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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김수정 기자의 브라운관 속 탐험!

드라마 ‘강적들’ 야외 촬영현장

강한 사람들의 부드러운 사랑~

글·김수정 기자 / 사진·장승윤 기자

2008. 06. 20

“저는 조국과 결혼한 사람입니다.” 청와대 경호원들의 다짐이다. 하지만 강한 이들에게도 사랑은 찾아온다. 청와대 신입 경호원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 ‘강적들’ 촬영현장에서 이를 눈치 챌 수 있었다.

드라마 ‘강적들’ 야외 촬영현장

<b>1</b> “가슴이 두근두근…” 오랜만에 치마를 입고 촬영한다는 채림. <b>2</b> “다 외운 대사도 다시 한 번!” 촬영장에서 이종혁은 완벽주의자로 불린다. <b>3</b> “NG!” 아쉬운 표정의 한준서 PD. b>4</b> 갑작스레 찾아온 무더위에 지친 이종혁과 고명환이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지난 5월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귀에 이어폰을 꽂은 경호원들이 차에서 내린다. 무전기로 내부 상황을 체크한다. 그때,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예리한 눈으로 빠르게 주위를 살핀다. 아무 일도 아니라는 것을 안 뒤에야 총에서 손을 뗐다. 이윽고 평소 가까이서 보기 힘든 대통령 내외가 경호원들의 수행을 받으며 차에서 내렸다.
드라마 ‘강적들’의 경호원들이 긴장의 끈을 조이는 이유는 한 회사의 창립기념행사에 참석한 대통령(이덕화) 내외와 그의 아들 수호(이진욱)를 하객 2백여 명이 운집한 파티장에서 보호해야 하기 때문. 영진(채림), 관필(이종혁), 병욱(고명환) 등은 경호과장(마동석) 대신 한준서 PD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배우들을 지시하던 한준서 PD는 “이런 상황도 경호실에서 자문을 받는다.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최대한 사실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극중 영진과 관필이 쓰는 총은 실제 청와대 경호원이 사용하는 권총인 글록 17. 하지만 오늘은 경호원들의 화려한 액션신을 볼 수 없다는 말에 기자가 아쉬워하자 촬영 스태프들은 “대신 경호원들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피경호원과의 거리는 1m! 그 이상 벌어지면 허점이, 그보다 가까우면 감정이 생긴다”
드라마 ‘강적들’ 야외 촬영현장

잠시 후, 소품팀이 행사준비를 끝내자 관필과 병욱은 위장경호를 위해 웨이터와 손님으로 변신했다. 그런 모습이 어색한지 두 사람은 쑥스러운 듯 웃었다. 가장 기대되는 건 영진의 변신. 매회 화장기 없는 얼굴에 머리를 하나로 묶고 바지를 입던 영진은 촬영 스태프와 동료 경호관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어깨가 드러난 드레스를 입고 진한 화장을 한 것. 이어폰 대신 무전 팔찌를 차고, 총은 치마 안쪽에 숨긴다. “완벽 위장이다! 대체 누가 널 경호관으로 보겠냐?”라는 동료 경호관의 말에 어깨를 으쓱한다.
“극중 처음으로 치마를 입어요. 영진이 설레었을 기분을 상상하니 제 마음도 뛰네요(웃음).”
얼마 전 그는 격투 장면을 촬영하다가 허리를 크게 다쳤다. 진통제를 맞고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 허리에 손을 가져다대면서도 “괜찮냐”는 질문에 “다 나았다. 경호원은 강하다”며 밝은 웃음을 지었다.
영진의 변신에 놀란 것은 수호도 마찬가지. 그런데 로맨틱한 파티장 분위기 때문일까. 수호는 영진에게 기습적으로 키스했다. 허점 없을 것 같은 영진의 부드러운 내면이, 까칠할 것만 같은 수호의 로맨틱한 부분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큰 NG 없이 세 번 만에 OK 사인을 받았지만 촬영 후 배우들은 수줍어했다.
“피경호인과의 거리는 1m! 그 이상 벌어지면 경호에 허점이 생기고, 그보다 가까워지면 감정이 생긴다.”
경호과장이 이 사실을 안다면 큰일. 경호원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철칙을 어겼지만 이번만큼은 모두 눈감아주기로 했다.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그들의 모습이 조금 안쓰러웠기 때문. 이날 나도 비밀을 지키기로 약속했는데… 이렇게 털어놓아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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