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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여동생 문근영 못된 언니로 돌아오다

글 박혜림 사진 문형일 기자

2010. 05. 06

착한 여동생 문근영 못된 언니로 돌아오다


하이힐을 신고 또각또각 걸어오는 문근영(23)에게선 여인의 향기가 났다. 영화 ‘어린 신부’ ‘댄서의 순정’의 볼살이 귀엽게 오른 여동생도, 재작년 드라마 ‘바람의 화원’으로 SBS 연기대상을 받을 당시 앙상하게 마른 몸을 파르르 떨던 가녀린 소녀도 더는 아니었다. 그는 생기가 넘쳤고 당찬 모습이 자연스러웠다. 드라마 ‘바람의 화원’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문근영이 선택한 작품은 KBS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다.
“까칠한 은조의 매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어요. ‘문근영이 이런 연기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깨고 싶었습니다.”
‘신데렐라 언니’는 동화 ‘신데렐라’를 뒤집은 역발상 드라마로 신데렐라 구효선(서우)이 가진 것을 하나 둘 빼앗는 언니 송은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문근영은 “은조의 섬세하고 숨겨진 감정선을 너무 연기해보고 싶어 지금까지 주로 맡아온 사랑스럽고 밝은 역과는 대조적인 캐릭터를 택했다”고 밝혔다.
문근영은 1999년 영화 ‘길 위에서’로 데뷔했다. 당시 11세이던 그는 올해로 12년 차 배우가 됐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도 아역배우의 이미지를 벗지 못해 속을 앓았다. 그는 “이제는 국민 여동생이 아닌 연기 잘하는 배우로 불리고 싶다”며 “서우 언니가 영화 ‘파주’에서 보여준 연기를 보고 감탄했지만, 한편으로는 속상했다. 왜 내겐 저런 배역이 주어지지 않을까 고민스러웠다”고 털어놓았다.
“A라는 작품밖에 연기할 줄 모르는 배우가 아니라 B와 C 모두 소화가 가능한 다양한 색깔의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기대상 안겨준 ‘바람의 화원’ 후속작, 부담 느끼지 않는다면 거짓말”

착한 여동생 문근영 못된 언니로 돌아오다


예의 바르고 착한 모범생의 이미지는 문근영이 또래 배우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점이다. 광주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그의 어머니는 딸의 연예활동을 허락하는 대신 성인이 되기 전까지 얻은 수익은 사회에 환원한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실제로 문근영은 성인이 된 후에도 각종 사회단체에 기부를 해왔고 재작년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후원자 중 개인 최고액 기부자로 밝혀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저도 싫어하는 사람이 있어요. 오랜 시간을 지켜봐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싫어져요. 흔하진 않지만 한번 싫어하면 아주 냉정해서 눈도 마주치지 않고 말도 섞지 않아요.”
문근영에게도 못된 면이 있냐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이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착하고 악하다. 태어나면서부터 악한 사람도 없고 마냥 착한 사람도 없는 것 아니냐”며 말을 이었다.
어린 나이에 이미 연기대상을 수상한 문근영에게 이번 작품에 대한 평가가 부담스럽지 않을까. 그는 “처음에는 부담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나 스스로를 속였구나 싶었다. 부담스럽지 않고 괴롭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떨칠 방법도 없다. 나를 다스려 묵묵히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대답했다. 이어 “어차피 가지고 태어난 것도 없고 세상을 떠날 때 가지고 갈 것도 없다는 생각을 했다.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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