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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동아’가 선정한 4월의 책

글 송화선 기자

입력 2022.04.17 10:30:02

뭉크씨, 도파민 과잉입니다
안철우 지음, 김영사, 1만7500원

“호르몬을 알면 희로애락의 실마리를 풀 수 있습니다. 심지어 불로장생도 꿈이 아닐지 모릅니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호르몬 공부’를 강조하는 이유다. 안 교수는 그동안 EBS ‘명의’ 등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호르몬의 특성을 소개해왔다. 최근 펴낸 책 ‘뭉크씨, 도파민 과잉입니다’도 이 작업의 연장선에 있다. 눈에 띄는 건 대중에게 익숙한 그림을 강의 도구로 삼았다는 점. 클림트의 ‘키스’ 등 ‘사랑의 기쁨’을 묘사한 작품을 보여주며 “진정한 사랑은 정신적 사랑인 플라토닉, 육체적 사랑인 에로스, 희생과 배려의 사랑인 아가페까지 삼위일체를 이룰 때 완성된다. 호르몬의 관점에서 봐도 도파민, 엔도르핀, 옥시토신이라는 세 호르몬의 복합 작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는 식이다. 50점이 넘는 미술작품과 14가지 호르몬 이야기가 어우러져 읽고 보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질 건강 매뉴얼
제니퍼 건터 지음, 조은아 옮김, 글항아리사이언스, 2만6000원

35년 경력의 산부인과 전문의 제니퍼 건터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거침없는 부인과 의사”(영국 일간 ‘가디언’)로 통한다. 의학 저널 ‘랜싯’부터 잡지 ‘코즈모폴리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매체에 여성 건강 관련 글을 써온 그가 질·외음부에 대한 정보를 집대성한 책. 저자는 여성이 자기 신체를 잘 알지 못하는 바람에 지극히 정상적인 냄새와 분비물을 문제적인 것으로 여기고, 불필요한 관리에 시간을 낭비하며, 과학적으로 효과가 증명된 적 없는 건강기능식품과 각종 시술에 거금을 들이는 세태에 탄식한다. 건터가 세계적 명성을 얻은 것은 바로 이런 현실을 비판하며 바른 정보를 알리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 이 책의 한국어판을 기획하고 감수한 윤정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이렇게 평했다. “세계 의료인 커뮤니티에서 ‘질 건강 매뉴얼’ 출간 소식을 접했을 때 나는 지독한 질투심에 사로잡혔다. ‘내가 쓰고 싶었던 책인데!’ 아마존에서 구입해 읽으면서는, 다시 겸손해졌다. ‘내가 쓸 수 없는 책이었구나.’”


더 파이브
핼리 루벤홀드 지음, 오윤성 옮김, 북트리거, 1만8500원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살인자로 손꼽히는 ‘잭 더 리퍼’는 ‘시체를 찢어발기는 살인마’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는 1888년 늦여름부터 초겨울까지, 영국 런던을 무대로 5건의 살인 행각을 벌였다. 피해자는 전부 여성이었는데 하나같이 목이 잘렸고, 넷은 내장까지 훼손당했다. 사건은 대부분 야외에서, 심야에 벌어졌다. 영국 경찰이 끝내 범인을 잡지 못하면서 잔혹한 범죄는 신화가 됐다. 늦은 밤 집 밖에 있는 여성만 골라 살해했다는 이유로, 잭 더 리퍼는 ‘창녀’를 단죄한 영웅처럼 묘사되기 시작했다. 역사학자이자 저술가인 핼리 루벤홀드는 이에 의문을 품고 옛 기록을 뒤져 사건의 실체를 확인해간다. 취재 결과 희생자 가운데 어느 누구도 성매매업에 종사하지 않았다. 이들이 왜 끔찍한 범죄와 오명의 피해자가 됐는지 입체적으로 추적한 이 작품으로 루벤홀드는 2019년 논픽션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베일리 기포드상’을 수상했다.


H마트에서 울다
미셸 자우너 지음, 정혜윤 옮김, 문학동네, 1만6000원

“엄마가 돌아가신 뒤로 나는 H마트에만 가면 운다. 이제 전화를 걸어, 우리가 사 먹던 김이 어디 거였냐고 물어볼 사람도 없는데, 내가 여전히 한국인이긴 할까?”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뮤지션 미셸 자우너의 에세이 ‘H마트에서 울다’는 이 고백으로 시작한다. “음식은 엄마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었다. 내 입맛에 꼭 맞춰 점심 도시락을 싸주거나 밥상을 차려줄 때만큼은 엄마가 나를 얼마나 끔찍이 여기는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문장도 있다. 자우너가 스물다섯 살 때 엄마는 암으로 사망했다. 투병의 여파로 점점 머리숱이 사라지고 몸집이 작아지던 엄마가 끝내 세상을 떠난 뒤, 딸은 홀로 한국 음식을 먹으며 엄마를 기억한다. H마트는 미국 전역에서 성업 중인 70여 개의 한인 마트 체인점. 이 책은 지난해 ‘뉴욕타임스’ ‘타임’ 등이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는 등 미국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잭더리퍼 #도파민과잉 #H마트 #질건강 #여성동아

사진 박해윤 기자 



여성동아 2022년 4월 7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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