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OPLE

명복을 빕니다

폐암 투병 아내 하늘로 떠나보낸 임현식

■ 글·김지영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동아일보 출판사진팀

2004. 11. 04

올초 폐암 판정을 받았던 임현식의 부인 서동자씨가 최근 세상을 떠났다. “생애 가장 큰 시련을 만나 슬픔을 떨치기가 쉽지 않지만 세 딸을 생각하며 애써 마음을 다잡는다”는 임현식의 안타까운 망부가(亡婦歌).

폐암 투병 아내 하늘로 떠나보낸  임현식

중견 탤런트 임현식(60)이 최근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냈다. 올초 폐암 판정을 받은 후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부인 서동자씨(54)가 지난 9월29일 숨을 거둔 것.
서씨는 치료를 시작하고 5개월 동안 차도를 보이기도 했으나 두 달 전부터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말도 잘 못하는 등 병세가 급격히 악화되었다. 때문에 임현식은 지난 9월 기자를 만났을 때 “아내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있지만 솔직히 힘없이 누워 있는 아내를 보고 있으면 떠날 날이 머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갑자기 세상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잠시도 아내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집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 아내 묘소 마련
지난 9월30일 서씨의 빈소인 서울 강북삼성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임현식은 담담한 표정으로 문상객을 맞았지만 두 눈은 뻘겋게 충혈되어 있었다.
“이렇게 갑자기 갈 줄은 몰랐어요. 의식이 거의 없어서 딱히 유언이라고 할 만한 얘기도 남기지 못했고….”
그는 잠시 말을 잊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지만 “내가 이러면 아이들이 더 힘들지” 하며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살아생전 오랫동안 교직에 몸담고, 또 가톨릭 신자로서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다는 서씨의 빈소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남실, 금실, 은실 세 딸의 친구들도 찾아와 일손을 도왔다. 그와 친분이 있는 차인표, 안재욱, 박형준, 정혜선, 이보희, 유선, 이정섭, 남희석, 강남길 등 동료 연예인들과 방송 관계자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많은 사람들의 따뜻한 위로와 관심 속에서 장례식을 치른 그는 10월3일 발인 후 생전에 아내가 다니던 고양성당에서 장례미사를 올리고, 경기도 송추 집 근처에 있는 장지에 시신을 안치했다. 그의 어머니 옆에 고이 묻힌 아내 서씨의 묘소는 볕이 잘 들고, 그의 집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폐암 투병 아내 하늘로 떠나보낸  임현식

서씨가 세상을 뜬 지 12일 만인 10월11일, 그는 MBC 탤런트실에 나와 조문했던 동료 선후배 연기자들과 방송 관계자들에게 일일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한 탤런트실 게시판에는 ‘동지 여러분, 생애 처음 겪는 고통과 공포의 자리를 함께 해주시고 위로해주신 은혜에 깊이 감사드립니다’라는 감사의 편지를 남겼다.
“슬픔을 떨치기가 쉽지 않아요. 어디를 가든 아내 얼굴이 떠올라 마음이 짠하거든요. 하지만 ‘아내 몫까지 씩씩하게 잘 살아야 한다, 아이들을 잘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기운을 차려요. 나중에 아내에게 부끄럽지 않게, 기특하고 고마운 세 딸들에게 더욱 든든하고 멋진 아빠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