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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Global Talk

중국: 물가 상승으로 점점 초라해지는 아이들 식판

글·이수진

2011. 02. 10

중국: 물가 상승으로 점점 초라해지는 아이들 식판


중국은 초·중·고등학교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급식은 유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선택사항이기 때문에 급식을 원하지 않으면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이 경우 도시락을 싸가거나 집이 가까운 경우 점심시간에 집에 가서 먹고 오기도 한다.
최근 중국 교육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학생의 90%가량이 학교 급식을 이용한다. 급식비는 끼니당 4위안(6백80원)~17위안(2천9백원) 선으로, 학교와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크다. 학교급식은 학교가 자체적으로 구내식당을 운영하거나 외주를 주는 경우와 급식전문회사로부터 점심 도시락을 공급받는 시스템 등으로 나뉜다. 이들 식당 및 급식전문회사의 선정은 공개입찰을 통해 결정된다. 일반적인 점심메뉴는 대략 5가지로 쌀밥이나 면 등 주식과 함께 고기류 2가지와 채소 반찬 1가지를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국이 곁들여진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2냥(75g), 고학년은 3냥(113g)의 공기밥이 표준이고 원하는 만큼 더 먹을 수 있다. 학교에 따라 우유나 과일 등을 간식으로 주기도 한다. 이 밖에 각 학교는 주간 식단표를 공개하는 한편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학생들이 골고루 먹는 식습관을 키울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학교급식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가파른 물가상승세 때문에 아이들의 밥상이 갈수록 초라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올해의 한자’로 ‘장(·오르다)’자가 꼽혔을 만큼 물가가 상승하자 학생들의 점심 식사 질까지 떨어지는 형편이다. 이에 대한 학생 및 학부모, 학교 측의 대처방안도 갖가지다.

학교 식단 부실해지자 노점 간식 불티나

중국: 물가 상승으로 점점 초라해지는 아이들 식판

중국은 물가 상승으로 급식의 질이 저하돼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우선 점심 때마다 부모가 직접 학교로 도시락을 나르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손자 손녀의 도시락을 가져다주려고 점심시간 30분 전부터 교문 앞에 모여드는 풍경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교문 앞에서 아이들에게 점심을 먹이는 일부 학부모들의 극성에 대해 “과잉보호가 아이들을 나약하게 만든다”는 비판이 우세했지만 요즘에는 자칫 성장기 아이들이 배를 곯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더 높아졌다.
또 밥 먹고 돌아서면 배가 고파지기 일쑤인 중고등학교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학교 주변 식당에서 쉬는 시간에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것이 유행이다.
“점심을 먹은 직후에는 그럭저럭 괜찮은데 오후에는 또 배가 고파요. 5교시 끝나고 쉬는 시간에 한 그릇에 15위안(2천5백원) 정도인 쇠고기 덮밥을 시켜 친구와 나눠먹으면 출출할 때 딱이죠.”
중학교 2학년인 학생의 말이다. 위생 문제 등을 우려한 일부 학교가 이 같은 음식 배달을 금지하면서 쉬는 시간마다 교사들이 순찰을 도는 학교도 등장했다. 이 밖에 하굣길이나 쉬는 시간에 학교 부근 노점상들이 밀가루 반죽 안에 달걀이나 고기, 채소를 넣어 파는 젠빙이나 관빙, 꼬치 등이 불티나게 팔린다. 하지만 이들 음식은 식품 안전 및 위생 등의 측면에서 또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학교에서는 학부모회와 학교 측이 공동으로 회의를 열어 이미 책정된 급식비를 일부 올려 현실화했다. 또 다른 학교에서는 외주를 준 식당의 수도, 전기, 가스요금을 인하해주는 방식으로 식재료 원가 상승분을 보전해 주는 등 아이들의 식사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수진씨는…
문화일보에서 14년 동안 문화부, 산업부, 경제부 기자로 일하다 지난해부터 중국 국무원 산하 외문국의 외국전문가로서 인민화보 한글판 월간지 ‘중국’의 한글 책임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중1, 초등 5학년 아들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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