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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Medical Theme | 치과의 선택 ①

무조건 싼 치과보다 단골 치과가 좋은 이유

입만 벌리면 돈돈돈?!

글·최영철 사진제공·REX

2011. 09. 07

최근 보도된 한 네트워크 치과 의사의 양심 고백은 충격 그 자체였다. 그에 따르면 그간 일부 치과에서는 임플란트 시술이 필요 없는 환자에게 무조건 발치를 권유하거나, 의사가 해야 할 일을 치위생사가 대신하거나, 다른 사람의 치아에 사용했던 금을 재활용하는 사례도 폭로됐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뜩이나 비싸고 무서워 가기가 꺼려졌던 치과가 이제는 믿을 수조차 없게 됐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고 영원히 치과를 멀리할 순 없는 일. 똑똑하게 치과 찾아가는 법을 알아봤다.

무조건 싼 치과보다 단골 치과가 좋은 이유


요즘 사랑니 뽑아주는 치과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치의술이 발달할수록 치과의사들은 자신의 전공 분야가 아닌 시술은 잘 하려 하지 않는다. 치과의사들이 사랑니 발치를 꺼리는 이유는 사랑니 주변에 혀로 가는 미각 신경 등 온갖 신경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신경의 어느 하나가 사랑니 주변을 지나가는 경우 사랑니수술 하고 1만원을 진료비로 받은 뒤 부작용 때문에 1억원을 물어주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결국 사랑니가 아주 삐딱하게 나거나 신경이 근처로 지나가는 경우는 옆 어금니가 썩어가 진통제를 먹으면서도 발치를 하지 못하는, 그야말로 심각한 상황이 된다. 결국 치과대학병원을 찾아가도 어느 과에서 진료를 해야 할지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다. 물어물어 구강악안면외과에서 하는 것임을 안다고 해도 난관은 끝나지 않는다. 구강악안면외과 첫 진료를 보는 데만 빠르면 보름, 늦으면 한 달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대학병원에 올걸 하고 후회해도 이미 늦다. 결국 제대로 치과 진료를 받으려면 다른 질환처럼 열심히 공부를 하고 처음부터 제대로 선택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치과의사들의 과잉, 부실, 위임 진료 같은 불법 진료 실태는 소비자로 하여금 어떤 치과를 선택해야 하는지 더욱 고민에 빠지게 한다. 이 세상 모든 치과의사가 양심적이고 수준 높은 실력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치료를 한다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치과가 좋은 치과이고 어떤 질환을 어떤 치과의사에게 치료를 받아야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일까.

가까운 곳에 단골 치과를 만들라

무조건 싼 치과보다 단골 치과가 좋은 이유


치아는 사람의 일생과 마찬가지로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친다. 특히 치아 구조는 발육 단계에서부터 잘못을 바로잡으면 질환의 효율적인 치료가 가능할 뿐 아니라, 의사와 소비자 간에 신뢰 관계가 형성되면서 바가지 진료가 사라진다. 또한 치과에 정기적으로 방문해 치아 상태를 확인함으로써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일도 피할 수 있다. 특히 부정교합이나 ‘이상 턱’(주걱턱, 비대칭, 무턱) 교정은 단골 치과가 있다면 어릴 때 쉽게 예방 및 치료를 할 수 있다.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백형선 교수(교정과)는 “아이가 손으로 턱을 자주 괸다거나, 한쪽으로 팔베개를 하고 잔다거나, 한쪽 치아로만 음식물을 씹는 습관이 있다면 빨리 고쳐줘야 한다. 이런 습관은 특히 근육의 이상으로 턱뼈의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자다가 침대에서 떨어지거나 놀다가 무의식적 충격에 의해 턱뼈에 손상을 받는 경우에는 턱뼈의 이상 성장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교정 전문 치과의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만약 아이에게서 부정교합 징후가 나타난다면 이 또한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서울대 치과병원 안석준 교수(교정과)는 “성인이 돼서 교정 치료를 하는 사례가 많지만 손을 칼로 베었을 때 성인이 어린이에 비해 치유 속도가 느린 것처럼 성인은 아동보다 세포와 조직의 활성도가 떨어진다”고 말한다. 즉, 어른이 되면 교정 치료에 대한 반응이 늦고 턱뼈가 더 단단하므로 치아의 이동 속도가 느린 편이라는 것.
턱 교정 치료나 부정교합 치료는 성장을 이용해야 하므로 치열교정 치료보다 일찍 시작해야 한다. 여아의 경우 사춘기 성장이 남아보다 1~2년 더 빨리 시작되므로 여아는 최소한 11세 이전, 남아는 13세 이전이 좋다. 하지만 개인적인 발육 상태와 턱의 이상 정도에 따라 시기를 앞당겨야 할 수도 있으므로 교정 전문의와 상의해서 결정하는 것이 좋다.
임플란트도 마찬가지다. 단골 치과가 있고 정기 검사를 받는 환자는 교통사고나 낙상 같은 외부적 충격 때문에 발치를 하고 인공치아를 해야 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발치하기 전에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 충치가 생긴다면 그 부분만 들어내고 신경 치료를 한 다음 인레이를 한다든지 하는 것만으로 임플란트까지 가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임플란트를 하게 되더라도 오랫동안 봐온 치과의사가 환자를 속일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든다.
단골 치과가 가까이 있으면 더 좋다. 일반인들은 임플란트가 영구적 치료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턱뼈에 심은 임플란트는 오래 유지되는 반면, 임플란트에 고정된 상부 보철물은 일반 보철물과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사용하면 유지와 보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20년은 그냥 쓸 수 있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환자와 관리 정도에 따라 기간이 얼마든지 달라지기 때문이다. 강남세브란스치과병원 김선재 교수(보철과)는 “오랜 기간 사용하다 보면 간혹 상부 보철물과 임플란트를 연결한 나사가 풀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치과는 평생 지속적으로 검진을 받을 수 있고 자신의 생활권에서 접근이 용이한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질환에 대해 공부하고 발품을 팔아라

무조건 싼 치과보다 단골 치과가 좋은 이유


좋은 치과를 선택하는 또 하나의 기준으로 ‘반드시’ ‘무조건’이란 말을 쓰면서 어떤 하나의 치료만이 대안인 것처럼 설명하는 의사는 피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덧니 혹은 뻐드렁니 때문에 치아의 부정교합이 생겨서 교정 치료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 모든 치아가 턱뼈에 배열되지 못해 덧니나 뻐드렁니의 돌출이 심한 경우에는 송곳니 뒤의 작은 어금니를 뽑고 교정을 하지만 돌출 정도가 심하지 않거나 치아 간격이 넓어 자연 교정이 가능한 상태라면 발치를 하지 않아도 된다. 무조건 발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치과의사는 실력이 부족하거나 환자를 속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임플란트도 마찬가지다. 임플란트를 이용해서 상실된 치아를 회복하는 치료는 기존의 틀니나 브리지 치료에 비해 장점이 있다. 하지만 환자마다 구강과 건강 상태가 다르므로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전문가와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고혈압이나 당뇨, 심혈관계에 문제가 있는지를 묻지 않고 무조건 임플란트를 권유하거나, 환자가 전신 질환이 있다고 밝혔는데도 그와 관계없이 무조건 시술이 가능하다고 하는 치과의원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최근 드러난 치과의 과잉 진료 사례 중 대표적인 것이 임플란트 시술이 필요 없는 환자에게 발치를 권하는 것이었다. 충치를 치료하고 금을 씌우면서 표준보다 얇게 뜨는 일명 ‘사시미 인레이’, 어금니가 살짝 아픈데 기존에 해놓은 크라운, 보철 모두 철거를 시도한 경우, 남의 이에 사용했던 금을 재활용하는 ‘폐금시술’을 한 사례도 있었다. 또한 반드시 의사가 해야 하는 시술을 치위생사에게 맡기기도 했다.
임플란트는 치아가 빠진 자리의 치조골에 암나사를 박고 그 위에 수나사를 끼운 후 치아와 비슷한 강도의 인공치아를 덧씌우는 시술이다. 그런데 만약 치과에서 보철, 크라운 등으로 제 기능을 하고 있는 치아를 무리하게 발치하고 임플란트를 하면 이는 과잉 진료로 볼 수 있다. 더욱이 기존에 틀니를 쓰는데 아무런 이물감을 못 느끼는 사람에게 계속 임플란트를 권하는 것도 문제다.
일부 네트워크 치과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임플란트의 원가는 국산 46만원, 외국산 70만원 남짓. 이는 임플란트 인공치아 재료비에 상부보철, 기공재료, 인상재, 기타 수술재료(멸균글러브, 멸균수술포, 봉합핀, 봉합사 등) 비용이 더해지고 X레이 촬영비가 추가돼 나온 금액이다. 여기에 인건비, 기술료, 수익 등을 더한 임플란트 시술 가격은 국산은 최저 90만 원, 외국산은 최저 1백80만원이다. 이는 같은 재료를 사용할 경우 서울 강남보다 30% 저렴하다. 싸다고 모두 좋은 병원은 아니다. 하지만 비싸다면 분명히 그만큼 비싼 이유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제 소비자는 질환이 있으면 공부를 하는 수밖에 없다. 인터넷에 온갖 치과 관련 정보가 떠다니지만 대부분은 광고나 홍보 일색. 이 중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답은 하나다. 자신의 증상과 질환에 대해 열심히 공부한 뒤 3~4곳을 직접 방문해 상담을 받아보고 정하는 것이다. 자신이 공부한 내용과 각 치과대학 병원 홈페이지에 들어가 개원의원에서 하는 말과 대조를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만약 10여 년 이상 다니는 치과가 있다면 그 의사에게 가는 게 좋다. 가장 훌륭한 의사는 자신도 잘하지만 자신보다 더 잘하는 의사가 있다면 그곳을 소개해주는 의사다.

현금 강요, 무통 약속, 끼워주기 치료를 피하라

무조건 싼 치과보다 단골 치과가 좋은 이유


임플란트를 할 때 평생 스케일링을 공짜로 해준다거나 현금으로 하면 몇 % 깎아준다는 곳, 무통 임플란트를 권하는 곳, 원래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하루 만에 다 해주겠다며 돈을 더 내라고 하는 곳은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 현금을 강요하는 것은 탈세를 위한 것이고 스케일링도 너무 자주 하면 오히려 치아 노화를 앞당긴다. 무통 치료는 의사나 환자 모두에게 꿈이다. 임플란트는 생살을 째고 들어가 치조골에 암나사를 박는 시술이다. 치조골이 다 닳았을 때에는 엉치뼈나 인공뼈를 심어서 암나사 박을 토대를 만든 후에 암나사를 박는다. 시술 과정에서는 마취를 하므로 통증을 모르지만 마취가 풀리면 안 아픈 시술은 없다. 아무리 진통제를 써도 통증이 적어질 뿐 없어지지는 않는다. 좋은 치과의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어떤 질환을 치료할 때 생길 부작용과 고통을 그대로 설명하고 자신과 자신이 하게 될 치료의 한계를 분명히 설명하는 치과를 선택해야 한다.

질환별 전문과와 전문의를 확인하라
예부터 명의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지식보다 경험이 의사에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치과 전문의는 9개과가 있다(표 참조. 구강악안면 방사선과, 병리과 제외). 치과 전문의가 되려면 6년제 대학 졸업 후 인턴 1년, 레지던트 3년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물론, 전문의라 해서 꼭 훌륭한 치과의사라 할 수 없다. 자기 자신이 논문을 쓰고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배워서 많은 시술을 해본 의사라면 누구나 훌륭한 의사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소비자가 그것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 하지만 길은 있다. 인터넷이 비록 광고와 홍보로 넘쳐 나지만 잘 찾아보면 그 치과와 의사의 전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치과를 방문해 직접 물어도 된다. 반드시 의사 면허증과 전문의 자격증을 걸어놓게 되어 있으므로 그것을 확인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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