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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요리연구가와 백년가약 맺는 박찬호

글·김명희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스포츠한국 제공

2005. 12. 06

‘코리안 특급’ 박찬호 선수가 11월29일 미국 하와이에서 재일동포 재력가의 딸 박리혜씨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지난해 지인의 소개로 만나 조심스레 사랑을 키워오다가 지난 3월 극비리에 약혼식을 올린 박찬호·박리혜 커플의 잔잔한 러브스토리.

재일동포 요리연구가와 백년가약 맺는 박찬호

미국프로야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투수 박찬호(32)가 재일동포 2세 요리연구가 박리혜씨(29)와 11월29일 하와이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국보급 투수’ 박찬호의 마음을 사로잡은 박리혜씨는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재원. 일본 조지대 문학부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의 명문 요리학교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에서 프랑스 요리를 전공한 그는 프랑스 리옹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후 일본 도쿄에서 요리교실 ‘앨리스 키친’을 직접 운영하고 월간지 ‘음식점 경영’에 요리 관련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박리혜씨는 성격이 차분한 편이라고 한다. 박찬호의 한 측근은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가도 옆에 휴지가 눈에 띄면 직접 가서 주워 휴지통에 버리고 와야 직성이 풀리는 깔끔한 성격의 찬호는 그동안 자신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완벽한 내조해 줄 배우자감을 기다리고 있었다. 박리혜씨는 여러 면에서 그가 기다리던 이상적인 배우자감”이라고 말했다. 또 신부의 아버지 박충서씨는 일본 중앙토지주식회사를 경영하며 98년 일본 전국 개인납세액 순위 76위를 기록한 재력가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언론의 집요한 추적에도 불구하고 결혼에 관해 침묵으로 일관하던 박찬호는 결혼 한 달 전인 10월 말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결혼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신부를 만나기까지의 과정, 결혼식을 조촐하게 치르려는 이유 등을 털어놓았다. 먼저 그는 오래 전부터 결혼에 대해 깊이 생각해왔지만 유명세와 성적 부진 등으로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지난해 지인의 소개로 박리혜씨를 만났으며 단정하고 차분한 외모가 어머니를 닮아 호감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 박리혜씨는 한국어가 서툴러 이들 커플은 주로 영어로 대화하며 데이트를 즐겼다고.
그는 “지난 몇 년간 부상과 재기를 위해 노력하느라 여유가 없었다. 그럴수록 외로움과 허전함은 커져갔으며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싶은 소망이 간절해졌다. 그러던 중 리혜씨를 만났는데 밝고 친절한 그녀와 시간이 갈수록 신뢰가 깊어져 양가 부모님들의 허락을 받고 교제를 해오다가 지난 3월말 약혼식을 올렸다”고 밝혔다.

“한때 화려한 예식 원했지만 소박한 것을 좋아하는 신부 위해 조촐한 결혼식 준비”
박찬호는 피앙세의 응원이 부진 탈출에 큰 힘이 됐다고 했다. 2002년 LA 다저스에서 텍사스 레인저스로 팀을 옮긴 그는 지난해까지 부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올 시즌 재기에 성공했다. 지난 7월 말 샌디에이고로 다시 유니폼을 갈아입은 그는 한국 투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통산 1백승을 달성했다.
그는 “리혜씨는 내가 다시 일어서는 데 큰 힘과 용기가 됐다. 하늘이 내게 준 축복이며 앞으로 영원히 감사하고 사랑하며 살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박찬호는 화려하기보다는 소박한 결혼식을 택했다. 이에 대해 “언론의 관심에 익숙지 않은 약혼자에 대한 배려”라고 말했다. 결혼식은 고향 선후배로 친분을 쌓아온 영화배우 정준호(35)가 운영하는 하와이 호놀룰루 와이키키 근처 호텔에서 양가 친지, 탤런트 박상원 등 연예계 및 야구계 지인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 주례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 주(州) 대법원장에 오른 로널드 문 하와이 대법원장이 맡았다.
박찬호는 “한때 화려한 결혼식이 신부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소박하고 진실한 것을 좋아하는 예비신부를 위해 양가 가족만 모시고 조촐하게 결혼식을 치르게 됐다. 떠들썩하게 결혼식을 치를 경우 인생의 동반자로서 진실한 약속을 하며 하나가 되는 날이 타인에 의해 자연스럽지 못하게 포장될 것 같아 걱정이 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재일동포 요리연구가와 백년가약 맺는 박찬호

11월 말 하와이에서 결혼식을 치를 예정인 박찬호·박리혜 커플은 12월 초 한국에 들어와 결혼 및 1백승 달성을 자축하는 피로연을 가질 계획이다.


박찬호는 또한 유명세로 자신이 겪었던 불편과 피해가 배우자에게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공인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도리는 다 하겠지만 평범하게 살고 싶어하는 약혼자가 자유를 잃고 행복에 장애가 생기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박찬호 커플은 하와이에서 열흘 정도 허니문을 보낸 뒤 12월 초 한국에서 별도의 피로연을 가질 계획이다. 12월11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릴 피로연은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1백승 달성을 자축하는 대규모 축제가 될 전망. 이날 행사에는 LA 다저스의 최희섭, 12월25일 결혼을 앞두고 있는 뉴욕 메츠의 서재응 등 메이저리그 후배들과 박상원, 정준호, 차인표 등 평소 그와 친분이 있는 연예인 등 3백여 명이 하객으로 참석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의 한 측근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짓고 있는 지하 4층, 지상 13층 규모의 ‘박찬호 빌딩’이 곧 완공 단계에 있어 피로연은 그에게 더욱 각별한 의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빌딩에는 피트니스 센터와 박찬호장학회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인생에 있어 결혼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다”는 박찬호는 “어떻게 만나 결혼하느냐보다 어떻게 함께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하다. 앞으로 야구선수로서만이 아니라 성숙한 한 인간으로 여러분과 같이 하고 싶다”고 밝혔다.
국민에게 늘 든든한 희망이 돼왔던 박찬호. 그와 신부 박리혜씨의 앞날에 늘 행복이 깃들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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