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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green

일회용 쓰레기 없는 서울 만들기

윤혜진 프리랜서 기자

입력 2022.04.26 10:46:2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이후 세계가 넘쳐나는 일회용품 쓰레기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아파하는 지구를 위한다면 쓰레기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처음부터 만들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 서울시도 ‘제로웨이스트’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벚꽃이 만개한 4월의 어느 주말 경의선 숲길을 걸었다. 벚꽃 비를 맞으며 걷던 중 일회용 컵으로 뒤덮인 쓰레기통이 눈에 들어왔다. 산책 코스인 경의선 숲길이 이 정도면 3년 만에 개방한 여의도 윤중로나 잠실 석촌호수, 한강 공원엔 쓰레기 산이 생겼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 날 벚꽃놀이를 즐기는 인파 소식과 더불어 폭증하는 쓰레기 문제가 뉴스를 통해 쏟아져나왔다. 4월 9일 하루 동안 12만1000명이 다녀간 윤중로에서 배출된 쓰레기만 2t이 넘었다.

테이크아웃용 포장 용기, 비닐봉지 등은 비단 벚꽃 시즌만의 불청객이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비대면 쇼핑과 음식 배달이 늘면서 집집마다 쓰레기 배출량이 크게 증가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2020년 전국 지자체 공공선별장 처리량이 종이류 25%, 플라스틱류 19%, 발포 수지류 14%, 비닐류 9%가 늘었다. 올해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통계청 조사를 살펴보면 2월 음식 배달 서비스 거래액은 2조2443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02억원 증가했다. 1년 사이 약 23%가 늘어난 것으로, 식음료 매장 대부분이 일회용기를 사용하고 있는 걸 고려하면 쓰레기 발생량 또한 크게 늘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날로 쌓여가는 쓰레기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제로웨이스트(zero waste)’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제로웨이스트는 쓰레기 줄이기를 넘어 처음부터 쓰레기 자체를 만들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4월 1일부터 카페와 제과점 등 식품접객업 매장 안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전면 금지된 것도 제로웨이스트 정책의 일환이다.


일회용 컵 대신 다회용 컵, 새로 사기보단 리필

1 지난해 배달 앱 요기요와 다회용기 배달 시범사업을 진행한 서울시는 올 4월 요기요는 물론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땡겨요 등과 MOU를 체결하고 다회용기 이용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2 서울 시청 인근 카페 등에 설치한 다회용 컵 무인회수기가 높은 호응을 얻음에 따라 무인회수기도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다.

1 지난해 배달 앱 요기요와 다회용기 배달 시범사업을 진행한 서울시는 올 4월 요기요는 물론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땡겨요 등과 MOU를 체결하고 다회용기 이용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2 서울 시청 인근 카페 등에 설치한 다회용 컵 무인회수기가 높은 호응을 얻음에 따라 무인회수기도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카페나 식당에서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일찍부터 다양한 시범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후 시범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제로카페’ ‘제로식당’ ‘제로마켓’ 규모를 확대해나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점점 음료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할 것에 대비해 서울시는 일회용품 사용이 많은 시내 16개 거점에 다회용 컵 무인회수기 800대를 설치한다. 20 · 30세대가 많이 방문하는 서울 지하철 신림 · 신사역, 상권이 몰린 강남 일대, 언론사가 밀집한 상암 등이 대상이다. 서울 소재 주요 대학들과 극장  ·  병원 · 복합문화센터 등 다중이용시설에도 다회용 컵 무인회수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리필제품과 친환경제품을 판매하는 제로마켓도 늘린다. 앞서 서울시는 대형 유통 매장 10곳에서 숍인숍 형태의 제로마켓을 시범 운영해왔다. 앞으로 일반 매장을 제로마켓으로 전환하도록 지원하고, 지하철 역사 내 빈 상가나 아파트 장터 및 교회에서 ‘찾아가는 제로마켓’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제로마켓을 100곳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상점이 좀 더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제로마켓 운영 가이드라인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젊은 층이 밀집한 대학가를 중심으로 일회용품 없는 ‘제로캠퍼스’ 조성 계획도 세웠다. 교내 카페에서 다회용 컵 사용을 추진하고 배달 다회용기 회수기 설치, 포장재 없는 상점 만들기 등을 골자로 한다. 4월부터 제로캠퍼스 사업에 동참할 20개 대학 모집을 시작했으며, 오는 2023년까지 서울 시내 모든 대학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3월 26일에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서울 - 온 스튜디오에서 ‘2022 서울 제로웨이스트 캠퍼스 MZ회담’이 온오프라인 동시에 개최되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학 환경 동아리, 청년 환경단체 회원 등과 만나 대학 내 생활 쓰레기 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로식당 · 배달 플랫폼 협력해 친환경 배달 문화 만든다

한편 서울시는 비대면 소비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요즘, 증가하는 일회용 음식 배달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관의 협력이 필수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전국 최초로 민간 배달 플랫폼 요기요와 손잡고 강남구 136개 업체에서 음식 배달 시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시범 사업을 실시한 이유도 그래서다. 서울시에서는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싶지만 용기 회수 · 세척 등이 어려운 배달 전문 음식점을 대상으로 다회용기 대여  - 수거  -  세척  -  재공급하는 전 과정 서비스를 제공했다.

시범사업에 사용된 다회용기는 17종 스테인리스 용기로 다양한 메뉴를 담을 수 있으며 수저와 배달가방도 다회용으로 제공해 음식배달 전 과정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없앴다. 이용 방법도 간단하다. 소비자가 배달 앱을 통해 다회용기 사용 음식점을 선택해 주문하면 다회용기에 음식이 담긴 가방이 배달된다. 식사를 마친 뒤엔 빈 다회용기를 다시 가방에 담아 집 앞에 놓고 가방에 부착된 QR코드로 회수 신청을 하면 된다. 이후 전문업체가 다회용기를 수거, 9단계 세척시스템을 통해 위생적으로 세척한 후 음식점에 재공급하는 방식이다.

시범 사업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필(必)환경 시대에 맞는 용기” “사무실에서 식사 후 음식물 처리가 곤란했는데 스트레스를 덜었다” “용기가 깨끗한 데다 새지 않아 좋았다” 등 이용자의 호평이 잇따랐다.

서울시는 이러한 시범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배달 앱 안에 다회용기 카테고리를 갖춘 음식 배달 플랫폼을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땡겨요 등 4곳으로 늘리고 배달 다회용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로식당 500개를 추가 모집한다. 추가 모집 지역은 배달 수요가 높은 강남구, 관악구, 광진구 등을 중심으로 한다. 특히 대학교 캠퍼스에 배달 다회용기 회수기를 설치해 학생들이 일회용기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생활 쓰레기 증가로 인한 위기의식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는 폐기물 감량과 자원순환율을 높이고자 분리배출 및 재활용 정책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며 “제로캠퍼스, 제로카페, 제로식당, 제로마켓을 차질 없이 추진해 자원순환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민들의 친환경 소비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로웨이스트 #서울시 #여성동아

우리 동네 제로마켓  ·  제로식당 어디 있나
다회용기를 이용해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서울시 제로마켓(홈플러스 월드컵점).

다회용기를 이용해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서울시 제로마켓(홈플러스 월드컵점).

서울시에서 올 6월까지 운영하는 시범 제로마켓은 모두 10곳이다. 홈플러스 내 4곳(남현점, 신도림점, 월드컵점, 합정점), NC백화점 내 3곳(강서점, 송파점, 신구로점), GS리테일 내 3곳(고덕그라시움점, 명일점, 상계점)이 있다. 제로마켓에서는 세제나 샴푸, 화장품 등을 필요한 만큼만 무게를 재서 살 수 있다. 제품은 직접 가져온 다회용기나 매장에 비치된 전용 용기에 담아가면 된다. 이곳에서는 샴푸 바, 다회용 빨대 등 친환경제품도 구매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서울시가 운영하는 ‘스마트서울맵’에 접속하면 제로웨이스트 상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스마트서울맵 내 생활지도 갤러리에서 제로웨이스트 상점을 모은 지도를 확인하면 된다. 카페, 리필 숍, 생활필수품 가게 등 각 업소마다 제로웨이스트 활동 내용과 주소, 운영시간, 홈페이지 정보 등이 상세히 소개돼 있다.


사진 뉴스1 
사진제공 서울시



여성동아 2022년 5월 7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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