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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포커스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완전정복법

2012년 시행, 대입 활용으로 관심 집중

글·오진영 사진·이기욱 기자, REX 제공

2011. 07. 05

내년부터 대입에서 부분적으로 활용되는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이 듣기·읽기·말하기·쓰기 등 4개 영역에 대한 4등급 절대 평가로 치러진다. 이 시험은 올해 중2 학생이 대입 시험을 치르는 2016학년도부터 영어 과목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바뀌는 시험에 대한 궁금증과 준비법에 대해 알아봤다.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완전정복법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0년도 사교육비 총액은 21조6천억원에 이르고 가구당 한 달 평균 소득에서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이른다. 사교육의 90% 가까이가 영어, 수학 등 입시 과목에 들어간다. 이렇게 오랜 기간 많은 돈과 에너지를 투자해 12년을 공부하는데도 영어 실력은 ‘외국인 앞에서 입이 안 떨어지는 수준’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우리나라 영어 교육의 현실이다.
2012년 본격 시행되고 일부 학교에서는 대입에도 활용되는 국가영어능력평가(National English Ability Test)는 이러한 영어 수업 현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국가영어능력평가의 가장 큰 특징은 지금까지 듣기·읽기에 집중됐던 영어 시험이 말하기·쓰기를 포함한 4개 영역 평가로 바뀐다는 것이다. 말하기·쓰기 영역은 직접 영어로 말하거나 서술을 통해 답해야 하고 듣기·읽기는 5지선다형(지금의 수능)이 아닌 4지선다형으로 출제된다.

4개 영역을 4등급으로 채점
국가영어능력평가의 도입은 평가 방식이 먼저 달라져야 학교 영어 수업에 변화가 이뤄진다는 관점에서 출발했다. 지금까지의 영어 수업이 의사소통 능력과는 크게 상관없는 문법 지식 쌓기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수능시험이 문법 지식을 묻는 평가였기 때문이다. 평가 방식이 먼저 바뀌면 거기에 따라서 교육 내용이 달라진다는 사실은 이스라엘이나 싱가포르 등 영어를 외국어로 가르치는 나라에서 이미 시행하고 성과를 거둬 잘 알려진 바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진경애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본부장은 “평가 방식이 말하기·쓰기 능력 강화로 바뀌면 앞으로 의사소통 능력을 키워주는 실용영어 중심의 학교 영어 교육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의사소통 능력 중심의 영어 교육을 하고 싶어도 가장 큰 부담인 수능시험 대비에 집중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던 학교 현장 교육자들의 고민을 정책 차원에서 해결해준다는 것이다.
국가영어능력평가는 2011년 1급(성인용) 2회, 2급과 3급(고등학생용)은 각 3회 시범평가를 실시한다. 고등학생용 시험은 학생의 진로와 필요에 따라 선택 응시가 가능하도록 2급과 3급 두 종류가 있다. 2급 시험은 대학의 기초 학문 영역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영어 사용 능력을 평가하고 3급 시험은 일상생활 및 간단한 업무 상황에서 쓰이는 실용영어 능력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시범 시행 초기에는 2회 응시 기회를 줄 예정이다. 고등학교 3학년 및 대입 희망자는 2급과 3급 시험 중 각자 자신의 진로와 필요에 따라 둘 중 하나를 선택해 2회 응시할 수도 있고 2급과 3급에 각각 1회씩 응시할 수도 있다.
성인용 1급 시험은 2012년부터 일반을 대상으로 정식 시행되며 고등학생용 2·3급은 2012년(2013학년도) 수시모집에서 희망하는 일부 대학 및 학과를 대상으로 시범 활용한 후 그 결과를 반영해 2012년도 하반기에 수능시험 대체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르면 2015년(2016학년도)부터 수능시험을 대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의 성적은 듣기·읽기·말하기·쓰기 각 영역별로 4개 등급(A B C-Pass, F-Fail)이 부여되므로 대학에서는 학교 특성에 따라 영역별 최소 기준 등급을 요구하거나 필요한 영역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발음 평가는 최소화, 생활 문장 위주로 훈련
2급은 듣기·읽기 32개씩, 말하기 4개, 쓰기 2개 등 70문항이다. 3급은 쓰기 문항이 4개다. 시험시간은 전체 1백35분. 듣기와 읽기는 위치 및 도표 정보를 찾거나 그림을 고르는 등의 클릭형 문제가 출제된다.
수능과 달리 읽기에서는 문법 지식을 묻지 않는다. 그 대신 지문을 준 뒤 세부 정보를 파악하거나 빈칸 채우기, 글 순서·목적 찾기 등이 나온다. 말하기는 문제 해결과 그림 묘사 등이 주로 출제된다.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출한 학생을 보여준 뒤 준비시간을 주고 1분간 영어로 묘사하는 식이다. 말하기 2급 문항에는 대학 수학능력에 필요한 발표하기(presentation) 문항도 포함돼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측은 “말하기의 경우, 발음을 평가 항목에서 최소화했고 이해 가능한 수준의 발음을 평가 기준으로 한정해 원어민과 가까운 발음이나 특정 국가의 발음을 평가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고 밝혔다. 쓰기의 경우 2급은 대학 수학능력에 필요한 짧은 에세이 쓰기가 포함되고 3급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되는 이메일 쓰기, 비즈니스 레터 쓰기와 같은 기능문 위주로 구성돼 있다. 말하기·쓰기의 경우 듣기·읽기 시험에 비해 채점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국가영어능력평가는 지금까지의 학교 영어 시험과 달리 IBT(Internet Based Test)를 도입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보완했다고 한다. 기존 지필 시험과 달리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은 일반 학교에 설치된 컴퓨터실에서 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중앙센터 서버에 접속해 시험을 치른다. 듣기·읽기의 경우 선다형 문제이므로 자동 채점이 이뤄지고, 말하기·쓰기는 채점자가 서버에 접속해 온라인으로 채점한다. 각 채점자들은 하나 또는 두 개 유형만을 집중적으로 채점함으로써 전문성을 확보하고 각 답안은 기본적으로 복수 채점을 원칙으로 한다.
국가영어능력평가는 학교 교육 과정과 연계해 출제되기 때문에 학교 수업과 방과 후 수업, EBS 영어교육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교과부는 국가영어능력평가 도입과 함께 초·중·고교 영어 교육 과정도 의사소통 능력에 비중을 두는 방향으로 개정해 오는 8월 고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고등학교에는 기본-일반-심화 과정이 도입된다. 이 중 일반 과정은 ‘영어 과목군’과 ‘실용영어 과목군’으로 나뉘며 각각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2급, 3급과 연계된다. 기본 과정에는 수업을 못 따라가는 학생을 위한 ‘기초영어’ 과목도 신설된다. 새 영어 교육 과정은 중·고등학교의 경우 2013학년도부터 적용된다.
국가영어능력평가 도입과 함께 영어 사교육 붐이 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교과부 측은 “그 어느 사교육 현장보다 학교 영어교사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고 그 내용이 수업에도 반영되고 있으므로 학교 수업만 충실히 하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지난 3년 동안 학교 중심 영어 교육 내실화를 목표로 교사들에게 말하기·쓰기 중심 교육의 연수를 하고,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말하기·쓰기 출제 및 채점 매뉴얼과 평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보급해왔다.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완전정복법




교과부 영어정책과 박상화 연구사 조언!
자기주도학습으로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대비하려면…

교육과학기술부 영어정책과 박상화 연구사는 “시험에서는 비록 듣기·읽기·말하기·쓰기가 분리돼 있지만, 언어 활동은 이 네 가지 기능을 통합적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평소 기능 통합적인 연습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들은 내용을 요약해보거나, 글을 읽고 내용에 대해 질문과 대답을 하는 등의 활동이 이에 해당한다. 평소에는 교과서, 방과후 학습, 무료 웹사이트 등을 활용해 실력을 쌓고, EBS 영어교육방송의 모의평가나 말하기·쓰기 훈련 프로그램을 활용해 대비한다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국가영어능력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듣기 영역 듣기 유형은 크게 ‘적절한 응답 찾기’ ‘주제·제목 파악하기’ ‘내용 일치 여부’ ‘위치·도표 정보 찾기’ 등으로 분류되며, 전반적으로는 수능 듣기 평가와 유사하다. 다만 3급(실용영어) 시험에는 도표·그림을 활용한 문항이 포함돼 있다. 듣기 능력을 향상시키려면 교과서의 듣기 활동과 대화 부분을 꾸준히 반복해서 듣고, 핵심 어휘, 주요 내용을 파악해 메모하거나 받아쓰기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교과서 이외에도 자신의 수준에 맞는 대화나 글을 꾸준히 들어야 하는데 EBS 영어교육방송, 각 시도 교육청 사이버 가정학습 사이트 등에서는 이와 관련된 자료들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읽기 영역 읽기 유형은 ‘주제·요지 찾기’ ‘세부 정보 파악’ ‘빈칸 채우기’ ‘문장 끼워 넣기’ ‘내용 순서 파악’ ‘어구 의미, 지칭 추론’ 등으로 구성된다. 어휘 수준이나 난이도는 기존 수능보다 더 쉬워진다. 가장 큰 특징은 문법 문항이 출제되지 않는다는 점. 따라서 지엽적인 문법 사항보다 글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실질적으로 필요한 기본 문법과 핵심 구문을 중심으로 학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존 수능보다 지문이 길어지기 때문에 속독으로 많이 읽는 연습을 해야 하며 모르는 것이 있더라도 문맥을 통해 유추해보는 습관을 들이고, 주제문이나 핵심 어휘 등을 표시하며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말하기 영역 말하기 유형은 ‘연계 질문에 답하기’ ‘문제 해결하기’ ‘그림 묘사하기’ ‘발표하기’ ‘그림 보고 질문에 답하기’가 있다. 교과서에서 다루는 말하기 과제를 수행할 정도면 충분히 답할 수 있는 수준이다. 따라서 어휘, 어구, 문장 단위의 말하기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하며 문단 단위로는 같은 주제나 소재에 관해 문장의 수를 늘려나가며 말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발음을 평가의 항목에서 최소화했으므로 다소 부정확한 발음이라도 표현 연습을 많이 해봄으로써 영어 말하기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경우 문자나 텍스트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영어로 말할 때도 글을 보고 읽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진정한 의미의 말하기 연습이 아니다. 텍스트에 의존하지 않고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기초 단계에서는 많이 쓰이는 구문과 표현을 암기하고 이를 바탕으로 어휘나 어구 또는 내용을 바꿔가며 연습을 함으로써 표현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심화 학습자는 독서 토론이나 다소 긴 발표 등으로 말하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좋다.

쓰기 영역 쓰기 문항 유형은 ‘조건제시형 글쓰기’ ‘짧은 에세이 쓰기’ ‘그림 묘사하기’ ‘편지 쓰기’ 등이 있다. 쓰기 3급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되는 문자메시지 보내기나 이메일 쓰기와 같은 기능문 위주로 구성돼 있고, 쓰기 2급은 특정 정보가 주어진 상태에서 약간의 의견을 추가해 글을 쓰는 정도의 문항이 출제된다. 쓰기 평가는 컴퓨터를 통해 답을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영문 타자를 익혀야 한다.
문장이나 문단 단위에서 검토와 교정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쓰기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특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쓰기 자동 첨삭 프로그램(http://marble.cnu.ac.kr/~kice /StarSun/kjoolee.php)을 이용하면 중3 수준까지 문장 단위의 교정, 첨삭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자신이 스스로 오류를 수정하거나 보다 적합한 표현을 쓰려고 노력하면 학습한 내용을 오래 기억하고 내재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신이 알고 있는 단어와 표현을 활용해 자기 소개하기, 가족 소개하기, 나의 취미 등 특정한 주제나 소재에 대해 짧은 글을 쓰거나 영어 일기를 꾸준히 쓰는 것도 좋다.


★ 국가영어능력평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교과부 영어교육정책 웹사이트(english.go.kr),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웹사이트(kice.re.kr), EBS 영어교육방송 웹사이트(ebse.co.kr)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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