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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집중 기획 ③

재벌드라마 데자부 4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

글·김명희 기자 사진·퓨쳐원 & CJE & M제공

2011. 04. 15

‘로열패밀리’ ‘마이더스’에는 재벌의 실제 이야기를 옮겨놓은 것 같은 장면이 많다. 이런 설정은 드라마를 감상하는 또다른 묘미. 현실과 허구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드라마 속 에피소드를 짚어본다.

1 순환출자 · 후계구도

재벌드라마 데자부 4


‘로열패밀리’ 2회에서 공순호 여사(김영애)는 자식들을 모아놓고 지주회사 전환에 관해 설명한다. JK가 다른 그룹에 비해 내부 지분 비율이 월등히 높긴 하지만 외국 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과 자식들간 불미스러운 후계 경쟁 등에 대비해 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는 것. 그의 구상을 보면 JK그룹 각 계열사는 순환출자 구조로 맞물리고 그 중심에는 JK클럽이 있다. 문제는 지주회사 전환에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데 이 과정에서 세금이나 비자금 등 불법적 요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삼성이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매각 등으로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을 받았던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2 워커홀릭에 미모까지 출중한 딸

재벌드라마 데자부 4




JK그룹 유능한 막내딸 조현진(차예련)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닮았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맏딸 이부진 사장은 경영 전면에 나선 재벌가 딸 가운데서도 가장 주목받는 인물. 출산 3일 만에 회사에 출근하고, 새벽에 직원들에게 업무에 관한 이메일을 보내는 등 일에 관해서는 독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열정적이다.
극중 현진 역시 오너의 딸이라는 후광에 의존하지 않고 사업 수완을 배우고자 새벽에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경매를 배우는 등 바닥부터 차근차근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지훈(지성)이 “재벌은 유전자가 따로 있나 보다”라고 하자 현진은 “5만원짜리 고등어 한 박스나 3백억짜리 두바이 공사나 결국 원리는 같아. 시의적절한 베팅! 여자라서 배포 없다는 말, 딱 싫어”라고 받아친다. 차예련은 또 예전부터 이지적이고 차분한 외모 면에서도 이부진 사장과 닮은꼴로 주목받아 절묘한 캐스팅이라는 평.

3 아들 친권 포기하는 대신 위자료 50억원?

재벌드라마 데자부 4


‘로열패밀리’ JK그룹의 오너 공순호 여사는 아들이 사망한 뒤 눈엣가시 같던 며느리 김인숙(염정아)을 쫓아내면서 친권을 포기하는 대가로 위자료 50억원을 제시한다. 이는 2003년 배우 고현정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이혼할 당시 친권을 포기하고 거액을 받았다는 소문과 유사하다. 소문이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김영희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은 “재벌가에서는 가끔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친권을 포기하는 건 법률적으로 효력이 없다. 이재만 변호사는 “친권은 사적으로 포기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재벌가에서 이혼할 때 배우자에게 친권 포기 각서를 받는 건 “향후 아이에 관한 권리를 행사하지 않겠다는 마음의 다짐을 받는 정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김인숙은 남편의 갑작스러운 사망 뒤 시집에 맞서고 결국 경영자로 성공한다. 이런 모습은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과 비견된다. 현 회장은 지난 2003년 남편 정몽헌 회장을 갑자기 잃고 주부에서 그룹 회장으로 부임한 뒤 여러 난관에도 두둑한 배짱으로 그룹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 제작진은 “실제 인물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며 극중 캐릭터가 재벌가의 특정 인물과 연결되는 것을 경계했다.

4 야구방망이로 때린 뒤 매 값 2천4백만원
‘마이더스’에서 유인혜(김희애)의 둘째 오빠 유성준(윤제문)은 전형적인 보스형 재벌 2세. 다혈질에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드라마에는 성준이 회사 자금을 횡령해 달아난 부하직원을 붙잡아 폭행하는 장면이 나온다. 성준은 횡령한 자금 8억원 중 2천4백만원이 회수되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은 뒤 “감방 가는 것보단 매 값으로 때우는 게 낫지?”라며 주먹으로 부하직원의 얼굴을 때린다. 이는 지난해 매 값 폭행으로 구설에 오른 물류업체 전 대표 최철원씨를 떠올리게 했다. 그는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던 직원을 사무실로 불러 알루미늄 야구방망이로 때린 뒤 2천만원을 건네 물의를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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