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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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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사막 위의 오아시스 두바이

한여진 기자의 디카 취재기

기획&사진·한여진 기자

2011. 08. 04

붉은 사막 위의 오아시스 두바이


요즘 가장 뜨고 있는 여행지가 어딘지 아세요? 바로 사막의 기적으로 불리는 두바이와 아부다비랍니다. 두바이와 아부다비는 샤르자, 아지만 등 7개 왕국이 모여 1971년에 연방을 결성한 아랍에미리트의 국가 중 하나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있는 아라비아 반도 끝, 걸프 만 해안에 위치해 일 년 내내 건조하고 여름에는 50℃를 넘나들죠. 내륙은 온통 사막이고요. 자연 조건만 들으면 이곳이 왜 요즘 가장 핫한 여행지인지 의문이 들지요. 일주일이 멀다 하고 외국 곳곳으로 출장가는 지인이 두바이를 추천했을 때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3박5일로 그곳을 다녀온 후, 왜 수많은 여행객이 그곳을 찾는지, 왜 세계 갑부들이 앞다퉈 두바이에 별장을 짓는지 알겠더라고요. 지금부터 저와 함께 두바이와 아부다비로 여행을 떠나보세요.
오랜만에 가족 여행을 가기로 하고 해변이 아름다운 괌, 풍광이 멋진 중국 장자제,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는 일본 홋카이도 등을 저울질하던 중 두바이와 아부다비를 소개받았어요. ‘붉은 사막을 질주하는 사막 랠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부르즈 할리파, 8성급 호텔에서 식사…’ 등 ‘best of best’를 외치는 여행 설명 문구 역시 결정에 큰 역할을 했죠.
세계 경제 중심지로 초호화 호텔·쇼핑센터·테마파크가 들어서 있고, 어디에 가나 에어컨 시설이 잘돼 있다고 하니(두바이는 버스 정류장에도 에어컨이 나올 정도로 냉방 시설이 잘돼 있답니다) 나이 많으신 부모님과 어린 조카와 함께 가기에 괜찮을 것 같았어요. 대중교통망이 발달돼 있지 않은 두바이와 아부다비에서는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는 관광버스를 타고 다니는 것이 좋을 듯했고요. 참고로 두바이는 한 집에 자가용이 2~3대 이상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지하철과 버스 노선 역시 많지 않아 역에서 내린 뒤 한참 걸어야 하니 투어 버스를 이용하거나 택시를 이용하는 게 편해요.
여행 경비, 숙소, 관광 코스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저는 여행사의 두바이 · 아부다비 3박5일 패키지 투어로 정했답니다. 현재 두바이 여행 패키지 상품은 그리 많지 않아 3박5일 코스면 1인당 3백만원 정도 들지만, 저는 운 좋게 저렴하게 선보이는 초저가 투어를 예약! 항공권 택스와 유류할증료 불포함 여행비가 1백만원 정도였어요. 사막 랠리(70달러)와 팜 아일랜드 모노레일·수족관 관람(30달러), 아부다비 8성급 호텔 에미리트 팰리스 중식(1백20달러)을 옵션으로 선택해 1인당 1백50만원 정도 들었답니다.

붉은 사막 위의 오아시스 두바이


1 두바이 붉은 사막의 석양.
2 개봉을 앞둔 톰 크루즈 주연 ‘미션 임파서블4’의 촬영지 두바이 마리나 요트 선착장.
3 음악분수쇼가 열리는 두바이 몰의 저녁 모습.

붉은 사막 위의 오아시스 두바이




사막 위의 기적 두바이를 보다
인천에서 비행기를 타고 아부다비까지 10시간 정도. 인천에서 저녁 6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아부다비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두바이로 이동했답니다. 아부다비와 두바이는 200km 거리로 2시간 정도면 갈 수 있어요. 첫째 날은 호텔에 도착하니 이미 자정이라 짐을 풀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어요.
두바이에서 둘째 날은 두바이 시내와 궁전, 팜 아일랜드, 주메이라 비치 등을 돌아보기로 했어요. 먼저 현재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이 살고 있는 ‘셰이크 모하메드 왕궁’으로 갔죠. 왕궁 안에는 들어갈 수 없지만 주변에 왕궁에서 키우는 공작새 수십 마리가 돌아다니는 것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더라고요. 왕궁 앞에서 온 가족이 모여 기념사진을 찍은 뒤 주메이라 호텔 안에 옛날 아라비아 전통 재래시장을 재현해 만든 ‘마디낫 수크’로 이동. 시장 끝 쪽 발코니에서 두바이 7성급 호텔로 유명한 부르즈 알 아랍 호텔이 한눈에 보이는데, 이곳은 두바이에서도 유명한 포토 존이랍니다. 제가 갔을 때는 모래바람과 바다안개가 심해서 부르즈 알 아랍 호텔이 잘 보이지 않아 아쉬웠지만 시장에는 아랍 전통 의상이나 소품, 골동품 숍 등이 많아 쇼핑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이곳에서 두바이 지도가 그려진 아트 프린트와 엽서 등을 산 뒤 주메이라 비치로 갔어요.
주메이라 비치는 해변을 따라 고급 호텔이 늘어서 있어 여행객들의 거점이 되는 곳이에요. 유럽 여행객은 대부분 이곳에 숙소를 정하고 하얀 모래와 에메랄드 빛 바다가 끝없이 펼쳐진 이곳에서 물놀이를 즐기더라고요. 저도 잠깐 아라비안 바닷물에 발을 담갔는데, 세상에~ 바닷물이 뜨겁더라고요. 조카는 따뜻한 바닷물이 신기한지 물속에서 나올 생각을 안 하더군요. 여분의 옷만 있으면 바로 바닷물로 다이빙하고 싶은 기분이었습니다. 아이들과 물놀이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 듯했습니다. 고운 모래와 깨끗한 바닷물, 거기다 물까지 따뜻하니 말이죠. 에메랄드 빛 주메이라 해변을 뒤로하고 팜 아일랜드로 발길을 옮겼어요.
두바이에는 거리마다 야자수가 많은데, 야자열매가 열리는 동남아의 야자수와는 달리 키가 작고 대추 모양의 열매가 열리는 대추야자수 팜트리가 대부분이에요. 팜 아일랜드는 팜트리 모양에서 모티프를 얻어 만든 인공 섬으로 전 세계 갑부들의 별장이 들어서 있고, 섬 끝에 위치한 아틀란티스 호텔에는 세계 최대 워터파크가 있어 색다른 볼거리가 가득하더군요.
저녁에는 에미리트 몰과 두바이 몰을 둘러봤어요. 인공 스키장 ‘스키 두바이’가 있는 에미리트 몰은 두바이의 랜드마크 중 하나로 쇼핑몰과 레스토랑이 있어요. 3천여 개 매장이 있는 두바이 몰은 중동 최대 쇼핑몰로 수족관과 실내 폭포, 아이스링크 등 볼거리도 많죠. 특히 저녁 6시부터 30분 간격으로 열리는 음악 분수 쇼는 꼭 챙겨보세요. 100m 이상 치솟는 물줄기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1백62층 부르즈 할 칼리파 빌딩의 조명 쇼와 어우러져 환상적이거든요. 두바이에서 둘째 날은 두바이 몰의 음악 분수 쇼를 끝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다음 날 고대하고 고대하던 사막 랠리를 위해.

붉은 사막 위의 오아시스 두바이


붉은 사막 위의 오아시스 두바이


붉은 사막 위의 오아시스 두바이


1 에메랄드빛 바다가 환상적인 주메이라 해변.
2 인공섬 팜아일랜드 안에 위치한 아틀란티스트 호텔의 대형 수족관.
3 천년 전 아랍 재래시장을 현대식으로 재현한 주메이라 마디낫 수크.
4 에미리트 몰 안에 있는 인공 스키장 스키두바이.
5 두바이 왕궁 전경.
6 두바이 몰과 버즈칼리파 앞 인공호수에서 펼쳐지는 음악분수쇼는 저녁 6시부터 30분 간격으로 진행된다.

붉은 사막 위의 오아시스 두바이


붉은 사막을 달리다! 두바이 사막 투어
셋째 날 오전은 두바이 몰에서 쇼핑을 하고 오후에는 사막 랠리를 했어요. 두바이 몰은 에르메스, 까르띠에, 샤넬 등 명품은 물론 자라, 망고, H·M 등 중저가 브랜드까지 세계 모든 브랜드가 있는 집합소예요. 축구장 50개 규모의 쇼핑몰로 일주일을 둘러봐도 다 못 본다고 하더라고요. 두바이 국민은 결혼하면 정부로부터 10만 달러(1억2천만원 정도)를 받고 아이를 낳으면 집과 땅을 받아요. 외국인 스폰서 제도가 있어 외국인이 두바이에서 사업을 하려면 두바이 국민에게 일정액(작은 구멍가게라도 1년에 1천만원 정도)을 줘야 하기 때문에 두바이 국민은 앉아서 1년에 억대 수입을 얻는다고 해요. 두바이에 있는 외국인들도 노동자를 제외하면 손꼽히는 부자들이라 주말이면 쇼핑하러 몰려든 사람들로 두바이 몰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예요. 이슬람을 믿는 두바이는 남자는 긴소매 원피스 같은 하얀색 전통 의상을, 여자는 몸 전체를 검은 천으로 가리고 얼굴만 내놓는 차도르를 입어요. 그런데 부유한 두바이와 아부다비 여자들은 다른 중동 지역 여자들과 차별돼 보이기 위해 검은 차도르에 에르메스 가방을 들고 샤넬 선글라스를 쓴다고 해요. 전 세계 에르메스 매장 중 매출이 가장 높은 매장이 아부다비에 있을 정도라고 하니 이들의 씀씀이가 어느 정도인지 알 만하죠.
드디어 사막 랠리를 떠나는 오후. 온몸에 선크림을 꼼꼼히 바르고, 강렬한 사막 햇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해줄 선글라스와 차가운 물 한 통을 챙겨서 사막으로 출발! 호텔에서 사막 주행용 사륜구동 SUV 차량을 타고 두바이 중심지를 벗어나 30분 정도 가자 황량한 사막이 펼쳐졌어요. 차를 멈춘 뒤 모래밭에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타이어 공기를 뺀 다음 붉은 사막 위를 달리기 시작. 40~50도 경사의 모래언덕을 오르내리는 랠리가 30분 정도 계속되는데, 저절로 비명이 나오더라고요. 조카는 롤러코스터보다 더 재미있다고 흥분했고, 앞자리에 앉은 아버지는 현지인 드라이버에게 엄지손가락을 올리며 ‘원더풀’을 외치셨고요.
한참 달리던 차는 사막 한복판에 멈췄어요. 잠깐 포토타임을 가진 뒤 맨발로 사막을 걸어봤지요. 해변보다 더 고운 모래가 발가락 사이로 들어왔다 쓱 빠지는 기분이 묘하더군요. 물 한 방울 없는 사막 한복판에 하얀 꽃이 핀 선인장을 보며 자연의 신비에 대해 다시 한 번 느꼈고요. 조카와 미리 준비해간 물통에 사막 모래를 가득 담은 뒤 유목민들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베두인 마을로 떠났어요. 베두인 마을에서 낙타도 타고 손에 헤나도 그리고 바비큐 식사도 즐기며 사막 투어를 마무리했답니다.

붉은 사막 위의 오아시스 두바이


아부다비 8성급 호텔에서 식사하다
마지막 날은 다시 아부다비로 이동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이슬람 사원인 그랜드 모스크를 둘러본 뒤 8성급 호텔인 에미리트 팰리스 호텔에서 점심 식사를 했어요. 그랜드 모스크에 들어가려면 여자들은 아랍 전통 의상인 차도르를 입어야 하는데, 그 자체가 흥미로워요. 세계 최대 샹들리에와 대리석 꽃무늬로 장식한 화려한 모스크 실내는 4만 명의 이슬람교도들이 동시에 기도 드릴 수 있는 규모예요. 그랜드 모스크의 정식 명칭은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 아부다비 국민들이 사랑하는 전 국왕 셰이크 자이드가 잠들어 있는 곳이란 뜻인데, 대부분 그랜드 모스크라고 불러요. 차도르녀가 돼 모스크 곳곳을 둘러본 뒤 점심 식사를 하러 에미리트 팰리스 호텔로 고고싱!
에미리트 팰리스 호텔은 왕궁을 호텔로 만든 곳으로 실내외 장식이 대부분 황금으로 만들어졌어요. 번쩍번쩍 화려한 황금빛에 눈에 부실 지경이더라고요. 뷔페로 식사를 했는데, 요리 종류는 많지 않지만 엄선한 식재료로 만들어 맛있었어요. 특히 예쁘게 만든 케이크와 쿠키 등 디저트 맛이 일품이었지요. 식사 후 현재 건설 중인 인공 섬 사디야트 아일랜드를 둘러봤어요. 사디야트 아일랜드는 루브르 박물관, 구겐하임 박물관 중동 분관이 들어서는 문화특구로 2015년에 완공된다고 해요. 2015년 아부다비에 다시 오면 이곳에서 다양한 예술작품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짧지만 알차게 두바이와 아부다비에서의 3박5일이 이렇게 지나갔습니다. 돌아온 지 열흘이 넘었지만 붉은 사막 모래와 하얀 선인장 꽃이 눈앞에 선합니다. 주메이라 해변의 에메랄드빛 바닷물의 따뜻함도 느껴지고요. 여행 중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가족들과 함께 보다 보면 웃음꽃이 절로 핍니다. 색다른 가족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두바이와 아부다비로 가보세요. 8월이 지나면 우리나라 한여름 정도로 기온이 내려간다고 하니 여행하기에도 좋을 듯해요.

붉은 사막 위의 오아시스 두바이


1 사륜구동 차를 타고 붉은 모래 사막을 드라이브하는 사막 랠리는 두바이 여행의 꽃.
2 사막 근처 베두인 마을에서는 유목민들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
3 중동 최대 쇼핑몰 두바이 몰은 명품, 중저가 패션 브랜드, 리빙숍, 가전용품 숍 등 3천여개 숍이 들어서 있다.
4 에미리트 팰리스 호텔 전경.
5 아부다비의 8성급 호텔 에미리트 팰리스 호텔은 최상급의 식재료만 사용하기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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