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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TERIOR SPECIAL

대가족의 집

삼대가 모여 사는 집 vs 세 자매 하우스

기획·강현숙 기자 사진·현일수 기자

2011. 05. 04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려 과거로 가면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 등 삼대 이상의 대가족이 한데 모여 왁자지껄 사는 집이 많았다. 요즘은 부모와 한두 명의 자식들로 단출하게 사는 집이 일반적인 추세. 삼대가 한집에 살고 세 자매가 모여 살며 돈독한 정을 나누는 러브 하우스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고 가족 간의 사랑과 정이 가득하다.

>>> Love House 01. 삼대가 함께 사는 폴의 골목

대가족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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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폴의 골목’에 사는 삼대 가족. (1층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막내아들 박철양씨, 노모 최한규씨와 친구 분, 며느리 김혜경씨와 이 집의 상징인 골든 리트리버 폴, 둘째 딸 부부 박경숙·박강호씨. (2층 왼쪽부터) 셋째 사위 박종민씨와 아내 박경옥씨, 박경숙씨의 딸 박고은씨와 사위 김동민씨.
2 정원 가꾸기가 취미인 둘째 딸 부부 박경숙·박강호씨 부부는 이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으로 ‘정원’을 꼽았다. 봄이 되면 부부는 마당에 꽃을 심고, 화분갈이도 하고, 돌담장도 쌓는 등 봄맞이 단장으로 바쁘다.
3 황토방 ‘소소재’에서 차 마시며 담소 나누는 막내아들 부부 박철양·김혜경씨 부부는 2년에 걸쳐 직접 지은 별채 ‘소소재’를 가장 아낀다. 현재 펜션으로 이용 중이다.
4 자연과 어우러진 여유로운 환경이 좋다는 손녀딸 부부 박고은씨와 김동민씨는 탁 트인 자연경관과 가족 분위기에 반해 처가살이를 선택했다. 각박한 서울생활에서 일찌감치 벗어난 부부는 또래보다 좀 더 여유 있는 마음으로 자연과 어우러지는 법을 배우고 있다.
5 가구 만드는 남편과 그림 그리는 아내, 셋째 딸 부부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구 만들기를 시작했다는 박종민씨는 쉬는 날이면 집안 안팎으로 필요한 가구를 직접 만드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 회화를 전공한 아내 박경옥씨는 전원으로 내려온 후 자연을 벗 삼아 그림 그리는 일이 더 즐거워졌다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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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거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1층의 거실 전경. 실내를 전부 입식으로 꾸미면 답답하고 팔순 노모를 고려해 좌식으로 꾸몄다. 창을 크게 내 아름다운 주변 풍광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2 박철양·김혜경씨 부부는 안방을 어머니께 드리고, 복층으로 된 방을 부부가 사용한다. 1층은 바느질로 소품을 만드는 김씨의 작업공간이고, 2층은 부부 침실이다. 특히 부부 침실은 통창으로 돼 있어 사계절의 풍경을 그림처럼 감상할 수 있다.

경기도 양평에 열한 명의 사람과 세 마리의 강아지가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는 집이 있다. 애교 넘치는 강아지 ‘폴’의 이름을 따서 ‘폴의 골목’이라 명명한 곳으로, 1대 노모 최한규씨(87)를 중심으로 3대에 걸쳐 네 가족이 살고 있다. 둘째 딸 부부 박경숙씨(56)와 박강호씨(56), 셋째 딸 부부 박경옥씨(53)와 박종민씨(56), 막내아들 부부 박철양씨(51)와 김혜경씨(49)가 2대 구성원들. 3대는 박고은(30)·김동민씨(35) 부부와 박준수씨(26), 막내 박승윤씨(21)가 있다. 이렇게 대가족이 한 울타리 안에서 보금자리를 마련한 계기는 의외로 단순하고 즉흥적이다. 몇 년 전 친지 결혼식이 있어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였는데, 양평에 땅을 구입했다는 둘째 딸 박경숙씨의 말에 모두가 시골에서 사는 게 좋겠다며 이구동성으로 원했고, 행동파로 불리던 이 집의 며느리 김혜경씨의 적극적인 추진력으로 집을 짓게 됐다.
김씨는 집을 짓기 위해 건축가 서용근씨에게 ‘폴의 골목’ 설계를 부탁했다. 많은 수의 가족이 한데 사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조화를 이루되 각자의 생활을 보장하는 것이었다. 가족의 요구에 따라 3개 동이 지어졌고 각 동은 2층의 야외 데크와 연결됐다. 1층은 각 가족의 주거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내부와 외부로 연결된 2층은 펜션으로 활용하고 있다.
피를 나눈 형제라도 수십 년을 따로 살아왔던지라 처음 1, 2년은 힘든 점도 많았다. 하지만 다들 성격이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라 슬기롭게 풀어가며 때론 이웃처럼, 때론 가족처럼 3년의 시간을 알콩달콩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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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기슭에 자리한 ‘폴의 골목’. 3개 동으로 이뤄졌으며 1층은 주거 공간, 2층은 펜션으로 활용하고 있다. 나무와 돌, 흙이 어우러진 건물이 자연과 조화를 이룬다.
2 각 동이 하나로 연결된 2층 데크. 펜션을 이용하는 손님들을 위해 만든 2층 데크의 바비큐 시설은 가족의 파티 장소로 종종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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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션의 주방. 남편 박철양씨가 나무로 직접 만든 테이블과 싱크대는 아늑하고 푸근한 분위기를 낸다. 자작나무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만든 ‘자작나무 기둥’은 주방의 포인트로 내추럴한 느낌을 준다.

‘폴의 골목’에서 누리는 아름다운 하룻밤
가족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폴의 골목’ 펜션. 입소문을 타고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주말에는 항상 예약이 꽉 찬다. 짧은 시간이지만 새소리, 물소리, 바람 소리를 들으며 보내는 휴식을 사람들이 꽤 좋아한다고.
아궁이에 황토, 한지 벽지, 나무를 활용한 소품으로 꾸민 황토방 ‘소소재’는 처음에는 박철양·김혜경씨 부부가 쓰려고 했으나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좋아 펜션으로 사용하게 됐다. 여러 번 뜯어내며 완성한 아궁이, 네 번이나 한지를 덧붙인 벽, 부부의 아이디어로 꾸민 욕실과 주방 등 공간마다 다양한 스토리와 사연이 담겨 있어 펜션을 보면 자식 같은 기분이 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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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방은 황토벽에 한지를 붙이고, 고재목으로 찻상을 마련해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차를 마실 수 있게 꾸몄다. 창문과 방석 등은 김혜경씨가 직접 바느질해 만들었다.
2 욕실 역시 부부가 심혈을 기울여 꾸민 공간이다. 나무 소재를 사용해 따뜻함을 더했다. 고전과 모던의 조화가 돋보이는 공간이다.

진행·김수영<프리랜서>

>>> Love House 02. 세 자매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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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같은 모양의 집 세 채가 나란히 지어진 ‘세 자매 하우스’의 외부 전경.
2 서로에게 친구이자 엄마, 언니 노릇을 하며 정을 나누는 세 자매. 왼쪽부터 둘째 박종애씨, 첫째 박종옥씨, 셋째 박종설씨.
3 5 두 동으로 나뉜 각각의 집 가운데에는 데크가 있고, 데크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2층과 연결된 미니 정원이 나온다. 봄이면 예쁜 꽃이 피고 나무가 우거져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
4 집 뒤편에서 바라본 모습. 집 곳곳에 크고 작은 창을 설치해 집 안 가득 따스한 햇살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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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은은한 원목 바닥이 따뜻해 보이는 거실 전경. 세 자매 하우스의 안방마님들은 틈날 때마다 한데 모여 담소를 나누며 우애를 돈독히 한다.
2 2층에 자리한 둘째 박종애씨 집 주방은 원목 소재 바닥과 천장, 원목으로 마감한 싱크대 등이 어우러져 내추럴한 분위기를 풍긴다.

탄현면에 자리한 헤이리 예술마을에 가면 같은 모양의 집 세 채가 나란히 지어져 있다. 일명 ‘세 자매 하우스’라 불리는 곳으로, 6녀1남 중 첫째 박종옥씨(61), 둘째 박종애씨(59), 셋째 박종설씨(56) 가족이 한데 모여 산다.
세 자매가 헤이리 예술마을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데는 셋째 박종설씨의 역할이 컸다. 봉산탈춤 이수자인 남편 김성해씨(59)와 함께 헤이리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그는 처음에는 이곳에 집과 탈 박물관, 야외 공연장 등을 세울 계획이었다. 하지만 막상 땅을 마련하고 준비를 하다 보니 외진 환경이 고민이 됐고, 그러던 중 헤이리에 관심을 보이던 두 언니와 의기투합해 함께 집을 짓고 2006년 이사했다.
세 자매 하우스의 특징은 ‘따로 또 같이’ 지어졌다는 것. 2층 규모로 같은 구조의 집 3채를 지어 가족별로 독립성을 보장했고, 각각의 집과 집 사이에는 현관과는 별도로 옆집으로 갈 수 있는 문을 설치해 왕래가 자유롭다. 1층에는 현관과 작은 거실, 방, 서로의 집을 오갈 수 있는 유리문이 설치돼 있고, 2층에는 침실과 거실, 주방이 있다. 각각의 집 가운데에는 데크가 있고, 데크는 계단을 통해 2층과 연결된 미니 정원으로 이어지며 세 집은 다시 미니 정원으로 연결된다.
이사 후 세 자매의 우애는 더욱 돈독해졌다. 틈날 때마다 미니 정원에 모여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바비큐 파티를 하는 등 가족 간의 정을 나눈다. 세 집 모두 자식들이 분가해 부부끼리 살고 있지만 심심하거나 외롭지 않다고. 때론 친구처럼, 때론 엄마처럼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세 자매의 집에는 늘 행복한 웃음꽃이 가득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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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둘째 박종애씨 집 1층에 자리한 서재. 벽의 두면에 붙박이 형태로 책장을 짜 넣어 도서관처럼 책을 정리했다.
2 박종애씨의 1층 거실은 다양한 수집품이 장식돼 있어 마치 박물관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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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벽은 화이트 컬러로 마감하고 창과 바닥, 천장은 밝은 톤의 원목을 사용해 집이 한층 넓어 보인다.
2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계단. 밝은 원목으로 마감해 따뜻하고 화사해 보인다.
3 둘째 박종애씨의 정갈하고 단정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공간. 수집한 그릇과 컵, 병 등을 깔끔하게 정리해 갤러리처럼 연출했다.
4 지난해 작고한 박종애씨의 남편이자 대구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했던 최충식씨의 미술 작품. 은은한 색감이 거실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든다.
5 독특한 모양의 수집품은 밋밋한 거실에 활력을 주는 일등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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