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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shiroandmaro #character

만났다 시바

editor 안미은 기자

2018. 04. 10

캐릭터는 우리가 꿈꾸는 대상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또 다른 나다. 사건 사고와 스트레스로 가득한 21세기 대한민국에서는 지금껏 듣도 보도 못한 강아지가 나왔다. 시바 창조주 김동환 대표를 만났다. 

시로앤마로가 생겨난 지 2년이 채 안 됐다. 그런데도 성장세가 어마어마하다. 브랜드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시로앤마로는 시바견을 똑 닮은 ‘시로’와 ‘마로’를 내세운 캐릭터 브랜드다. 솔직한 감정 표현이 그들의 매력이다. ‘안 가 시바’ ‘어쩌라고 시바’ ‘아무 생각이 없다 시바’처럼 말끝마다 붙는 ‘시바’라는 카피가 인기에 한몫하고 있고. 스마트 디바이스 액세서리를 파는 온라인 숍으로 시작해 어느덧 21개의 정식 오프라인 매장을 갖게 됐다. 현재는 브랜딩과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명은 ‘바램’이다. 

캐릭터 탄생 배경에 ‘절미’라는 반려견이 있다고 들었다. 어떤 인연이 작용한 걸까. 

재작년 집 앞에서 우연히 유기견 한 마리를 발견했는데, 주인을 찾지 못했다. 고민하다가 직접 기르기로 했다. 절미는 시바견으로 추정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믹스견이다. 털 색깔이 인절미 같다고 해서 절미란 이름을 붙여줬다. 외로움을 많이 타서 사무실에 자주 데려갔다. 그때 한 직원이 절미를 모티프로 한 캐릭터 디자인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이후 반응은 굳이 말 안 해도 아실 거다. 시로앤마로의 진정한 복덩이인 셈이지. 

귀여운 얼굴에서 나오는 시바 카피가 유쾌하고 발칙하다. 어떨 땐 통쾌하기까지 하더라. 직접 생각해낸 아이디어인가. 



그렇다. 일상 속 작은 즐거움을 나누는 그런 아트워크를 하고 싶었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고안해낸 게 바로 시바 카피다. 욕 같으면서 욕은 아닌, 그런 이중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평소 욕을 즐겨 쓰는 사람인가(웃음). 

나도 보통 사람이다. 욕을 아주 안 하진 않는다. 시바 카피가 머릿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오진 않았을 거다. 하하. 

처음 시로앤마로를 알게 된 건 LG생활건강의 페리오 패키지였다. ‘내 입의 향기 시바’란 카피를 보고 도저히 그냥 지나칠 자신이 없었다. 결국 구매했다(웃음). 어디에서 그런 아이디어가 나오나.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젊은 직원들끼리 모여 서로 웃고 장난치면서 일한다. 시로앤마로도 그런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여러 프로젝트를 거칠수록 더욱 일하는 환경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다. 

뷰티와 패션, 리빙 분야를 섭렵하고 이젠 IT업계까지 진출했다. 

처음 LG생활건강과 콜래보레이션을 기획할 때만 해도 이런 뜨거운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 ‘시바 마케팅’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면서 아리따움, 롯데제과 등 다른 기업과의 협업도 이뤄졌다. 최근엔 PC 주변 기기 전문 기업 로이체와 손잡고 시로앤마로 무소음 무선 마우스를 출시했다. 감사한 일이다. 


올 2월 오픈한 시로앤마로 롯데백화점 잠실점. 키덜트한 아이템들로 가득하다.

올 2월 오픈한 시로앤마로 롯데백화점 잠실점. 키덜트한 아이템들로 가득하다.

현대인들이 좋아하는 유머, 말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가 통한 것 아닐까. 대신 적절한 수위 조절도 필요하겠다. 

가끔씩 생각한다. 그저 귀엽고 예쁘기만 한 캐릭터를 만들었다면 이렇게까지 사랑받을 수 있었을까.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시로앤마로의 입을 통해 친근하게 전달하는 것. 그리고 유머로 받아들일 수 있는 적당한 선에서의 카피. 이 두 가지를 잘 이끌어가고 싶은 마음이다. 

기존의 유머 코드로는 해외시장 진출에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그쪽에서도 우리말을 잘 알아야 하니까. 

캐릭터 자체가 가진 매력으로 승부하려고 한다. 시로앤마로의 유쾌한 일상이 담긴 영상, 명화 패러디, 웹툰, 모바일 메신저 스티커 같은 재미있는 아트워크 작업을 하고 있다. 대만 진출을 앞두고 있는데 벌써부터 반응이 좋다. 기대해달라. 

자신의 브랜드를 꿈꾸는 청춘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을까.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는가. 게다가 장난 삼아 일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나만의 무기’를 가져야 한다. 뻔한 말로 들리겠지만 지금 세상은 그걸 찾아낸 사람만이 성공하게 프로그래밍돼 있다. 최선을 다해 기회를 만들고 기회가 주어지면 힘껏 부딪쳐보라. 

시로앤마로는 올해 어떤 변화를 꿈꾸나. 아무도 모르는 재미있는 계획이 있다면 알려달라. 

시로와 마로에게 친구들을 만들어 주려고 한다. ‘시로앤마로프렌즈’ 론칭으로 더욱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롯데자이언츠와 함께 2018 프로 야구 시즌을 함께하게 됐다. 야구장에서 시로앤마로를 발견하면 반갑게 맞아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메신저 이모티콘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건 나의 바람이기도 하다. 회사에서도 부단히 준비하고 있다. 시로앤마로 이모티콘이 나오면 꼭 메시지 보내겠다(웃음).

㈜바램의 김동환 대표(33).

㈜바램의 김동환 대표(33).

photographer 지호영 기자 designer 박경옥
사진제공 시로앤마로(www.shiroandm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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