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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lywood News

엘리자베스 테일러 보랏빛 눈 영원히 감다

글·이윤재 사진제공·REX

2011. 04. 28

엘리자베스 테일러 보랏빛 눈 영원히 감다


20세기를 유혹했고, 사랑을 사랑했던 미국 여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3월23일(현지 시간) 79세로 타계했다. 전 세계 미디어는 그를 “할리우드 최후의 여신”이라고 칭송했다. 마른 체형을 선호하는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면 다소 풍만한 몸매였지만 그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20세기 대중문화의 아이콘이자 만인의 연인이었다.
“나는 여성의 육체와 아이의 정서를 갖고 있다(I have a woman’s body and a child’s emotions)”고 말한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7명의 남자와 살았고 여덟 번 결혼했다. 일곱 번은 이혼이고 한 번은 사별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테일러의 남편들을 가리켜 “하루살이 배우자들(ephemeral spouses)”이라고 조소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테일러는 늘 솔직하고 당당했으며 거침이 없었다. “태양이 떠오르면 나는 다시 도덕군자가 된다(When the sun comes up, I have morals again)”라고 했는데, 이를 바꿔 말하면 “나는 해가 지면 다시 마음껏 사랑을 한다”가 된다. 그의 당당함은 이 말에서 잘 드러난다. “나는 오직 나와 결혼한 남자들과만 잠자리를 같이했다.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이런 주장을 할 수 있을까(I’ve only slept with men I’ve been married to. How many women can make that claim)?” 테일러의 사전에는 ‘부적절한 관계’와 같은 억지 완곡어법은 없었다.

“다 가졌지만 내일은 갖지 못했다”
테일러는 영화 ‘버터필드8(Butterfield 8)’(1960)에서 매춘부 역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고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Who’s Afraid of Virginia Woolf?)’(1966)로 또다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영화에 대한 열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매사가 나를 신경질 나게 한다. 영화 만드는 일을 제외하고 말이다(Everything makes me nervous - except making films).” 4시간이 넘는 대작 ‘클레오파트라’(1963)를 찍을 때 “영화 한 편 찍는 데 1백만 달러를 준다는 멍청이가 있다면, 나는 그것을 거절할 얼간이는 분명히 아니다(If someone’s dumb enough to offer me a million dollars to make a picture, I’m certainly not dumb enough to turn it down)”라고 했다. 당시 그는 1백만 달러의 출연료를 받는 최초의 할리우드 여배우였고, 리처드 버튼은 25만 달러를 받았다.
그럼에도 테일러는 이 영화에 대해 묻자 “사실 클레오파트라에 대해 기억나는 게 별로 없다. 많은 다른 일들이 진행되고 있었다(I really don’t remember much about Cleopatra. There were a lot of other things going on)”라고 고백했다. 영화 촬영장에서 안토니우스 역을 맡았던 리처드 버튼과 사랑에 빠졌으니 영화는 뒷전이었던 것. 둘 다 배우자가 있었지만 이들은 1964년 결혼해 1974년에 이혼했다. 이후 1975년 10월 재결합했으나 다시 이혼했다. 헤어지며 테일러는 “리처드 버튼을 영혼을 다해 사랑한다. 그러나 우리는 함께할 수 없다(I love Richard Burton with every fiber of my soul, but we can’t be together)”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테일러는 39세의 나이로 할머니가 됐다. 4자녀와 10명의 손자, 4명의 증손자가 임종을 지켰다. “나는 대단히 헌신적인 아내다. 아니 나는 헌신적이어야 한다. 너무 자주 결혼했기 때문이다(I am a very committed wife. And I should be committed too - for being married so many times)”라는 말에서 삶에 대한 자조도 느껴진다. 그러나 “나의 열정이 나를 지배한다고 항상 인정한다(I’ve always admitted that I’m ruled by my passions)”고 할 만큼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한 배우였다.
8번의 결혼, 50편의 영화, 2번의 아카데미상, 100번의 수술, 3억6천만 파운드의 재산. 이것이 그의 인생 스펙이다. 그럼에도 테일러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내가 모든 것을 다 가졌다’고 말하나, 여기에 대한 나의 답은 이렇다. 나는 내일을 가진 적이 없다(When people say, ‘She’s got everything’, I’ve got one answer - I haven’t had tomorrow).”

밑줄 긋고 싶은 리즈의 말 말 말

It’s not the having, it’s the getting(중요한 것은 소유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고, 얻는 데 있다).
Success is a great deodorant. it takes away all your past smells(성공은 탈취제와 같은 것. 성공은 지나간 인생의 모든 불쾌한 냄새를 탈취해간다).
I feel very adventurous. There are so many doors to be opened, and I’m not afraid to look behind them(나는 대단히 모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열어야 할 문이 부지기수지만, 문 안에 무엇이 있든 두렵지 않다).
You find out who your real friends are when you’re involved in a scandal(비난 속에서 스캔들에 휘말렸을 때 비로소 진정한 친구가 누군지 안다).


이윤재씨는…
‘대통령의 영어’ ‘고품격 영어상식 칼럼 100’ ‘영어 에세이 상식사전’ ‘내 손안의 영어를 위한 명(名)문장 명(名)표현’ 등의 저서를 통해 품위 있는 영어 구사를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표현들을 소개했고, 각종 매체에 영어칼럼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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