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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궁금한 과학상식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논문 진위 논란으로 뉴스 오르내리는

기획·강지남 기자 / 글·‘과학소년’ 취재팀 / 사진 &일러스트 제공·‘과학소년’

2006. 01. 09

2005년 5월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발표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논문의 진위 논란이 뜨겁다. 줄기세포, 배양, 배반포기, 테라토마 실험 등 요즘 뉴스에서 자주 등장하는 어려운 전문 용어들을 쉽게 풀어보았다.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현미경으로 보는 배아복제의 단계별 과정
01 체세포에서 핵을 떼어낸다.02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다.03 핵이 제거된 난자에 체세포의 핵을 넣는다.04 줄기세포를 추출할 배반포를 배양한다.05 배반포에서 내부세포덩어리를 떼어낸다.06 내부세포덩어리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한다.

우리 몸은 약 60조 개의 세포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세포들은 처음부터 많았던 게 아니라 1개의 세포가 2개, 4개, 8개, 16개…, 즉 2배수씩 분열하면서 만들어졌다. 그 1개의 세포는 남자의 정자와 여자의 난자가 만나서 만들어진 수정란. 이 수정란이 분열을 거듭해 수가 많아지면 각각의 분열된 세포들은 우리 몸을 이루는 장기(臟器)로 변하게 된다. 특히 이 세포들은 모든 장기로 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만능 세포로, ‘줄기세포’라고 불린다. 즉 줄기세포만 있으면 뇌, 간, 심장, 폐 등 우리 몸의 어떤 장기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간 기능이 완전히 망가진 환자가 나을 수 있는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현재로선 간 이식수술밖에 없다. 하지만 간을 기증할 사람을 찾는 일도, 자기 몸에 맞는 간을 구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럴 때 만약 이 환자의 체세포를 통해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다면? 그리고 그 줄기세포가 간세포로 분화되도록 처리할 수 있는 기술만 있다면? 그럴 경우 굳이 다른 사람의 간을 이식하지 않아도 자신의 간세포를 충분히 보충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배아줄기세포(수정한 지 14일이 안된 배아기의 세포를 이용해 만들 수 있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기술의 핵심이다. 배아줄기세포로 원하는 장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줄기세포가 필요하다. 그래서 줄기세포의 양을 늘리게 되는데 이것을 ‘줄기세포 배양’이라고 한다.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베아줄기세포 사진.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팀은 인간의 체세포 복제를 통해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한다. 먼저 환자들의 피부에서 얻은 체세포에서 유전물질이 들어 있는 핵을 분리하고, 이것을 핵을 제거한 난자에 이식한다. 이후 전기충격으로 난자와 체세포 핵을 융합해 복제배아를 만든 뒤 5일 정도 배양한다. 이렇게 배양된 복제배아들 중 일부가 배반포기(5일 정도 분열한 상태의 배아)까지 분열에 성공했다는 게 황 교수팀의 주장.
바로 이 단계의 복제배아를 ‘배아줄기세포’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단계에서 줄기세포의 분화를 억제시켜 2백10여 개의 장기로 발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원시세포를 유지시킨 상태를 ‘배아줄기세포주(Stem Cell Line)’라고 부른다. ‘세포주’란 몇 차례 분열하면 죽는 보통 세포와는 달리 특수 처리해 다른 세포로 분화되지 않고 영원히 분열하도록 만든 세포를 뜻한다.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테라토마 실험까지 끝마쳐야 진짜 줄기세포임이 인정 돼
다음 단계는 배반포기 단계에 있는 배아줄기세포에서 내부세포덩어리를 떼어내 배양접시에 심는 작업이다. 이 내부세포덩어리가 자라면서 숫자가 늘어나면 여러 조각으로 나눠 배양하는데 이를 ‘계대 배양’이라고 한다. 계대 배양을 한 번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7일로 계대 배양의 횟수가 20번이 넘어야, 즉 내부세포덩어리가 최소 1백일 이상 살아남아야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줄기세포가 정말 다양한 조직으로 분화될 수 있는 줄기세포인지를 입증하기 위해서 테라토마 실험을 한다. ‘테라토마’란 비정상적으로 분화된 세포를 말하는데, 줄기세포는 무한정 증식하는 암과 같은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줄기세포를 면역결핍증상을 유발한 쥐(스키드 마우스)에 주입해 테라토마가 만들어지면 진짜 줄기세포임을 입증하게 된다.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정말 환자의 체세포에서 얻어진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DNA 지문검사(DNA finger printing)를 해야 한다. 이는 환자의 유전자와 배아줄기세포의 유전자가 일치하는지 검사하는 것을 말하는데,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라면 배아줄기세포와 환자의 유전자가 100% 동일해야 한다. DNA 지문검사를 위해서는 환자의 체세포를 채취해야 하는데, 보통은 채취가 가장 쉬운 머리카락을 채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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