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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행복한 이 남자

‘30억 부자’ 조영구 재테크 노하우 & 신혼생활 공개

글·김민지‘동아일보 출판국 기자’ / 사진·조세일‘프리랜서’

2008. 04. 23

연예전문 리포터 겸 MC 조영구가 방송생활 14년 동안 30억원을 모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그의 재테크 노하우와 오는 5월 아빠가 되는 기쁨까지 들었다.

‘30억 부자’ 조영구 재테크 노하우 & 신혼생활 공개

서울 용산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아파트 창가로 따스한 햇살이 쏟아졌다. 집 곳곳에는 행복함이 물씬 풍기는 커플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사진의 주인공은 지난 1월 결혼한 조영구(41)와 열한 살 연하의 아내 신재은씨(30). 오는 5월 부모가 되는 이 부부는 곧 첫아이를 만나는 기쁨에 들떠있었다. 벌써 거실에는 유모차가 놓여 있었고 아기용품들로 빼곡히 채워진 아기방도 있었던 것.
“엄마 배 속에서 얼마나 요동치는지 태명을 ‘점프’라고 지었어요. 일 때문에 바쁘지만 ‘점프’를 위해 열심히 태교를 돕고 있어요.”
조영구는 인형에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 배 속의 아기에게 들려주고 직접 바느질해 배냇저고리도 만들었다고 한다. 오랜 자취 경험을 살려 임신 8개월째에 접어든 아내를 대신해 청소와 설거지도 도맡아 한다고.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자상한 남편이지만 아내 신씨는 그를 만나기 전 지인으로부터 ‘엄청난 짠돌이’란 소문을 듣고 걱정했다고 한다. 실제로 조영구는 결혼 전 일하는 행사장에서 데이트를 하며 식사를 해결하기도 하고 협찬받은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기도 했다고. 신씨는 “그래도 함께 살다보니 쓸 때는 쓰고 아낄 때는 아낄 줄 아는 게 남편의 매력임을 알게 됐다”며 웃었다. 조영구 역시 아직 살림에 서툰 아내에게 ‘아끼며 사는 지혜’를 전수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악착같이 벌고 아껴 종자돈 마련, 부동산 재테크로 재산 불려
조영구가 ‘30억 부자’라는 사실은 지난해 그와 친한 가수 이광필이 방송에서 “종자돈 1백만원으로 30억을 벌었다”라고 말하면서 알려졌다. 자신만의 특별한 재테크 비결은 없다고 손사래치지만 그의 인생 여정을 들어보면 피눈물 나게 고생하며 돈을 모았음을 알 수 있다.
“충북대 재학시절, 제가 끼가 있다는 것을 아신 교수님께서 학교 선배인 김병찬 아나운서를 소개해주셨어요. 대학 졸업을 앞두고 병찬이형의 도움으로 SBS 아나운서 최종시험을 준비했지만 떨어졌죠. 그래도 형은 1년간 자기 옆에서 일을 배우면서 다시 도전하라고 격려해줬어요. 형과 7개월 정도 함께 살면서 언제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내 집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30억 부자’ 조영구 재테크 노하우 & 신혼생활 공개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 아는 일을 꾸준히 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조영구.


13전 14기 끝에 94년 SBS 1기 공채 전문 MC로 데뷔한 그는 친구도 여자도 멀리하며 오로지 ‘쓰지 않는 법’으로 돈을 모았다. 결혼식 사회자로, 지방 행사장 MC로, 각종 방송 프로그램 리포터로 종횡무진하며 악착같이 일했지만 그의 손에 들어오는 것은 5만원, 10만원 같은 푼돈이었다. 하지만 그는 받는 돈이 적다고 해서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한 달에 90개가 넘는 스케줄을 소화한 적도 있다고 한다. 방송생활 동안 맘편하게 쉰 것은 단 이틀 뿐이라고. 5천원이 넘는 밥은 사먹지 않고 겨울에는 보일러 대신 전기장판을 쓰면서 차곡차곡 돈을 모아 월셋방에서 전셋집으로 이사했다. 그러기를 수차례 반복하던 중 아파트 분양에 당첨됐다.
“그게 8년 전 일이에요. 기적 같은 일이었죠. 당시 서울 구로 아파트 분양가가 2억6천만원이었는데 제가 일해서 맞춰 넣을 수 있을 만한 액수였어요.”
집을 장만하게 됐다는 자만심 때문이었을까. 그는 골프를 치고 값비싼 양주를 마시며 예전에는 꿈도 꾸지 못할 여유로운 생활을 즐겼다. 하지만 그런 나태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동생의 권유로 응모한 분양가 5억원인 서울 용산구 주상복합아파트에 4000대 1의 경쟁을 뚫고 당첨된 것. 갑자기 아파트 두 채의 중도금을 내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그는 다시 허리띠를 졸라맸다고 한다. 하루 7, 8개 프로그램을 소화할 정도로 일에 매달렸다. SBS ‘생방송 TV 연예’ 방송 도중 과로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난처한 상황에 처한 적도 있었다. 그는 자신의 몸을 혹사하면서 돈을 모아 구로 아파트는 2004년, 용산 아파트는 2005년 잔금을 다 치렀고 현재 이 아파트들의 시가는 각각 6억원, 17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아파트로 재산을 불렸다고 하면 ‘투기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분들도 계세요. 하지만 전 김대중 대통령 시절 완화된 부동산 정책의 혜택으로 정당하게 재테크를 했어요.”
그가 재테크에 늘 성공만 한 것은 아니다. 주식투자 실패로 거액의 손실을 보기도 한 것. 아는 후배의 권유로 주식에 투자했다가 쉽게 1천만원을 번 뒤 욕심이 커져 여러 차례 전세자금을 빼 주식에 투자했다고 한다. 주가가 떨어졌을 때 주식을 사는 게 좋다는 속칭 ‘물타기’도 해보고 여러 곳에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듣고 ‘묻지마 투자’도 했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잃어버린 돈에 집착하다 생긴 우울증뿐이었다고. 그는 답답한 마음을 달래려 자전거를 타고 한강 둔치를 내달렸다. 어스름 달빛 아래서 한강을 바라보던 그는 그동안 왜 만족하지 못하고 살았는지 후회했다고 한다.

주식투자 실패로 거액의 손실 보기도
“자신의 재능을 찾고 발전시키다 보면 그게 자연스럽게 성공과 연결되는 건데 저는 너무 쉽게 돈을 벌려고 했어요. 한강 둔치 아래 작은 벤치에 앉아 한강을 바라보니 그 자리가 최고의 명당이더라고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올 수 있고 올 때마다 나를 반겨주는 소박한 자리, 지금 이 순간 내게 주어진 이 자리가 나만의 명당이란 걸 깨달았죠. 그 순간 다시는 돈을 따라가면서 살지 않겠다고 결심했어요.”
2006년 겨울, 그는 ‘나눔’도 시작했다. ‘조영구의 크린세상’ ‘영구스 피자’ 등 자신의 이름을 빌려준 프랜차이즈 회사에 투자해 얻은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요즘 매주 주말마다 1억원을 들여 만든 피자 냉동차, ‘사랑의 피자차’를 타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들을 찾아간다고 한다. 또 방송인을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 방송아카데미에 출강, 리포터 교육도 하고 있다. 혹시 ‘방송인 양성기관’ 같은 회사를 꾸려볼 생각은 없냐고 묻자 그는 단호히 대답했다.
“욕심이 크면 화가 미쳐요. 더 이상 돈을 벌 목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거나 사업할 생각이 없어요. 제가 잘할 수 있는 건 방송 하나거든요.”
좋아하는 방송 일을 목표로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30억 부자가 될 수 있었다는 조영구. 최근 ‘맨발의 재테크’란 책까지 펴낸 그는 사람들에게 재테크의 비법보다는 “자신처럼 평범한 사람도 돈을 벌었다는 ‘희망’을 주고 싶다”고 한다. 오는 5월 아이가 태어나면 두 식구를 책임져야 할 가장이 되는 그에게 재테크 계획은 좀 달라졌는지 물었다.
“앞으로 제 재테크 목표는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거예요. 가족이 행복해야 저도 행복해질 수 있잖아요. 돈에 욕심내기보다는 제 일에 만족하면서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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