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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WHY

#샤이니 종현 #수고했어 고생했어 #베르테르 효과

editor 정희순

2017. 12. 28

푸른 밤을 밝히던 별이 스러졌다. 2017년 12월 18일, 인기 그룹 샤이니의 멤버 종현이 세상을 떠났다. 실로 믿기 어려운 소식이었다. 2008년 데뷔해 세계적인 팬덤을 거느린 인기 그룹이 샤이니였고, 눈을 감기 일주일 전에도 솔로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친 그였다. ‘향년 27세’라 끝맺은 그의 부고에 가슴이 아리다. 

세상을 떠나기 직전, 종현은 친누나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전송했다. 며칠 전엔 밴드 디어클라우드의 보컬 나인에게 유서도 맡겼다. 종현과 나인은 3년간 종현이 진행했던 MBC FM4U 라디오 프로그램 ‘푸른 밤 종현입니다’를 통해 인연을 맺고 교감을 이어온 사이였다. 나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얼마 전부터 종현이는 어둡고 깊은 내면의 이야기들을 하곤 했다. 매일같이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불안한 생각이 들어 가족들에게도  알리고 그의 마음을 잡도록 애썼는데 결국엔 시간만 지연시킬 뿐 그 마지막을 막지 못했다’는 글을 게재하며 종현의 마지막 유언을 공개했다. 


우울증이었다. 종현은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라며 ‘막히는 숨을 틔워줄 수 없다면 차라리 멈추는 게 나아’라고 적었다. ‘눈치채주길 바랐지만 아무도 몰랐다. 날 만난 적 없으니 내가 있는지도 모르는 게 당연해’라고도 했다. 의사를 만나 상담을 받고도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는 내용에선 그의 우울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짐작게 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소식이 전해지고 이튿날,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층에 그의 빈소가 마련됐다. 팬들을 위한 빈소는 지하 1층에 별도로 차려졌고, 그의 가는 길을 배웅하는 행렬은 늦은 밤까지 계속 이어졌다. 해외 유수의 언론들도 한류 스타의 갑작스러운 비보를 시시각각으로 전하며 애도를 표했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는 종현의 여성 팬이 스스로 자살을 시도한 사건도 발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녀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영어와 한글로 “더는 견딜 수 없다. 엄마, 아빠, 종현 오빠, 곧 따라갈 거야. 나를 기다려줘”라는 글을 올렸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으나, 일각에서는 ‘베르테르 효과(유명인 자살을 모방하는 현상)’가 추가로 발생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따라서 종현의 죽음을 단순히 슬픈 사건으로 바라보기보다 소모가 심한 어린 아이돌 스타들을 보호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그의 말마따나 우린 아무도 그의 속내를 알지 못했다. 종현은 유서를 이렇게 끝맺었다. ‘그냥 수고했다고 해줘. 이만하면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해줘. 웃지는 못하더라도 탓하며 보내진 말아줘. 수고했어. 정말 고생했어. 안녕.’ 

이제는 하늘의 별이 된 그에게 전한다. 수고했어요. 고생했어요.

photographer 지호영 기자 
designer 이남경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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