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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COOKING INTERVIEW

샤이아99 셰프 김호진이 차린 찬란한 식탁

“추억을 안겨주는 요리 만들고 싶어요”

글 김유림 기자 진행 조윤희 사진 지호영 기자 || ■ 헤어&메이크업 순수(02-515-5575) ■ 코디네이터 문진아

2010. 07. 20

김호진이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하기 시작했다. 집에서야 늘 연출하던 풍경이지만 ‘셰프’라는 타이틀을 달고 손님을 위한 음식을 만드는 건 이번이 처음. 서울 후암동 소월길에 있는 파란색 대문의 레스토랑 샤이야99에서 그의 또 다른 인생이 펼쳐지고 있다.

샤이아99 셰프 김호진이 차린 찬란한 식탁


안심샐러드

샤이아99 셰프 김호진이 차린 찬란한 식탁


준비재료
쇠고기 안심 150g, 고기양념(간장 1⅔큰술, 설탕 ½큰술, 참기름·청주·맛술 2큰술씩, 다진 마늘 1큰술, 물엿 ¾컵, 송송 썬 대파 약간, 물 1¼컵), 적상추·로메인·라디치오·대추토마토 적당량씩, 드레싱(올리브오일·와인비네거 2큰술씩, 꿀 1큰술, 후춧가루 ½작은술), 그라나파다노치즈 슬라이스 약간
만들기
1 쇠고기는 고기양념에 재운 후 뜨겁게 달군 프라이팬에 올려 미디엄으로 굽는다.
2 적상추, 로메인, 라디치오는 한입 크기로 찢고 토마토는 반으로 가른다.
3 분량의 재료를 섞어 드레싱을 만든다.
4 구운 쇠고기는 얇게 편으로 썬다.
5. 준비한 채소를 드레싱에 버무려 접시에 담고, 얇게 썬 쇠고기를 올린 뒤 그라나파다노치즈 슬라이스를 올린다.

오향장육



샤이아99 셰프 김호진이 차린 찬란한 식탁


준비재료
쇠고기 사태 600g, 오향 35g, 정향 5g, 통생강 ¼쪽, 대파 1대, 간장 1컵, 물 7~8컵, 설탕 ⅓컵, 파프리카 1개, 아보카도·사과 ½개씩 겨자소스(식초 3큰술, 설탕 1½큰술, 연겨자·마요네즈 1큰술씩,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고기 삶은 물 2큰술)
만들기
1 냄비에 쇠고기와 오향, 정향, 통생강, 대파, 간장, 물, 설탕을 넣고 1시간 정도 삶는다.
2 파프리카와 아보카도, 사과는 작은 크기로 깍둑썬다.
3 준비한 재료를 섞어 겨자소스를 만든다.
4 ①을 먹기 좋게 슬라이스한 후 준비한 채소와 함께 담고 겨자소스를 뿌린다.

해물세비체

샤이아99 셰프 김호진이 차린 찬란한 식탁


준비재료
오징어 1마리, 새우 5마리, 문어다리 1개, 관자 3개, 광어·연어 적당량씩, 적상추·로메인 5장씩, 라디치오 4장, 대추토마토 5개, 고수 약간, 청·홍고추 1개씩, 고추냉이드레싱(간장 ¼컵, 물 1컵, 라임주스·식초 약간씩, 설탕 2큰술, 생고추냉이 적당량)
만들기
1 오징어, 새우, 문어다리, 관자는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2 채소는 씻어 물기를 뺀 뒤 먹기 좋게 찢고 토마토는 반으로 가른다.
3 고추는 잘게 다진다.
4 분량의 재료를 섞어 고추냉이드레싱을 만든 뒤 다진 고추를 넣는다.
5 준비한 해물과 채소를 볼에 담고 고추냉이드레싱을 넣어 섞는다.

제육퀘사디아

샤이아99 셰프 김호진이 차린 찬란한 식탁


준비재료
돼지고기 전지 150g, 양파 ½개, 대파 1대, 당근 ¼개, 식용유 적당량, 맛슬 1큰술, 양념(다진 마늘·고춧가루 1큰술씩, 다진 생강 ¼큰술, 간장 2큰술, 물 ¼컵, 후춧가루 약간), 설탕 3큰술, 고춧가루 2큰술, 고추장 1큰술, 참기름 ½큰술, 토르티야 2장, 모차렐라치즈 1컵
만들기
1 돼지고기 전지는 제육볶음용으로 얇게 썬 것으로 준비하고, 양파, 대파, 당근은 곱게 채썬다.
2 팬에 식용유를 두른 뒤 센 불에 올려 돼지고기를 넣고 볶다가 맛술을 뿌려 잡내를 제거한다.
3 ②에 채썬 채소를 넣고 볶다가 양념을 넣고, 설탕, 고춧가루, 고추장, 참기름 순으로 넣어 볶는다.
4 토르티야에 모차렐라치즈를 반쯤 깔고 제육볶음을 올린 후 반으로 접어서 오븐에 노릇하게 굽는다.

샤이아99 셰프 김호진이 차린 찬란한 식탁


요리를 잘하는 연예인은 많지만 요리를 업으로 삼는 연예인은 흔치 않다. 취미로 시작한 요리로 인생의 2막을 연 탤런트 김호진(40). 지난 4월 초 문을 연 레스토랑 ‘샤이야99’는 그의 쿠킹 작업실이자, 매일 메뉴가 바뀌는 가정식 요리집이다. 지하 1층·지상 3층으로 이뤄진 이 건물은 층마다 8인용 테이블 하나가 들어가면 딱 맞을 정도로 규모가 작다. 그렇다 보니 3개 층을 다 사용한다 해도 손님은 대여섯 팀밖에 못 들어온다. 2층 창가에 놓인 1인용 테이블은 혼자 식사하러 오는 손님을 위해 따로 마련한 공간이다.
“평소 요리를 좋아해서 마음껏 음식을 만들고 공부도 할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싶었어요. 자그마한 스튜디오 하나를 열 생각이었는데,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하고 일을 도와줄 직원도 뽑다 보니 어느새 사업이 돼버렸더라고요(웃음). 제가 만든 음식을 누군가 맛있게 먹어준다면 그것도 행복이겠다 싶어서 용기를 냈죠.”

집에 온 손님에게 음식 대접하듯 격식 없는 풍성한 가정식

샤이아99 셰프 김호진이 차린 찬란한 식탁


김호진 외에도 “외모 순으로 뽑았다”는 3명의 요리사가 주방과 홀을 오가며 차분하게 손님의 식사를 챙긴다. 메뉴는 몇 가지 단품요리 외에 런치·디너 코스로 구성돼 있는데 코스 요리는 그날의 메인 재료에 따라 날마다 바뀐다. 내 집에 온 손님에게 음식을 대접하듯 가장 자신 있는 요리를 선보이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러기 위해선 예약이 필수. 가게를 연지 석 달 가까이 돼가는 요즘 서서히 예약 손님이 늘기 시작했다고 한다. 기자가 촬영차 방문한 날에도 3층에서는 중년부인들이 며칠 전 예약해놓은 코스 요리를 즐기고 있었다. 또 점심시간이 한참 넘은 시간이었는데, 한 남성이 “벌써 다섯 번째 방문”이라며 다음 주에 있을 친구들 모임을 예약하고 갔다. 메뉴 선택은 김호진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기본적인 손님 취향은 알아야 해요. 고기를 좋아하는지, 해산물을 좋아하는지에 따라 그에 어울리는 코스를 짤 수 있거든요. 제가 만들고 싶은 요리를 대접하다 보니 음식 종류는 한식·중식·양식을 넘나들어요. 요즘은 스파게티·퀘사디아·티본스테이크·오향장육 등을 주로 만드는데, 코스 마지막에는 조금 엉뚱하다 싶을 수 있지만 밥과 고추장찌개를 내요. 한국 사람은 밥을 먹어야 속이 든든하잖아요(웃음). 손님 중 생일인 분이 계시면 미역국도 끓이고요. 며칠 전에는 죽순이 참 좋기에 양념간장에 비벼먹는 죽순밥을 만들어서 코스 마지막에 넣었어요.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서 뿌듯했죠.”
레스토랑 이름 ‘샤이야99’는 ‘99번지에 있는 샤이야의 집’이라는 뜻이다. 샤이야는 딸 효우의 영어이름. 효우는 자기가 이 식당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에 매우 흡족해하는 눈치라고 한다. 가게 오픈일도 아이 생일에 맞췄고, 이곳에서 생일파티를 열었다.

레스토랑 1층 벽면에는 효우가 그린 그림들이 걸려 있다. ‘효우네 집’을 표현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문득 그림이 떠올랐다고 한다. 아내 김지호는 레스토랑 화단을 책임졌다. 소박한 가정식에 어울리는 작고 아담한 화분들이 앙증맞다.
김호진은 아내와 딸을 위해 집에서도 자주 요리를 한다. 효우는 엄마보다 아빠가 만든 음식이 맛있다고 말하는 “정직한(!) 아이”라고 한다. 샤이야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크림스파게티와 브로콜리스파게티. 김호진은 아무리 귀찮아도 아이가 먹고 싶다는 음식은 뭐든 만들어주는 자상한 아빠다.
그는 한식·일식·중식·양식 등 조리사자격증을 무려 7개나 소지하고 있다. 제과·제빵은 물론 요리사도 따기 힘들다는 복조리자격증까지 있다. 한식과 제빵을 뺀 나머지 자격증은 모두 한 번에 붙었다.
“대학 졸업 후 지금까지 연기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었어요. 뭔가 새로운 걸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 무렵 마침 아는 분께서 요리스튜디오를 오픈했으니 수업 한번 들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재미 삼아 시작했는데 하면 할수록 재미있고 스트레스도 풀리면서 적성에 딱 맞더라고요. 내친김에 자격증도 따기로 했죠.”

“추억을 안겨주는 요리 만들고 싶어요”

샤이아99 셰프 김호진이 차린 찬란한 식탁

1 파란색 대문이 인상적인 버섯 모양의 샤이야99 외관. 2 앤티크 가구를 배치해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분위기가 난다.



그가 처음 레스토랑을 열겠다고 하자 어머니는 “고생길이 훤하다”며 반대를 한 반면 아내 김지호는 “재미있겠다”며 적극 지지해줬다. 막상 영업을 시작하니 두 사람 의견이 모두 맞았다고 한다. 즐거운 동시에 체력적으로 힘들고 책임감도 느껴진다고. 그는 “요리만 하면 되는 게 아니더라. 재료 고르는 것부터 직원 관리 등 신경 써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넋두리했다. 그럼에도 그의 얼굴에는 생기가 넘친다.
어려서부터 주방에 들어가길 좋아했다는 김호진은 자신의 생애 첫 요리로 ‘프렌치토스트’를 꼽았다. 학교에 입학하기도 전 친구 어머니가 만들어준 프렌치토스트 맛에 반해 집에 와서 똑같이 흉내를 냈다고 한다. 요즘도 그는 프렌치토스트를 만들 때마다 토스트를 한입 베어물고 눈이 똥그래지던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고 한다.
“요리는 추억인 것 같아요. 하루에 세 번 무심히 대하는 밥상이지만 올라오는 반찬에 따라 계절이 바뀌는 것도 알고 추억도 곱씹을 수 있잖아요. 누군가에게도 제가 만든 음식이 추억으로 남으면 좋겠어요.”
올해는 그가 연기를 시작한 지 20년째 되는 해다. 지난해 드라마 ‘두 아내’를 마치고 한동안 레스토랑 오픈에 매진한 그는 이 일이 어느 정도 자리 잡히면 본업인 연기도 병행할 생각이다.
“행복의 수위를 따지자면 요리보다 연기할 때가 더 행복한 것 같아요. 연기는 천직이고, 요리는 취미니까요. 그럼에도 저 자신을 표현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어요.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을 추구하는 것도 그렇고요.”
연기와 요리를 넘나드는 재미난 인생, 앞으로 그의 삶에 지루함이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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