더 세게 훈련을 받아야 했고, 지금 제가 있는 부대의 장교들이나 선임들도 저라는 이병 한 명 때문에 더 많이 외부의 눈치를 살펴야 합니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도 그렇습니다.”

군 생활은 한계를 시험하는 시간, 틈틈이 영어·일어 공부
현빈은 아파도 아픈 티를 내지 않았고, 남의 눈에 거슬리는 행동도 하지 않았다. 행군을 하는 동안 발목에 무리가 오고 물집이 잡힌 상황에서도 뒤처지거나 낙오하지 않았다. 그런 덕분에 현빈의 군 생활은 아주 모범적이라는 평가. 고된 훈련, 모자라는 식사량, 부족한 수면 시간, 무조건적인 상명하복…. 때로는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서도 현빈은 내색하지 않았다고 한다.
“제가 심리적으로 비교적 잘 적응해나가고 훈련도 나름대로 열심히 받다 보니까 동기들 중에서 하나 둘씩 제게 질문하는 친구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훈련에 대해서도 묻고, 교관들이 지시하는 명령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터트리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열심히 설명도 해주고 이해도 시켜주려 했지만, 저도 모든 걸 다 알고 있거나 100%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그럴 땐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얘들아, 나도 군대는 처음이야!’”
이런 현빈의 군 생활 일거수일투족을 살피고 있는 6여단 우승기 대위는 “나이가 많고 사회 경험도 적지 않은 데다 자신을 보는 시선이 많다는 걸 알기 때문에 더 열심히 생활하는 것 같다. 후임으로서 지켜야 할 군대 예절도 잘 지키고 있고 같은 생활관의 동료나 선임들과는 잘 어울린다. 친화력이 좋은 것 같다”고 평했다.
아무리 군 생활에 열심히 적응한다고 해도 최고 인기를 누리던 톱스타로서 공백에 대한 두려움이 없을 수 없을 터. 군 복무 기간 동안 대중들에게 잊히는 게 두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현빈은 의외로 담담하게 답했다.
“그런 생각은 별로 없습니다. 부와 명예를 위해 연기를 한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냥 연기가 좋아서 시작한 것이었으니 내 길을 묵묵히 가면 될 뿐입니다. 명예를 얻고 팬들의 사랑을 받는다면 좋겠지요. 그러나 원래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처음으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대신 현빈은 군 생활 동안 자신의 육체적·정신적 한계를 알아보고 그 한계에 부딪혀보고 싶다고 했다.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고 싶다는 것이다. 자대 배치를 받은 후 영어와 일어 공부를 새로 시작한 것도 그 때문이다. “군대에 있는 동안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싶습니다. 이미 알려진 배우 현빈도 아니고,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를 끝없이 반복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성실한 인간으로서의 김태평만도 아닌, 아직까지 내가 모르는 또 다른 나를 찾아보고 싶습니다.”

해병대 입대 5개월 현빈 ‘어메이징’ 군 생활 보고서

모범적으로 군 생활을 해 나가고 있는 현빈. 예전보다 살은 빠졌지만 대신 남자답고 늠름해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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