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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요즘 ‘뜨는’ 매력남

SBS 드라마 ‘그 여자’에서 주목받은 ‘그 남자’ 김준성

억대 연봉 딜러에서 늦깎이 연기자로 변신, 갈길 멀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2006. 03. 08

SBS 금요드라마 ‘그 여자’에서 야성적이면서도 부드러운 남자의 매력을 발산한 신인연기자 김준성. 4년 전 억대 연봉을 받던 증권맨에서 연기자로 변신, 한 차례 주목을 받았던 그에게 자신만의 매력 & 연기자로서의 포부를 들어보았다.

SBS 드라마 ‘그 여자’에서 주목받은 ‘그 남자’ 김준성
SBS 드라마 ‘그 여자’에서 주목받은 ‘그 남자’ 김준성

“몸 좋다는 말 들을 때마다 쑥스러워요”
세 여자의 불륜을 그린 SBS 금요드라마 ‘그 여자’가 인기리에 종영했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불륜이라는 소재의 무거움을 한결 가볍게 만들어준 한 커플이 눈에 띄었는데, 바람기로 똘똘 뭉친 부자 남편을 둔 하정선(김정난)과 공사장 막일로 잔뼈가 굵은 건설현장 십장 차명진(김준성)이 바로 그 주인공. 제멋대로이고 돈이면 뭐든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정선 때문에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 싸우지만 어느덧 자신들도 모르는 새 새록새록 정이 들면서 사랑에 빠진다.
근육이 돋보이는 민소매 티셔츠에 수염까지 길러 야성적인 멋을 풍기는 김준성(31)은 이번이 두 번째 드라마 출연인 늦깎이 신인연기자. 지난해 SBS 드라마 ‘아내의 반란’에 잠시 출연한 적이 있지만 당시 예정보다 배역이 빨리 사라지면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홍콩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99년 네덜란드계 투자은행에 입사하면서 처음 한국에 온 그는 데뷔 초 우리나라 말이 서툴고 한국 생활이 낯설어 많은 고생을 해야 했다. 2002년 뮤지컬 ‘록키호러쇼’에 출연하면서 연기자로 변신한 그는 데뷔 초에는 발음 때문에 끊임없이 지적을 받아야 했다고. 하지만 이번엔 지적받는 횟수가 줄어들었음은 물론 가끔 칭찬까지 들으며 즐겁게 촬영을 마무리 했다고 한다.
그는 드라마 촬영을 시작하기 전 집 짓는 현장에서 벽돌을 나르고 시멘트를 바르는 등의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주기 위해 직접 2박3일 동안 실습을 했다. 또 대사를 철저히 외우기 위해서 하루도 빠짐없이 노트에 대본을 옮겨 적으며 외고 또 외웠다고. 꾸준한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 또한 명진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요인이 됐는데, 정작 자신은 “몸 좋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쑥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고 말한다.
“어려서부터 운동을 좋아해 지금까지 꾸준히 해온 편이에요. 학창시절 테니스 선수로 활동했고 스쿼시, 농구, 수영 같은 활동적인 운동을 좋아해요. 하지만 요즘은 무릎관절에 무리가 많이 와 역동적인 운동은 피하고 대신 요가를 배우고 있어요. 남자 수강생들이 적어 많이 망설였는데 저한테 잘 맞는 것 같아 시작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7개월 정도 됐는데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고 마음도 한결 편안해지더라고요.”

SBS 드라마 ‘그 여자’에서 주목받은 ‘그 남자’ 김준성
SBS 드라마 ‘그 여자’에서 주목받은 ‘그 남자’ 김준성

SBS 드라마 ‘그 여자’에서 주목받은 ‘그 남자’ 김준성
SBS 드라마 ‘그 여자’에서 주목받은 ‘그 남자’ 김준성

“스스로의 단점을 인정하면서 마음의 여유 갖게 됐어요”
“자신의 매력이 무엇인 것 같냐”고 묻자 그는 한참을 고민한 끝에 “웃음인가요?” 하며 조심스레 되묻는다. 신인이라 하기엔 나이도 많고, 연기도 아마추어 수준인데다 언변마저 뛰어나지 못한 자신에게 아직은 이렇다 할 만한 매력이 없다는 것. “하지만 웃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말은 종종 듣는다”며 쑥스럽게 웃는 그는 “특별하지 못한 대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말한다.
억대 연봉을 받던 딜러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지 올해로 4년째에 접어든 그는 연기자의 길을 선택한 것에 대해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아직까지 갈 길이 멀고 하고 싶은 일도 많기에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꿈을 이뤄가고 싶다는 것. 하지만 그 역시 처음에는 의욕만 앞서 스스로 지쳐버린 적도 많았다고 한다. 특히 누군가에게 지적받는 걸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실망하고 상처받으며 인간관계에서 부딪치는 부분들이 많았다고. 하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단점을 인정하기로 마음을 바꾸면서부터 세상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SBS 드라마 ‘그 여자’에서 주목받은 ‘그 남자’ 김준성

“조급함과 욕심 버리고 천천히 꿈을 이뤄나가고 싶어요”


“연예계 생리를 정확히 알지 못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어요. ‘연기력이 부족하다, 발음이 부정확하다’ 등의 지적을 들으면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기도 했고요. 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죠. 하지만 조급함과 욕심을 버리고 나니 상황이 조금씩 달라지더라고요. 진정한 연기자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는 이번 드라마에 출연하기 전 연극무대에 서면서 연기에 대한 자신감을 한층 키울 수 있었다고 한다. 자신의 연기력을 검증받고 싶어 응시한 오디션에서 당당히 주인공 배역을 따냈기 때문.
“주인공에 뽑힐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웃음). 무대에 서는 석달 동안 기대와 호기심에 가득 찬 관객들의 눈빛을 보면서 용기를 많이 얻었고 ‘연기의 매력이 이런 거구나’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연기 수업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는 제게 무대야말로 살아 있는 학습장임을 깨달았죠.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꾸준히 무대에 서고 싶어요.”

“결혼을 통해 소소하지만 소중한 진짜 인생의 행복 느끼고 싶어요”
‘연예인 나이는 고무줄 나이’라는 말도 있지만 그는 데뷔해서 지금까지 나이를 속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연기자로 활동을 하는 데 나이가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 “고집이 세 손해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며 멋쩍은 듯 웃었다.
아직 사귀는 사람은 없지만 결혼을 빨리 하고 싶다는 김준성. 안정적인 삶을 원해서가 아니라 인생에 있어 가장 소중한 것들을 하루빨리 누리고 싶기 때문이라고. 아내와 함께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아이의 유치원 행사에 참석하는 등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이야말로 그의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것.
“제게 연기는 일일 뿐이에요. 얼마나 재미있게 그 일을 즐기느냐의 차이일 뿐 연기가 인생의 모든 것일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요즘 들어 부쩍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결혼할 때가 되긴 된 것 같은데, 아직 여자친구가 없어요(웃음). 인연은 억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니까 그냥 맘 편히 기다리는 수밖에는 없겠죠. 결혼을 할 정도의 여자라면 매력 이상의 뭔가가 강렬하게 느껴질 거라 생각해요.”
현재 그의 부모는 홍콩에 거주하고 있다. 해마다 연말연시에는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걸 원칙으로 해왔지만 올해는 드라마 촬영 스케줄 때문에 홀로 새해를 맞아야 했다.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기자를 선택한 그의 현재 가장 큰 바람은 하루빨리 부모에게 인정받는 연기자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4월부터 방영될 SBS 주말드라마 ‘하늘이시여’의 후속 ‘내겐 너무 완벽한 그녀’의 남자 주인공으로 캐스팅 된 그는 “올해는 무조건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가겠다”며 들뜬 목소리로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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