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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의 연인? 만인의 연인! 탕웨이

글·정혜연 기자 사진·조영철 기자

2011. 03. 08

고양이를 연상케 하는 눈매, 170cm가 넘는 훤칠한 키, 호리병 같은 몸매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력이 좌중을 압도한다. 지난 2월 중순 서울 왕십리 한 영화관에서 중국 여배우 탕웨이(32)가 관객 앞에 섰다. 영화 ‘만추’의 홍보 차 한국을 방문한 그는, 이날 자신의 이미지에 걸맞은 붉은 드레스를 입어 사람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았다. 의외로 호탕한 성격의 소유자인 탕웨이는 한국어로 또박또박 “안녕하세요. 탕웨이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탕웨이를 이야기하려면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국내외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는 이안 감독의 영화 ‘색, 계’로 단번에 신데렐라가 됐기 때문. 영화에서 친일 괴뢰정부의 첩보장교에게 접근했다가 격정적 사랑에 빠지는 미녀스파이 역을 맡았던 탕웨이는 량차오웨이(양조위)와 파격적인 정사 장면을 거리낌 없이 선보여 화제가 됐다. 스물여덟 늦은 나이에 첫 출연작에서 기성 배우들을 뛰어넘는 흡인력을 선보인 덕분에 그해 대만 금마장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정부로부터 상하이 친일정부를 미화했다는 이유로 중국 내 활동 금지 명령을 받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한국 스태프와의 작업,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듯

4년 뒤 탕웨이는 그간의 공백을 깰 작품으로 한국의 김태용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 ‘만추’를 선택했다. 이 작품은 1966년 이만희 감독이 만든 영화로 모범수인 여인이 감옥에서 나왔다가 우연히 위조지폐범을 만나 열차 안에서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태용 감독의 ‘만추’는 장소를 미국 시애틀로 옮겨 불안한 남녀의 아슬아슬한 사랑을 그대로 그려냈다. 탕웨이에게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묻자 “나도 모르는 사이 여주인공 애나에게 흠뻑 빠져들었을 정도로 매력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영화 제의가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호기심이 생겼어요. 외국 사람들과 외국어로 소통하며 함께 일하는 느낌이 어떨지 궁금했죠. 시나리오를 받아서 읽었는데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영화 한 편을 찍은 것처럼 머릿속에 장면들이 연상될 만큼 느낌이 좋았어요. 말 못할 사정을 안고 살아가는 애나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점이 저를 자극하기도 했고요.”

현빈의 연인? 만인의 연인! 탕웨이


탕웨이는 애나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맨얼굴로 출연해달라는 감독의 요구에도 선뜻 응했다. 여배우로서는 힘든 결정일 수도 있지만 그는 작품을 위해 맨얼굴을 결심했고, 촬영 도중 유분이 생겨 얼굴에 광택이 흐르자 중간중간 이를 닦고 촬영하는 열의까지 보였다.
영화 ‘만추’는 현빈의 출연으로 화제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탕웨이는 한국에 불고 있는 ‘현빈 열풍’을 의식한 듯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저도 중국에서 ‘시크릿 가든’을 모두 봤을 정도로 현빈씨의 팬이에요. 오늘도 아마 제가 대답을 짧게 해야 많은 분이 현빈씨의 이야기를 더 들을 수 있겠죠(웃음).”
두 사람이 시애틀에서 처음 만났을 때는 굉장히 어색한 사이였다고 하는데 이날 둘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웃음을 터뜨리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작품을 위해 초반에는 현빈이 일부러 탕웨이에게 말을 걸지 않고 시선을 피하는 등 철저히 외면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가까워져 동료애를 과시하는 사이가 됐다고. 탕웨이는 그에 대해 “말이 없어 처음에는 무뚝뚝한 줄 알았는데 차츰 영화를 찍으면서 어떤 일이건 진실되게 도와주려는 그의 모습에서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마음을 담아 말하려고 노력했어요. 현빈씨뿐만 아니라 김태용 감독님과도 그런 식으로 대화하다 보니 어떤 의도로 말씀하시는지 알겠더라고요. 시간이 갈수록 애나라는 인물에 더욱 깊이 빠져들었고 촬영이 끝난 후에도 진한 여운이 남았죠. 아마도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것만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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