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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경기도 꼼꼼 여행

가평으로 떠나는 초가을 여행

“야생화와 미술작품 보고 재즈 선율에 빠져요~”

기획·송화선 기자 글·이시목‘자유기고가’ 사진·문형일 기자

2007. 09. 20

가을의 문턱이다. 살랑거리는 바람을 따라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 북한강의 예술과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가평으로 떠나보자. 가일미술관, 꽃무지 풀무지, 자라섬에서 즐기는 초가을 여행.

가평으로 떠나는 초가을 여행

야생화 전문 수목원 ‘꽃무지 풀무지’에 피어있는 아름다운 들꽃들.(왼쪽)


북한강 물줄기에 둘러싸여 있는 경기도 가평은 선선한 바람 부는 가을이면 산과 강이 만들어내는 서정과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북한강을 따라 뻗어 있는 46번 국도와 391번 지방도는 운치 있는 드라이브 코스로 안성맞춤. 매년 9월에는 북한강 내 자라섬에서 국제 재즈 페스티벌까지 열려 가족 나들이의 즐거움을 더한다.

북한강을 품에 안아 풍경마저 작품~ 가일미술관
서울을 빠져나와 강바람을 맞으며 1시간쯤 달리면 양수리에서 청평호수로 가는 중간 즈음에서 가일미술관을 만나게 된다. 2천여 평 규모에 2개의 전시장과 공연장을 겸한 카페, 작업실 등을 갖춘 가일미술관은 북한강을 정원으로 두고 있는 작은 갤러리. 미술관 앞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북한강의 풍광이 일품이다. 전시공간도 아름답다. 두 개의 쪽배가 정답게 포개져 북한강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하고 있는데, 9월19일까지는 ‘한지 조형 보딩브리지’ 기획전이 열린다. 전통 한지를 소재로 한 다양한 회화기법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어 우아한 한지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즐길 수 있다. 미술관 옆으로는 건물 양쪽 면이 유리로 된 공연장을 겸한 카페도 있다. 주로 밤 시간에 재즈·팝·클래식 등의 콘서트와 마임·행위예술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펼쳐지며, 공연이 없을 때는 음악과 풍경을 감상하며 차를 마실 수 있다. 이 건물 앞쪽에 있는 야외공연장도 놓쳐서는 안 될 볼거리. 북한강 물줄기 가까이로 넓은 데크가 설치돼 있어 청량한 강바람을 맞을 수 있다. 이곳에서도 다양한 공연이 열리는데, 오는 9월15일에는 뮤지컬 ‘명성왕후’의 주연배우 김원정이 출연하는 음악회 ‘김원정의 사랑, 눈물 그리고…’가 열린다. 미술관 입장료는 어른 2천원, 어린이 1천5백원. 개관시간은 3~10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11~2월에는 오후 6시까지다. 월요일은 휴관. 야외음악회는 매달 1회(토요일 저녁 7시) 개최되며, 공연 입장료는 2만원이다. 문의 031-584-4722 www.gailart.org.
찾아가는 길 서울에서 올림픽대로를 타고 미사리~팔당대교를 지나 양평 방향 6번 국도를 탄다. 양수대교 못 미쳐 삼거리에서 가평·춘천 방면으로 좌회전한 다음 양수리 시내로 진입, 이곳에서 서종면 방향 391번 지방도로 좌회전해 강변을 따라 청평 방향으로 10분 정도 계속 직진하면 왼쪽으로 흰색 가일미술관 건물이 보인다.
가평으로 떠나는 초가을 여행

‘한지 조형 보딩브리지’ 기획전이 열리고 있는 가일미술관 전시실.(왼쪽) 청량한 강바람을 지척에서 느낄 수 있는 가일미술관 야외 데크.(오른쪽)



가평으로 떠나는 초가을 여행

자연과 아름다운 조각품이 어우러진 가일미술관 앞뜰.(왼쪽·가운데) 세계의 타악기를 살펴보고 직접 두드려볼 수 있는 재즈센터 타악기박물관.(오른쪽)


눈 닿는 곳마다 고운 들꽃 천지 꽃무지 풀무지
북한강변을 벗어나 가평군 하면 대금산 자락으로 향하면 상쾌한 산바람을 쐴 수 있는 야생화 전문 수목원 ‘꽃무지 풀무지’가 여행객을 반긴다. ‘꽃무지 풀무지’는 ‘꽃과 풀이 무더기로 피어 있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 이름에 걸맞게 이곳은 인공적인 손길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 특징이다. 1만5천여 평 규모로 수목원치고 큰 편은 아니지만, 국내 자생식물 1천2백여 종이 자라고 있어 우리 꽃의 은근한 매력을 즐기기엔 안성맞춤이다. 입구에서 숨이 차지 않을 정도로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면 온실·수생식물원·습지원·약초원·국화원 등 14개 테마원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키 작은 풀꽃을 보물찾기하듯 자세히 살펴보고, 꽃밭 사이로 난 흙길에서 풀꽃의 희미한 향기를 따라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요즘 활짝 피어 있는 꽃은 벌개미취, 구절초 등 향기 진한 국화과 식물들. 깨알같이 조그만 보라색 꽃이 줄기의 옆 겨드랑이마다 층층이 피어 있는 층꽃풀과 매혹적인 색채의 꽃무릇, 제철을 맞아 눈꽃처럼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도 인상적이다. 산책하다 잠깐 쉴 수 있는 아담한 정자와 벤치도 마련돼 있어 1~2시간 느긋하게 돌아보기 좋다. 시간이 넉넉하면 수목원 안에 마련돼 있는 체험장에서 분경도자기, 나무 목걸이, 천연비누 만들기 등도 체험해볼 수 있다. 입장료는 어른 5천원, 어린이 3천원. 방문객에게는 제철 들꽃을 심은 간이 화분을 선물하며, 피고 지는 풀꽃을 두루 감상할 수 있도록 입장권을 구입하면 30일 동안 무료로 입장할 수 있게 했다. 체험료는 3천~1만원 선. 연중무휴이고, 개장시간은 하절기(4~11월)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 동절기(12~3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문의 031-585-4875 http://mujimuji.co.kr
찾아가는 길 가일미술관에서 청평 방향으로 직진, 신청평대교를 지나 춘천 방향 46번 국도로 우회전한다. 청평검문소에서 현리 방향 37번 국도로 좌회전해 10km쯤 직진하면 ‘크리스탈 밸리’ 입구가 나온다. 그곳에서 우회전해 2km 더 가면 된다.

타악기 1천여 점을 내 손으로 둥둥~ 재즈센터
가평군 가평읍내에 있는 재즈센터는 지난 2005년 옛 읍사무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개관한 재즈 관련 문화공간이다. 세계의 타악기를 전시해놓은 ‘타악기박물관’과 재즈 음악을 듣고 관련 서적을 읽을 수 있는 ‘듀크 오픈센터’ 등 색다른 문화공간을 갖춰 음악에 관심 많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특히 재즈센터 1층에 있는 타악기박물관은 필수 관람 코스.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보는 목탁과 소고부터 아프리카의 전통악기인 젬베, 마림바까지 세계 80여 개국 1천여 점의 크고 작은 타악기를 직접 만지고 두드려볼 수 있다. 가평 장날(날짜 끝자리가 5나 0인 날)에는 마술을 비롯한 마임, 타악 콘서트 등을 선보이는 무료음악회, 매월 둘째·넷째주 금요일 오후 7시에는 무료 영화 상영회도 열린다. 타악기박물관 입장료는 무료며, 개관시간은 월~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문의 031-581-2813 www.jazzcenter. co.kr
찾아가는 길 청평검문소로 돌아나와 가평·춘천 방향 46번 국도로 좌회전해 13km를 달리면 가평읍내다. 가평군청 앞에서 우체국을 끼고 우회전해 처음 만나는 사거리에서 직진, 조금만 더 달리면 왼쪽으로 재즈센터가 보인다.

낭만 넘치는 5일간의 재즈 여행~ 재즈 페스티벌
가평으로 떠나는 초가을 여행

지난해 자라섬에서 열린 재즈 페스티벌 공연 모습.


재즈센터에서 재즈의 멋과 흥을 배웠다면, 이제 가평읍내에서 자라섬으로 발길을 옮겨 진짜 재즈의 정취에 취해보자. 여름 장마철엔 북한강 아래 잠겨 있다가 우기가 끝나면 모습을 드러내는 자라섬은 매년 9월 국제 재즈 페스티벌이 열리는 ‘재즈의 섬’이다. 올해는 9월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페스티벌이 진행되는데, 코스모스와 메밀꽃이 만발한 섬 길을 걸으며 강변 풍광을 즐기고 재즈의 음률에 취할 수 있어 음악 애호가뿐 아니라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페스티벌 기간에 마련되는 주무대 ‘재즈 스테이지’에서는 료타코마츄·찰스로이드·송홍섭 등 유명 재즈 음악인의 공연이 펼쳐지고, 힙합과 댄스 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파티 스테이지’와 월드뮤직을 선보이는 ‘재즈 아일랜드’에서는 드렁큰타이거·비바소울·정민아·미싱아일랜드 등의 무대를 즐길 수 있다. 자라섬을 둘러싸고 있는 북한강의 아름다운 경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각종 이벤트 및 전시, 레포츠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특히 3개 섬으로 나눠져 있는 자라섬 내의 섬들을 뗏목을 타고 건너는 뗏목타기 체험이 인기. 1천여 종의 세계 각국 타악기를 연주해볼 수 있는 타악기 체험도 진행된다. 하루에 재즈 스테이지와 파티 스테이지에서 열리는 모든 공연을 볼 수 있는 관람료가 어른 2만원, 청소년(8~19세)은 1만원이다. 재즈 아일랜드 공연은 무료. 공연은 대부분 주말 오후 2시, 평일 오후 4시 이후에 펼쳐진다. 공연이 새벽 2~3시까지 이어지기도 하므로 돗자리나 간이의자를 준비하고, 일교차를 고려해 방한복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문의 031-581-2813 www.jarasumjazz.com
찾아가는 길 가평군 입구에서 가평종고 방향으로 진입한다. 정문을 지나 작은 다리를 건너기 전에 좌회전해 300m 정도 달리면 자라섬 입구. 가평읍내에서 자라섬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 걸린다. 페스티벌 기간에는 가평터미널에서 자라섬까지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된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주변 볼거리 & 맛집
가평으로 떠나는 초가을 여행
신흥막국수닭갈비 2대째 이어져 내려와 가평 토박이들 사이에서 유명한 막국수집. 국산 메밀만 사용해 만드는 담백한 면발이 일품이다. 고기와 떡이 푸짐하게 들어간 닭갈비도 맛있다. 재료들을 식용유가 아닌 들기름으로 볶아 한층 고소한 맛을 내는 게 특징. 영양 강화를 위해 인삼을 썰어넣어 쌉쌀한 향이 느껴진다. 닭갈비를 먹은 후엔 공기밥을 추가해 볶음밥을 주문하자. 밥을 볶은 뒤 남은 누룽지를 긁어 롤처럼 동그랗게 말아주는데, 그 맛이 기가 막히다. 영업시간 - 오전 11시~오후 9시, 연중무휴 가격 - 뼈 없는 인삼 닭갈비 7천원, 막국수 5천원, 공기밥 1천원 위치 - 가평군청에서 읍내사거리 방향으로 100m 직진 문의 - 031-582-2031



청평호반 청평댐이 생기면서 만들어진 인공 호수로,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하다. 호수를 끼고 솟아 있는 호명산 기슭의 관음사에서 내려다보면, 절 아래로 펼쳐지는 청평호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된다. 관음사를 내려와 계속 달리면 가평군 고성리를 지나 복장리 삼거리에 닿는다. 여기에서 391번 지방도로 직진해 금대리 쪽으로 가면 북한강을 자욱하게 채우는 물안개를 감상할 수 있고, 북한강 한가운데 자리 잡은 남이섬과 자라섬의 경치까지 조망할 수 있다. 고성리와 가평을 잇는 75번 국도에 비해 교행 차량이 적어 한적한 드라이브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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