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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한여진 기자의 디카 취재기

春三月, 옆 동네 부암동을 거닐다

2009. 03. 13

春三月, 옆 동네 부암동을 거닐다


‘대안 동네’ ‘옆 동네’라는 말 들어보셨어요? 화려하고 번잡한 ‘뜨는 동네’에서 벗어나 한가롭게 여유를 즐기고자 하는 이들이 주변에 둥지를 틀기 사작하면서 만들어진 번화가 옆 동네를 뜻합니다. 삼청동 옆 부암동, 홍대 옆 상수동과 서교동, 신사동 가로수길 옆 오프가로수길 등이 바로 그런 곳들입니다. 이 중 삼청동 옆 동네 부암동은 아날로그적 감성을 느껴보고 싶을 때면 제가 즐겨 찾는 장소랍니다. 주택가 사이사이에 카페와 전시관들이 들어서 있어 조용하면서 한적한 분위기가 나고, 카페나 전시관의 경우 주택을 개조해 만들어 규모는 작지만 아기자기한 맛을 느낄 수 있거든요.
곳곳에 숨어있는 카페는 저마다 개성이 넘쳐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해요. 스타일리스트 안선미가 작년 가을에 오픈한 ‘앤스나무’는 다양한 인테리어·패션 소품을 구입할 수 있는 카페로, 커피·와플 등이 주 메뉴예요. 갤러리 ‘호기심에 대한 책임감’의 경우 바로 옆건물에서 와인, 라면, 커피 등을 맛볼 수 있는 카페를 운영해 그림을 감상한 후 옆으로 공간을 옮겨 여운을 즐길 수 있어요. 커피를 마시면서 바느질할 수 있는 카페 ‘스탐티쉬’, 한켠을 카페로 운영하고 있는 사진관 ‘봄’도 부암동의 감성이 담긴 아날로그적 공간이랍니다.
부암동 명소 중 하나인 카페

春三月, 옆 동네 부암동을 거닐다

1‘호기심에 대한 책임감’ 전경.
호기심에 대한 책임감
신인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로, 옆 건물에서 카페를 함께 운영한다. 카페 메뉴는 와인과 아메리카노, 라면 등이며 가격은 와인 5천원, 라면 3천원, 아메리카노 4천원이다. 문의 www.curiosity.co.kr
2 앤스나무
인테리어, 패션소품, 쿠킹 소품 등을 판매하는 카페. 음료와 와플 등을 맛볼 수 있다. 소품 가방 9천원, 슬리퍼 2만원. 커피는 아메리카노 3천원, 와플은 7천원이다. 문의 www.annsnamu. co.kr
3 스탐티쉬
패브릭 DIY 재료를 판매하는 카페. 차와 브라우니, 치즈케이크 등이 마련돼 있다. 패브릭 1마에 4천~6천원, 컬러실 5천원, 음료 5천원대, 케이크 4천원대다. 문의 02-391-8633
4 쇼트케이크
유럽과 일본에서 수입한 인테리어·쿠킹 소품을 판매한다. 일본에서 들여온 그린 보온병(3만원)과 오븐장갑(2만5천원), 기린미니어처(1만1천7백원)가 인기. 문의 02-379-1329


봄을 만끽할 수 있는 부암동 산책길
부암동에서 자연을 만끽하고 싶으면 인왕산 산책로를 따라 걸어보세요. 인왕산은 조선시대 화가인 겸재 정선이 한눈에 반해 인왕산이 마주보이는 곳에 집을 짓고 살았을 정도로 빼어난 풍광을 자랑해요. 특히 창의문(자하문터널 위에 위치)에서 청운대를 지나는 인왕산 산책로는 인왕산을 제대로 느끼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에요. 산책로를 걷다보면 정선처럼 그곳에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답니다.
부암동 곳곳에는 오래된 문화유적지도 자리 잡고 있어 아이의 체험학습장 코스로도 손색없어요. 부암동주민센터 뒷골목으로 올라가다보면 안평대군이 꿈에서 본 무릉도원을 본따 지은 무계정사 터가 나오고, 바로 아래에서는 소설가 현진건의 집터도 구경할 수 있답니다.

서울 속 시골, 부암동 뒷골마을
부암동에 가면 ‘서울 속 두메산골’로 불리는 뒷골마을도 꼭 둘러보세요. 부암동 명소인 자하손만두집 건너편 골목으로 들어가 오른쪽 능금나무길(북악산 산책로)을 따라 올라가면 뒷골마을이 있어요. 가는 길목에는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이선균의 집으로 나와 유명해진 카페 산모퉁이도 만날 수 있고요. 산모퉁이를 지나 언덕을 넘으면 나무 태우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는 정겨운 뒷골마을이 보인답니다. 마을에는 총 18가구가 살고 있는데, 이들이 텃밭에서 유기농으로 키운 맛좋은 감자, 배추, 콩, 오이, 상추 등은 근처 효자동 시장에서 명품으로 통한다고 해요. 마을 옆으로 흐르는 계곡은 여름이면 도룡뇽이 살 정도로 맑은 물을 자랑하고요.
카페와 갤러리, 북악산 산책로와 뒷골마을까지, 정감 넘치는 부암동을 한 바퀴 돌다보면,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도 싹~ 풀리고, 마음의 여유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살랑살랑 봄바람에 마음이 유난히 들뜨는 날, 따뜻한 여유를 선물할 부암동 나들이를 강추합니다.
春三月, 옆 동네 부암동을 거닐다

1 성벽과 소나무, 돌계단이 어우러져 멋스러운 인왕산 산책로.
2 아기자기하고 예쁜 골목은 부암동의 또다른 볼거리.
3 안평대군이 꿈에 본 무릉도원을 본따 지은 무계정사 터.



春三月, 옆 동네 부암동을 거닐다

한여진 기자 제안! 부암동 하루 나들이 코스
부암동은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0212번이나 1020번 버스를 타고 자하문터널을 지나 부암동주민센터에서 내리면 만날 수 있어요. 부암동에 도착하면 주민센터 옆골목에 위치한 앤스나무·무계정사·현진건 집터를 구경한 뒤 주민센터 앞 큰길로 나와 언덕까지 100m 정도 오르며 인테리어숍, 옷가게, 미술관 등을 천천히 둘러보세요. 언덕에 오르면 오른쪽으로 갤러리 ‘호기심에 대한 책임감’이, 맞은편으로는 이 지역 명소 중 하나인 ‘자하손만두’(02-310-5024)와 ‘클럽 에스프레소’(02-764-8719)가 자리하고 있답니다. 자하손만두에서 만둣국(1만원)을 먹고 클럽에스프레소에서 에스프레소 한잔(5천원)을 마신 뒤 인왕산 산책로나 뒷골마을길을 걸으면서 춘삼월 봄바람을 제대로 느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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