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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학교가 좋아요

온종일 돌봄교실

우리 집 같은 학교, 엄마 같은 선생님!

글·정혜연 기자 사진·박해윤 기자

2011. 03. 30

맞벌이·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를 위해 국가가 팔을 걷고 나섰다. 전국 1천 개 초등학교에서 신청자에 한해 1~3학년 학생을 온종일 돌봐주는 ‘돌봄교실’ 운영체제를 갖추기로 한 것. 올해부터 시행된 돌봄교실 중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천하고 학부모 만족도도 높은 서울 관악구 신성초등학교를 찾아갔다.

온종일 돌봄교실


초등학교 저학년 정규 수업이 끝난 오후 1시, 별관 한 교실 창문 밖으로 아이들의 떠들썩한 소리가 새어나온다. 예닐곱 명씩 팀을 만들어 앉은 아이들은 즐겁게 그림을 그린 뒤 차례로 자신의 작품을 친구들에게 설명한다. 맞은편에 앉은 팀은 종이공작놀이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교실 밖은 아직 쌀쌀한데 교실 안은 바닥까지 따뜻하게 난방이 들어왔다.
3월 중순에 찾은 서울 관악구 신성초등학교의 ‘온종일 돌봄교실’의 풍경이다. 이곳은 올해부터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하는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 시행에 맞춰 ‘꿈초롱반(신성초등학교 돌봄교실의 별칭)’을 운영하고 있다. 온종일 돌봄교실은 지난해까지 방과 후에만 운영했던 ‘초등 돌봄교실’ 서비스를 확대한 것으로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학교에서 아이들을 돌봐주는 정책이다. 교과부는 올해 전국 1천 개 학교에 이 같은 시설을 마련했다. 서울·경기에 4백93교, 부산 1백19교 등이 운영에 들어갔는데 선정된 학교마다 인건비와 운영비로 5천만원이 지급됐다.
신성초등학교는 2007년부터 별관 2층 2개 교실에 시설을 갖춰놓고 저소득층·맞벌이·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방과 후에도 학교에 머무를 수 있도록 돌봄교실을 운영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온종일 돌봄교실 운영학교로 선정되면서 지원금으로 시설을 보완했다. 아이들이 하루 종일 머물러도 편안하고 안전하게 느낄 수 있도록 2천만원을 들여 교실 리모델링을 하고, 방학에도 끼니때마다 새로 밥을 지어 따뜻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1천만원을 들여 교실 한켠에 조리대를 설치했다. 인터넷 강의를 들을 수 있는 PC와 시청각 시설도 구비했다.
현재 이 학교의 돌봄교실 학생 수는 총 21명으로 1~3학년생 20명과 6학년 한 명이 이곳에서 함께 지낸다. 신성초등학교 남미애 교장은 “돌봄교실에 아이를 맡기는 학부모와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갖는데 한 분도 빠짐없이 참석한다. 다문화 가정도 많은데 그중 필리핀 출신 학부모는 살며시 다가와 정말 감사하다고 말할 정도로 돌봄교실을 마음에 들어 한다”며 학부모 반응을 설명했다.

온종일 돌봄교실


신성초등학교 돌봄교실 학생들의 일과는 오전 6시30분에 시작된다. 일찍 출근하는 부모가 아이를 학교에 맡기면 1층 급식실에 준비해놓은 아침식사를 먹고, 각자 원하는 프로그램에 들어간다. 활동적인 아이들은 체육교실에서 운동을 하거나 음악 줄넘기를 하고, 정적인 아이들은 펠트 공예나 하모니카 수업을 듣기도 한다. 이 같은 프로그램은 참가 희망을 밝힌 두 명의 교사가 지도하고 있다. 몸이 아프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담당 교사가 상주하는 도서실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정규 수업시간이 시작되면 아이들은 각자 반으로 돌아가 수업을 듣고, 수업이 끝나면 모두 돌봄교실로 모인다. 이곳에는 학교 교사 이외에 돌봄교실 전담 운영을 위해 채용된 보육교사가 아이들을 돌본다. 보육교사 자격증과 유치원 정교사 자격증 등 각종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보육교사는 학교 교사들과 상의해 연간 지도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하고 알차게 구성하고 있다. 아이들은 한 학기 동안 격일마다 영어와 한자를 익히고 매일 수학공부, 독후활동, 퍼즐 맞추기, 색종이 접기 등을 학년별로 배운다.

짜임새 있는 학습지도, 균형 잡힌 식단
학부모들이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부분은 학습·놀이 교육 이외에도 아이들이 인성을 갖추도록 지도한다는 점. 남미애 교장은 “맞벌이 부부나 한부모 자녀들은 부모의 돌봄을 충분히 받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보육교사는 아이들이 식사 예절을 갖추고 정리 정돈하는 습관을 들이며 공중도덕을 지키는 등 올바른 어른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모가 아이들을 보육시설에 맡길 때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아무래도 식사일 수밖에 없다. 돌봄교실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영양가 높으면서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 식단을 학부모에게 공개하고 그에 따라 제공한다.
돌봄교실은 방학 때도 운영한다. 운영시간도 학기 중과 마찬가지이며 학년별로 보육교사와 함께 방학과제를 한다. 또 박물관이나 공연 등 체험학습도 진행하는데, 지난 여름방학에는 어린이 연극을 관람한 뒤 놀이시설에서 다 같이 놀이활동을 하는 등 아이들에게서 “오랜만에 보고 싶었던 공연도 보고 특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는 평을 들었다.
신성초등학교는 지역사회와 협조체제를 갖춰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에서 문화예술교육지원을 받아 전래놀이 무용지도를 받고,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동행도우미가 주 2회 학교로 방문하도록 해 종이접기 등 창의미술 수업을 지도하고 있다. 남미애 교장은 “고품질 맞춤식 교육을 표방해 돌봄교실 아이들이 일반 학원을 다니는 것보다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 그 덕분에 부모님들이 마음 놓고 아이들을 맡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신성초등학교 돌봄교실의 한 달 교육비는 별도 급식비 없이 5만원. 학교별로 차이가 나지만 보통 6만원 선이며 기초생활수급대상자는 면제된다. 돌봄교실은 등록을 원하는 학생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며, 지정학교는 거주지 시·도교육청에서 확인 가능하다.



온종일 돌봄교실

1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도록 실내 놀이시설을 설치했다. 2 인터넷 강의를 들을 수 있는 PC시설. 3 방학 때는 이곳에서 직접 밥을 지어 아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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