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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funny

여름밤, 맥주 한 캔을 위한 넷플릭스

EDITOR 박정은

2018. 08. 20

안주로는 쫄깃한 넷플릭스 프로그램 4종을 준비했어요.

루머의 루머의 루머
13 Reasons Why

하이틴 무비가 ‘은따’ 여학생이 학교 퀸 치어리더를 제치고 멋진 풋볼팀 주장과 연애하는 신데렐라 이야기를 따른다면, ‘루머의 루머의 루머’는 그 흥행 공식을 무참히 파괴한다. 이야기는 등장인물 중 가장 예쁘지만 극 중에선 평범하다고 소개되는 해나 베이커의 자살로 시작된다. 며칠 후 주인공 클레이 젠슨의 집에 13개의 카세트테이프가 담긴 소포가 도착한다. 테이프에는 해나의 고백이 들어 있다. 해나는 테이프를 통해 자살을 결심하게 된 이유가 누구 때문인지 상세히 설명한다. 클레이는 해나를 죽음으로 몰고 간 인물을 추적해 복수하고자 한다. 반전은 13개의 테이프 중에 클레이의 이름도 있다는 것이다. 한 테이프당 한 편의 에피소드로 구성, 하이틴 드라마 형식에 미스터리 스릴러를 조합해 신선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최근 나온 시즌 2의 반응이 뜨겁다.

종이의 집
la casa de papel

‘종이의 집’은 스페인의 명작 드라마다. 첫 에피소드를 보고 나면 곧바로 다음 에피소드를 보게 되고, 잠들기 전 생각날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 달리 가면을 쓴 8명의 범죄자가 주인공으로, 교수라 불리는 남자를 따라 마드리드 조폐국을 털기 위한 작전을 감행한다. 하루아침에 은행 강도가 되는 것이 아니라 범행을 위해 몇 달간 합숙 생활을 한다. 사격 훈련, 심리전, 의술 등 특전사 못지않은 훈련을 받는다. 여기까지도 흥미진진한데 메인 요리는 강도들이 조폐국에 침투한 이후 시작된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촘촘한 구성과 빠른 전개로 시청자의 혼을 빼앗는다. 드라마를 보면서 손에 땀을 쥐기란 쉽지 않은데, ‘종이의 집’을 보고 나면 손바닥이 흥건해진다.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
Unbreakable Kimmy Schmidt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는 적당히 웃긴 시트콤이 아니다. 설정부터 남다르다. 주인공 키미 슈미트는 13세에 사이비 교주에게 납치돼 15년간 지하 벙커에 감금되어 종교 생활을 강요당했다. 그가 구조된 뒤 세상에 적응하며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다.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이기적이다. 관심 종자인 흑인 게이 룸메이트, 히스테릭한 집주인, 독신 생활을 시작한 전형적인 트로피 와이프 등 얄미운 캐릭터들이 점차 키미 슈미트의 긍정적인 기운에 동화된다. 키미 슈미트는 항상 완충 상태로 에너지가 넘치고, 30세이지만 납치 당시의 나이인 13세의 정신연령과 패션 감각이 머물러 있다. 그의 원색 패션도 유쾌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편당 25분으로 가볍게 보기 좋다.

기묘한 이야기
Stranger Things

‘기묘한 이야기’의 내용은 정말 기묘하다. 1980년대 미국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네 소년의 모험기다. 어째 ‘스탠바이 미’의 냄새가 풍기지 않나? 스티븐 스필버그의 ‘미지와의 조우’가 떠오르기도 한다. 네 소년 중 가장 섬세한 소년이 실종된다. 사실 소년은 다른 차원으로 이동된 것이다. 여기에 감독 스티븐 킹의 상상력이 추가된다. 소년을 찾는 과정에서 다른 차원의 괴생명체가 나타나 인간을 잡아먹고, 인간의 머릿속에 침투해 마인드컨트롤을 시도한다. 그리고 미국 정부는 실험실을 탈출한 정체불명의 초능력 소녀를 추적한다. 소년을 찾는 홀어머니와 왕따인 고등학생 형, 고독한 보안관,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양념처럼 버무려진다. 곳곳에서 발견되는 1980년대 문화 코드와 촘촘한 이야기 구성, 스릴, 유쾌한 캐릭터가 조화를 이루는 ‘기묘한 이야기’는 스필버그, 스티븐 킹으로 대표되는 1980년대 문화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하다.

기획 안미은 기자 디자인 최정미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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