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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BOOK IN BOOK | 황미용의 창의적인 일기 쓰기

지겨운 글쓰기가 재미있는 놀이로

‘오늘 나는~’ 대신 ‘우웩~ 으윽~ 으악!’ 감탄사 넣어보세요

글·이혜민 기자

2011. 09. 08

일기를 쓰면서 아이들은 곰곰이 생각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문장력과 문학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부모는 아이에게 일기 쓰기를 권하지만 올바른 지도법을 아는 경우는 드물고, 아이들도 일기를 숙제로 여겨 형식적으로 쓴다. 아삭창의사고력연구소 소장인 ‘하늘이 엄마’ 황미용씨가 권하는 효과적인 일기 지도법을 정리했다.

황미용씨(42)는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뭐든지 배우다 보니 어느새 전문가가 됐다. 현재 금오하이텍(주) 교육이사, 아삭창의사고력연구소 소장, 전남대 평생교육원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초등학교와 문화센터 등에서 직접 개발한 창의 사고력 콘텐츠와 논술 글쓰기 학습법으로 아이들의 잠재력을 일깨우고 있다. 그의 열정적인 지도 덕분에 아들 하늘이(신재현)의 성적은 상위권. 황미용씨는 “아이들이 일기 쓰기를 힘들어하지만 동시일기, 편지일기, 관찰일기 등 다양한 형식의 일기를 쓰다 보면 자신의 고유한 색깔이 드러난다”며 “다양한 일기 쓰기에 도전해보라”고 말한다. 다음은 황미용씨가 권하는 일기 지도법.

★ 생활일기

지겨운 글쓰기가 재미있는 놀이로


하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쓰는 일반적인 형식의 일기다. 수업 시간에 짝꿍이 시비를 걸었는데 선생님이 나만 혼내 억울했다면 일기에 그 심정을 솔직하게 적으면 된다. 일상이 비슷해 일기장에 쓸 것이 없다고 불평하지 말고 오늘 있었던 일을 곰곰이 떠올려보자.

솔직하게 쓰자
일기에는 실수한 일도 적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일기장은 선생님과 엄마가 보기 때문에 그러기가 쉽지 않다. 이미 야단을 맞았는데 일기장에 쓰면 다시 잔소리를 듣게 된다. 하지만 아이가 엄마나 선생님은 나의 잘못을 보듬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솔직하게 쓰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일기는 있는 그대로, 느끼는 그대로 쓰면 된다. 재미있게 꾸미거나 감추려 하면 더 어색해진다.



실타래같이 엉킨 마음을 표현해보자
엄마가 약속 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초조했다면 그 과정을 일기에 적어본다. 오늘 있었던 일 중에서 복잡한 감정을 느낀 일이 있다면 쑥스러워하지 말고 실타래 풀 듯 풀어 쓴다.

★ 동시일기
길게 쓰는 게 부담이 된다면 운율을 살려 짧은 글로 동시일기를 써보자. 몇 줄 되지 않은 글에도 마음을 담을 수 있다. 어디서 행과 연을 바꿔야 할지 모르겠다면 소리 내어 읽으며 운율을 느끼면 된다. 여러 번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곳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겨운 글쓰기가 재미있는 놀이로


눈에 보이는 것처럼 표현하자
‘으샤 으샤 깨끗이/때밀이는 빡빡/비누칠은 보글보글’이란 동시일기를 읽으면 목욕탕에 가서 머리를 감고 때를 밀고 비누칠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이렇듯 일기를 쓸 때 눈에 보이는 것처럼 표현하면 감정을 좀 더 생동감 있게 전할 수 있다.

여러 가지 비유법을 사용하자
어떤 것에 직접적으로 빗대는 직유법(예-마녀 같은 엄마), 사람이 아닌 것을 사람에 견주는 의인법(예-새들이 조잘거린다), 사물의 상태나 움직임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은유법(예-내 귀는 소라 껍데기) 등 여러 가지 비유법을 활용하자.

★ 편지일기

주위 사람들에게 하고픈 이야기를 편지처럼 쓰는 일기 형식. 직접 말하기 곤란해 마음에 담아둔 이야기가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편지일기를 써보자. 편지 형식대로 부르는 말, 계절 인사, 안부 묻기, 자기 안부, 하고 싶은 말, 끝인사, 쓴 날짜 등을 갖추는 것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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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로 작성하자
편지일기를 쓸 때 컴퓨터로 작성해 두 장을 프린트하자. 한 장은 일기장에 붙이고 또 한 장은 예쁘게 꾸며서 편지로 보낸다.
편지 받을 사람이 어른이라면 높임말을 쓰자
편지 받을 사람이 어른이라면 ‘00에게’가 아니라 ‘00께’라고 써야 한다. 마지막에 보내는 사람의 이름을 쓸 때도 ‘00이가’가 아니고 ‘00 올림’으로 써야 맞다.

★ 독서일기
책을 읽고 난 뒤의 느낌을 일기 형식으로 쓴 글. 독서일기에 줄거리만 쓰는 경우가 많지만 느낌을 많이 써야 글이 한결 좋아진다. 평소 자유롭게 상상하는 습관을 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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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에 인상적인 제목을 붙이자
제목은 책의 얼굴이다. 책의 원래 제목은 ‘작은 제목’으로, 책을 읽고 내가 만든 제목은 ‘큰 제목’으로 한다. ‘얼레리 꼴레리~ 빤츄 임금님’이라는 흥미로운 큰 제목을 붙이면 이야기가 술술 풀릴 것이다.
자녀가 기대치를 따라오지 못해도 실망하지 말자
아이가 독서일기에 책 내용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헛소리만 써놓은 것을 보면 부모는 안타까울 수 있다. 만약 아이가 책에 대한 감상으로 ‘비 오는 날엔 역시 만화책이 최고야’라고 써놨다면 혼내지 말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 아이를 칭찬해주자. 그러고 나서 그 감정을 공유한 뒤 독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

★ 관찰일기
관찰하는 대상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쓰는 일기. 관찰 대상과 관찰 장소, 관찰 날짜, 관찰 방법 등을 적은 뒤 관찰하면서 느낀 점과 새로 알게 된 점을 쓰자. 대상의 변화가 거의 없을 경우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날 때 일기를 써도 된다. 식물이나 동물을 관찰할 때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처음에는 애지중지하다 시일이 지난 뒤 무관심하게 대하면 곤란하다.

관찰한 것을 그래프로 정리하기
자세하게 쓰는 게 좋다. 식물은 씨앗, 새싹, 꽃으로 변하는 과정을 매일 관찰하고 식물 이름, 관찰 일자, 오늘 식물에게 해준 일, 그날그날 커가는 정도를 적는다. 동물은 갓 태어난 새끼 때부터 관찰하고 크기, 모양, 색깔, 움직임, 생활 습성 등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면 된다. 이때 주의할 점은 크다, 작다, 많다, 적다가 아니라 몇 센티미터, 몇 개, 몇 리터 등으로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다. 관찰 내용을 표나 그래프로 정리하면 한결 보기 좋아진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을 관찰하기
특별한 대상뿐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도 관찰일기의 대상이 된다. 애완동물, 채소, 날씨 등을 관찰하거나 간단한 실험을 해도 교육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기행일기
여행을 다녀온 뒤 ‘참 재미있다’는 한 줄로 감상을 요약하지 말고 어떤 것이 기억에 남는지 자세히 써보자. 박물관에 갔지만 그곳에서 사귄 친구가 더 기억에 남는다면 박물관이 아닌 친구에 대해 써도 괜찮다. 관심이 가는 대상에 대해 써야 흥미로운 글이 나온다.
우선 말로 해본 다음 글로 옮기자
여행을 다녀온 경험을 일기로 풀어내기가 막막하다면 먼저 주변 사람들에게 신나게 얘기해보고, 그 말을 글로 옮기자. 글을 쓸 때도 평상시 말하는 것처럼 ‘우웩~ 으윽~ 으악!’과 같은 감탄사를 쓰면 글이 훨씬 생동감 있어진다.
여행지의 팸플릿을 활용하자
여행을 다녀온 뒤 피곤한 몸으로 일기를 쓰는 건 쉽지 않다. 그럴 땐 힘들이지 말고 팸플릿을 활용하자. 팸플릿의 지도나 사진, 요약 설명문 등을 스크랩해 일기에 붙이면 일기도 쉽게 쓸 수 있고, 나중에 관련 공부를 할 때 좋은 자료가 된다.

★ 멘토일기

어떤 친구들은 자신의 꿈을 말할 때 수줍어한다. 하지만 꿈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다 보면 이루어질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이제부터 자신의 꿈에 대해 자주 말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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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정보를 접하라
TV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꿈꾸는 직업에 대해 알 수 있다. 직업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게 되면 이상과 현실의 괴리로 훗날 좌절하는 경우가 줄어든다. 자신이 꿈꾸는 대상을 직접 만나도 좋다. 자극을 받아 꿈을 이루는 밑바탕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증시험을 꿈을 잇는 징검다리로 활용하자
자신의 실력을 업그레이드하는 수단으로 인증시험을 활용해보자. 그 과정을 일기로 기록하면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다. 재능만 믿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보다 다소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끈기 있게 노력하는 사람이 경쟁력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일기 지도하는 엄마들의 고민 해결 팍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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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선생님께서 일기에 ‘나는’이나 ‘오늘’을 쓰지 말라고 하셨는데요. 제 생각엔 그런 표현을 써도 무방해 보입니다. 그런 표현은 가능한 한 쓰지 않는 게 좋을까요.
A 내가 쓰는 일기니까 ‘나는’이라는 말을 쓰지 않아도 되겠죠. 마찬가지로 일기는 오늘 있었던 일을 쓰니 ‘오늘’이란 표현도 쓸 필요가 없어요.
Q 일기는 어느 정도 써야 할까요. 일기를 쓸 때 적절한 분량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일기의 양에 연연하지 마세요. 짧은 일기 중에도 잘 쓴 일기가 엄청 많아요. 분량은 적어도 한 가지 주제로 그림을 그리듯 자세히 쓰도록 지도하면 일기 양이 늘어나니 걱정 마시고요. 분량을 채우기 위해 불필요한 말을 늘어놓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Q 아이의 일기를 보니 틀린 글자가 많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엄마가 아이의 일기를 보다 틀린 글자를 발견하곤 그 자리에서 다시 쓰라고 지도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그러면 아이가 주눅 들어 일기 쓰기 자체를 싫어하게 됩니다. 틀린 글자가 있다면 일기장에 체크하지 말고 나중에 따로 연습시키세요.
Q 어떻게 해야 일기를 쓰면서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요.
A 일기에서 글쓰기 능력을 강조하다 보면 정작 자기반성과 같은 일기의 소중한 알맹이는 놓칠 수밖에 없어요. 글쓰기 능력을 키우기 위해 일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일기를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글쓰기 실력이 좋아집니다.
Q 일기를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써야 하는지 궁금해요.
A 아이들이 일기 쓰기를 싫어하니까 어떤 선생님은 일주일에 일기를 세 번만 쓰게 지도하시는데요. 저는 아이에게 날마다 일기를 쓰게 합니다. 매일 쓰면 별로 힘들지 않은데 횟수를 정해서 쓰면 아이가 일기 쓰기를 더 힘들어하거든요.
Q 엄마가 일기를 본다는 걸 의식하고, 아이가 일기 쓰기를 부담스러워하는데 어쩌죠.
A 저는 아이 일기장에 엄마의 사랑 쪽지를 써요. 아이가 부끄러운 일을 솔직하게 쓰면 별표를 그려주죠. 아이가 많은 별을 받고 나면 앞으로 어떻게 일기를 써야 하는지 깨닫더라고요. 엄마는 아이가 소신 있게 자신의 일기를 쓸 수 있도록 지지해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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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기 마법사’는…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저자가 잠재력을 일깨우는 일기 쓰는 법을 제시했다. 천개의바람, 1만2천5백원

참고도서·나는 일기 마법사(천개의바람)
일러스트 제공·천개의바람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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