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핫이슈

‘복제 아기’ 파문 클로네이드사 한국지부 대변인 곽기화 인터뷰

“이브가 태어난 것은 분명하며 신변의 위협 때문에 공개하지 못할 뿐이다”

■ 기획·이한경 기자(hklee9@donga.com) ■ 글·김순희 ■ 사진·최문갑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03. 01. 29

지난해 12월26일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클로네이드사가 인간 복제를 통해 ‘이브’라는 여자아이를 탄생시켰다고 발표한 것. 클로네이드사는 라엘리안 무브먼트가 설립한 인간 복제 회사. 라엘리안 무브먼트는 어떤 단체이며 복제 아기의 탄생 여부, 그리고 대리모를 자원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 김진희씨의 행방까지 클로네이드사 한국지부 대변인인 곽기화씨를 통해 확인했다.

‘복제 아기’ 파문 클로네이드사 한국지부 대변인 곽기화 인터뷰

지난해 12월26일 세계가 깜짝 놀랄 소식 하나가 전해졌다. 97년 2월에 설립된 인간복제회사인 클로네이드사가 체세포 복제 방식을 통해 복제 아기 ‘이브’를 탄생시켰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은 지난 1월4일 네덜란드의 레즈비언 부부가 두번째 복제 아기를 낳았으며 세 쌍이 대기중이라고 주장했다. .
클로네이드사가 세계 최초로 인간을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는 주장에 대해 많은 과학자들은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복제에 성공해 건강한 여아가 태어났다”는 발표만 했을 뿐 이를 입증할 과학적인 증거는 물론 산모와 복제아의 사진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99년부터 클로네이드사 한국지부의 공식 대변인을 맡고 있는 곽기화씨(31)에게 먼저 이브의 존재 여부부터 물었다.
“이브가 태어난 것은 확실합니다. 다만 세계적으로 비난이 쏟아지자 부모가 공개를 꺼리고 있을 뿐입니다. 공개 여부는 부모가 결정하는 것이지 클로네이드사가 이를 강제로 요구할 수 없습니다. 인간복제를 반대하는 이들 때문에 아이의 신변이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요.”
미국 클로네이드 본사 대변인과 똑같은 답변을 한 곽씨는 “사람들이 복제 인간이 마치 괴물인 것처럼 말하는데 78년 최초의 시험관 아기 루이스 브라운이 태어났을 때도 지금과 유사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시험관 아기를 그런 시선으로 보지 않으며 오히려 시험관 아기는 불임 부부들의 희망이 됐다”고 말했다.
복제 인간 파문이 커지자 국내에서는 지난 1월7일 서울지검 특수1부가 인간복제 실험에 한국인이 연루됐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클로네이드사 한국지부 전·현직 간부 3명을 소환해 조사했다고 발표했다. 곽기화씨도 그중 한 사람.
“현재까지 4회에 걸쳐 소환조사를 받았습니다. 보건복지부 측에서 불법 의료시술 행위로 고소한 것이 검찰조사의 발단이 됐죠. 검찰에서는 인간복제 실험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추궁했지만 국내의 클로네이드사는 홍보만 맡았을 뿐, 기술적인 부분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어요. 한국여성 3명이 대리모를 자원했는데 그들이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했는지 여부를 한국지사에서는 알 수 없어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인간복제를 금지하는 법이 없어 아무런 혐의점이 없는데도 검찰에서 무리한 수사를 한 겁니다. 이것은 어떤 측면에서 종교 탄압이라고 생각해요.”
곽씨는 ‘라엘리안’이다. 클로네이드사는 라엘리안들이 만든 인간복제 회사. 73년에 창설된 종교단체 ‘라엘리안 무브먼트’는 전세계 85개국 5만명의 회원을 갖고 있는 UFO 관련 비영리 조직으로, 프랑스인 클로드 보리옹(라엘)이 이끌고 있다.
“외계인인 엘로힘이 생명복제기술을 통해 인간을 만들었다”
‘복제 아기’ 파문 클로네이드사 한국지부 대변인 곽기화 인터뷰

라엘리안 무브먼트를 이끄는 클로드보리옹은 2001년 8월 내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왼쪽에 보이는 여성이 국내 최초의 인간복제 대리모 지원자로 알려진 김진희씨.


라엘리안 무브먼트는 ‘하나님과 같은 존재’인 외계인 엘로힘이 생명복제기술을 이용해 인간을 만들었고 이제 인간도 복제를 통해 불임, 장애, 질병의 고통을 없애고 새로운 창조의 기쁨을 누리자고 주장한다. 또한 이들은 현행 결혼제도를 부정하고 파트너란 이름으로 성의 자유로움을 추구한다.
최근 이들의 모습이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전격 공개되기도 했다. 이들은 모임에서 서로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하는 등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그들만의 세계를 보여주었다. 외계로부터 들려오는 메시지를 듣고 명상을 통해 오감을 최대한 살릴수록 더욱 더 깊은 쾌락이 느껴지고, 세포가 깨끗해진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곽씨는 95년에 라엘리안이 됐다. 20대 초반에, 라엘이 쓴 책 <우주인의 메시지>를 읽고 라엘리안이 됐다고 한다. 현재 한국에는 1천5백여명의 라엘리안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복제를 통해 영원히 살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라엘리안들은 결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이에 대해 그는 “3년 넘게 여자친구를 사귀고 있지만 결혼할 생각은 없다.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 자신이 없어서다. 다른 라엘리안들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곽씨에 따르면 체세포를 통해 인간복제를 꿈꾸는 라엘리안들은 “결혼 후 일반적인 부부관계에 의해 수정된 아이를 낳는 문제는 개인이 판단할 일이지만 아이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낳지 않는 쪽을 권장한다”고 한다. 그는 라엘리안에 대해 “동성애자나 프리섹스주의자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단지 행복하게 살 자신이 없어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을 뿐”이라고 답했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