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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Global Edu Talk

소비에서 투자로, 경제 교육 개념 바뀌는 중국

글·이수진 사진제공·REX

2011. 08. 11

소비에서 투자로, 경제 교육 개념 바뀌는 중국


중국 아이들은 여섯 개 주머니를 차고 있다는 말이 있다. 하나뿐인 자녀에게 할머니, 할아버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아빠, 엄마 6명의 어른들이 경쟁적으로 용돈과 선물 공세를 펴는 가운데 샤오황티(小皇帝)로 떠받들어지며 자라는 현실을 일컫는 말이다. 특히 중국의 명절 가운데 가장 큰 ‘춘제(春節)’를 지내고 나면 아이들의 지갑은 두둑해진다. 최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인당 평균 세뱃돈 수입은 올해 3천 위안(51만원)으로 지난해 2천7백 위안(45만9천원)보다 1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졸 초임 월급을 웃도는 수준이다. 통상 세뱃돈을 쓰는 곳은 휴대전화나 컴퓨터 등 전자제품 구입이 가장 많았고, 저축한다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또 교육이 부모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오르면서 성적이 오르면 용돈을 올려주는 풍조도 생겨나고 있다. 이렇게 자란 중국 신세대들의 충동구매와 과소비 등이 새로운 사회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한 달 월급을 몽땅 용돈으로 써버리는 ‘위에광주(月光族)’라는 신조어가 생겨나는가 하면 가정을 꾸린 후에도 은퇴 후 양로연금으로 살아가는 부모로부터 생활비 조로 용돈을 받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도 ‘경제 문맹’을 만들지 않기 위한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귀하게 자란 아이들의 경제 문맹 탈출이 과제

소비에서 투자로, 경제 교육 개념 바뀌는 중국


사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덜 먹고 덜 쓰는 것뿐 아니라 돈을 벌어 수입을 늘리는 투자 또한 강조해왔다. ‘중국의 유대인’으로 유명한 원저우(溫州) 상인들은 자녀가 걸음마를 떼면서부터 장사를 가르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원저우의 부모들은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빈 병을 수집하거나 이웃에 물건을 팔아 스스로 용돈을 벌도록 한다. ‘중국판 블루마블’이라 할 수 있는 PC 게임 ‘다푸웡(大富翁)’이 90년대 초반 첫선을 보인 이후 지금까지 시리즈를 거듭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중국인들의 상인 기질을 보여주는 사례다.
경제 교육의 중심이 소비에서 투자로 다시금 옮아가는 것은 어린이날 선물 품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6월1일 중국 어린이날을 앞두고 신문마다 앞 다퉈 마련한 어린이날 특집 코너의 추천 선물 품목에 어린이 펀드가 등장했다. 자녀 명의의 통장이나 보험, 주식, 펀드 등을 선물해 일찌감치 경제 원리에 대한 안목을 틔워주려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기본적인 용돈 교육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자녀 용돈 관리가 중국 CCTV 등 주요 방송사의 주부 대상 오전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로 자리 잡는가 하면 각종 관련 서적이 꾸준히 팔리고 있다.
또한 신세대 중국 부모들은 필요할 때마다 불규칙적으로 돈을 주는 대신 정기적으로 용돈을 주고 이를 경제 교육의 발판으로 삼는 추세다. 용돈 액수는 아이들 나이, 가정 형편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도시 지역 초등학생의 경우 한 달 1백(1만7천원)~2백 위안(3만4천원)가량이다. 이들 부모들은 아이들이 적은 용돈을 쪼개 저축하고 기부하는 등의 일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소비에서 투자로, 경제 교육 개념 바뀌는 중국


이수진씨는… 문화일보에서 14년 동안 문화부·산업부·경제부 기자로 일하다 지난해부터 중국 국무원 산하 외문국의 외국전문가로서 인민화보 한글판 월간지 ‘중국’의 한글 책임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중1, 초등5학년 아들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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