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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멜로드라마’ 주연 홍은희에게 묻다! 당신은 지금 어떤 사랑을 하고 있나요?

우먼동아일보

입력 2015.02.09 23:02:00

남의 시선이 두려워 혹은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기 위해 의무적인 사랑을 하고 있는가. 연극 ‘멜로드라마’가 관객에게 던지는 물음은 여주인공 홍은희에게도 신선한 자극이 됐다. 23세라는 어린 나이에 결혼해 일찌감치 가정을 꾸려 13년 차 주부가 된 그는 사랑과 행복에 관해  어떤 정의를 내리게 됐을까.


연극 ‘멜로드라마’ 주연 홍은희에게 묻다! 당신은 지금 어떤 사랑을 하고 있나요?

“프로이트가 말하길 욕망이란 누르면 누를수록 더 큰 반동으로 튀어나온다고 합니다. 마치 터지기 직전의 고무풍선처럼.”

다섯 남녀가 ‘사랑은 과연 의무가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저마다의 방식으로 답을 찾아가는 연극 ‘멜로드라마’는 미모의 큐레이터 강서경이 페리시안 롭스의 그림 ‘성 안토니우스의 유혹’ 앞에서 이렇게 설명하며 서막을 연다. 서경은 겉으로는 일도, 가정생활도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남편과의 무미건조하고 형식적인 관계에 익숙해져 소리 없는 미풍에도 흔들릴 위기에 처한 여자다.

10분 단위로 일정을 체크하고 아무리 피곤해도 남편과 매일 10분간 대화 시간을 갖는 완벽주의자지만 관객의 웃음을 유발하는 의외의 면모도 지녔다. 성당에서 미사를 보는 서경이 음치면서도 찬송가를 목청껏 부르거나 자신의 마음을 흔드는 연하남의 명함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가 휴대전화 카메라로 번호를 몰래 찍어가는 장면은 관객이 그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끼게 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서 서경 역을 맡은 배우 홍은희(36)도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여자에게도 결핍이 있어서 흔들리는 점이 인간적으로 느껴졌고, 백조처럼 우아하게 굴다가도 뒤에서는 허당기 있는 모습을 보여 연기하면서도 재미있다”고 했다.  

“‘이 여자 너무 웃기다’ 하면서 연습했어요. 매사 완벽함을 추구하지만 엉뚱하고 여린 면을 보일 때 저와 닮았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직업상 서경처럼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야 하는 부분에도 공감이 갔어요.”





나이 들면 출연하고 싶었던 작품
‘멜로드라마’는 뮤지컬 ‘김종국 찾기’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그날들’ 등으로 유명한 연출가 장유정의 연극 데뷔작이다. 2007년 초연을 하고 2008년 다시 막을 올린 후 6년 만에 부활했다.

극 중 서경은 남편과 단둘이 사는 결혼 10년 차 큐레이터. 홍은희는 2003년 선배 연기자 유준상과 백년가약을 맺고 아들 둘을 낳은 결혼 13년 차 배우다. 그에게 ‘클로저’ 이후 6년 만에 서경 역으로 연극 나들이에 나선 이유를 묻자 “7년 묵은 소망”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초연을 보고 욕심이 났어요. 그때는 20대여서 서경 역을 하기엔 어렸죠. 좀 더 나이가 들면 출연하고 싶어서 연출가를 수소문했고 저 대신 남편이 그분을 찾아가 제 뜻을 전해줬어요. 7년이 지났는데도 그걸 기억하고 저를 불러주셨어요. 솔직히 지난해에는 연기 외에 다른 일을 많이 하다 보니 연기에 목말라 갈증을 느끼면서 저만의 불안감을 안고 살았어요. 다시 연기가 될까, 대사를 외울 수 있을까, 이런 원초적인 의문들로 조급해했죠. 정말 좋은 연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서경 역이 들어와 고민도 안 하고 출연하겠다고 했어요.”


공연 중에 키스 신이 등장하는데 남편의 반응은 어땠나요.
남편도 뮤지컬을 하느라 바빠서 아직 제 연극을 보진 못했어요. 진한 키스 신도 있다니까 당장 연습실을 급습하겠다고 농담을 하더라고요(웃음). 요즘은 키스 신이 보편화돼서 그 정도로 출연을 반대하는 배우자는 없을 거예요. 더구나 저보다 남편이 키스 신을 더 많이 했으니 반대할 리가 없죠. 노출 신이 있다면 몰라도. 이번 작품을 시작할 때 남편이 선배 연기자로서 따뜻하고 힘이 되는 조언을 많이 해줬어요.

연극은 매회 연기하는 느낌이 다를 것 같아요.
정말 달라요. 상대 배우와의 호흡도 중요하고 특히 조명, 음악, 스태프들과의 합이 다 맞아야 하는데 그걸 맞추는 게 힘들어요. 감정이 덜 채워진 느낌이 들 때도, 조명이 더 잘 받는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어요. 어쩌다 제 연기가 ‘퍼펙트’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그럴 땐 짜릿한 감흥이 있죠. 관객의 반응도 매번 달라요. 새로울 때도 있고 당황스러울 때도 있어요. 진지한 대사인데 웃으시거나, 갑자기 소리가 느껴지거나, 우는 타이밍이 아닌데 훌쩍거리실 때요. 그렇게 관객의 반응을 느끼며 연기할 수 있는 게 연극의 묘미라는 생각이 들어요.

작품에 빠져 있다 보면 관객들처럼 극의 내용에 감정이 동화되지 않나요.
동화되지만 관객들처럼 눈물을 흘리진 않아요. 배우들은 감성이 풍부해서 잘 빠져들기도 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감정을 잘 다스리는 편이에요. 울고 싶을 때 참지도 않지만 우는 걸 창피하다고 생각지도 않아요. SBS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에 나가서 많이 울었는데 그 덕에 힐링이 됐어요. 의도하진 않았지만 그동안 가슴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해버렸을 때 후련했고 눈물이 볼을 타고 내려가면서 저를 쓰다듬으며 마음을 치유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하지만 그건 인간적인 제 모습이고, 배우는 눈물을 참을 줄 알아야 해요. 눈물은 관객의 몫이죠.


홍은희는 지난해 11월 ‘힐링캠프’에 출연해 부모의 이혼과 아버지에 대한 오해로 힘들었던 과거를 털어놔 보는 이를 안타깝게 했다. 방송에서는 늘 유쾌하고 발랄한 모습만 보여주던 그가 불우했던 가정사를 고백한 건 데뷔 17년 만에 처음이었다. 그는 이날 “9세 때 부모가 이혼해 아버지 없이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후 서울예대에 합격했을 때 등록금을 내기가 어려워 어머니가 처음으로 도움을 청했다. 그런데도 아버지가 도와주지 않아 이후 연락을 끊었고 등록금 사건으로 화가 풀리지 않아 내 결혼식 때도 아버지를 부르지 않았다. 불효 중의 불효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에게 정말 돈이 없었던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그는 “아버지가 암 투병중이셨다. 그런데도 치료를 거부하셨다. ‘등록금 달라고 했을 때도 못해줬는데 너에게 그런 짐을 어떻게 지우겠니’라고 하시더라. 임종이 임박했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갔는데 아버지가 내가 도착하고 10분 후에 눈을 감았다”며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가까스로 마음을 추스린 그는 “부모님에게 그동안 마음을 전하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스럽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처럼 때늦은 후회를 하는 일이 없도록 진심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부모님에게 지금 바로 사랑한다 말하세요.”



연극 ‘멜로드라마’ 주연 홍은희에게 묻다! 당신은 지금 어떤 사랑을 하고 있나요?

연극 ‘멜로드라마’로 6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선 홍은희. 무미건조하고 형식적인 결혼 생활과 자신을 흔드는 연하남과의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큐레이터로 출연 중이다.


나 자신을 우선순위에 둬
또래 배우들에 비해 일찍 결혼한 게 후회되진 않나요.
어떻게 한순간 쯤 그런 감정이 들지 않을 수 있겠어요. 하지만 친구들보다 빨리 결혼해서 좋은 점이 더 많아요. 저희 큰아이가 올해 13세, 둘째는 7세가 됐는데 친구들은 아이가 어려서 외출도 마음대로 못하더라고요. 저는 아이들이 나름 바빠서 일에 몰입할 수 있어 좋아요.

집안일이 마음에 걸려 갈등한 적은 없나요.  
있죠. 제 일을 하느라 엄마가 해줘야 할 것들을 해줄 수 없을 때요. ‘내가 누구를 위해 이 일을 하나. 내가 정말 이 일에 만족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또 제 시간을 정말 갖고 싶은데 집에 가면 철저히 엄마이자 주부로 돌아가야 하니까 촬영 전 2~3일은 호텔 같은 데서 숨어 있고 싶은 생각도 들어요.

남자 배우들 중에는 연기에 집중하려고 밖에서 지내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어요.  
제 남편은 그러지 않아요. 집을 너무 좋아해요(웃음). 남편은 저더러 대본에 집중하라며 자리를 피해주지만 식구들 말소리가 들리니까 그러기가 쉽지 않아요. 철저히 고립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도 있지만 실행에 옮긴 적은 없어요. 그게 더 어렵잖아요.  

이번 연극을 준비할 때도 그런 고충이 있었나요.
연극 연습을 한 달간 밖에서 해서 괜찮았어요.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거의 매일 연습했어요. 6년 전 작품이라 설정이나 대사가 시대에 맞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많이 손질했어요. 그럼에도 연극 대사는 오래 연습하니까 여유있게 외워요. 드라마 대본은 오늘 받아서 오늘 외워야 할 때가 많거든요. 그래도 연기자가 대사를 외우지 못해 촬영을 못하는 경우는 없어요. 외운 대사를 잘 연기하기가 어렵지. 저 같은 경우는 대본을 여러 번 보다 보면 그 페이지가 사진기로 찰칵 찍히듯 이미지로 남아 있어요. 그래서 멀리서 대본을 펴주면 글씨는 안 보여도 대사가 생각나요.

연극에서 서경은 남편의 무능력한 모습에 개의치 않고 애정 없는 결혼 생활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하잖아요. 만일 서경의 처지가 실제 상황이라면요.
그건 예측하기 어려워요. 같은 상황이 닥쳐야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만 서경 같은 성격이라면 결혼을 유지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싶지 않을 거고, 그걸 남들이 아는 게 두려울 테니까요.

평소 서경처럼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사는 편인가요.
배우가 남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살기는 어려워요. 거기다 저희 부부가 둘 다 연기자 생활을 하고 있어서 더 그렇겠지만요. 그래도 항상 제 자신을 우선시해요. 남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 일이든 가정생활이든 제가 하고 싶어야 해요. 가족 안에서 제 모습은 헌신적이기도 하고, 이기적이기도 해요. 극단의 두 가지 면이 반씩 섞여 있다고 할까요. 예를 들어 작품 끝나고 쉴 때는 음식 만드는 걸 좋아해서 매일 장 봐서 요리하는 낙으로 살아요. 근데 길게 못해요. 작품을 할 땐 일에 푹 빠지고요. 가족들도 제가 쉴 때 엄청 잘해주기 때문에 신경 써주지 못하는 걸 불만스러워하기보다 많이 이해하는 편이에요. 제 대사 가운데 ‘균형 감각이 성공의 포인트’라는 말이 있는데,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연극 ‘멜로드라마’ 주연 홍은희에게 묻다! 당신은 지금 어떤 사랑을 하고 있나요?

한 지붕 아래 사는 세 남자
집 안에서 그는 홍일점이다. 남편과 두 아들에 둘러싸여 산다. “세 사내의 사랑을 독차지하겠다”고 말하자 그가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인다.

“세 사람 모두 협조적이에요. 그렇다고 가사를 분담하진 않아요. 집안일을 도와주시는 분이 있거든요. 제가 방해받지 않고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 가족들이 애쓰는 자체가 저를 도와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유준상 씨는 가정에서도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방귀남처럼 다정다감한 남편인가요.
그런 편이에요. 가정적이죠. 주방 일을 많이 도와주진 않지만 아이들하고 잘 놀아주거든요.  

부부가 같은 일을 해서 좋은가요.
나쁜 점보다 좋은 점이 많아요. 제가 하는 일을 많이 이해해주는 것도 남편이 같은 일을 하기 때문일 거예요. 남편이 연기자가 아니라면 연기에 대한 고민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 자기 약점이라는 생각에 말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고, 말해도 이해하지 못할 테니까요. 제 속내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가 있어서 좋아요.

두 아이를 낳은 후에도 미모를 유지하는 나름의 노하우가 있나요.
삶을 유연하게 대하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죠. 배우니까 몸 관리를 등한시할 순 없지만,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는 강박 자체가 고통이고 스트레스일 수 있어서 저는 ‘퐁당퐁당’해요. 하루는 열심히 놀고, 하루는 열심히 일하고, 하루는 열심히 운동하고 그런 식이죠. 하고 싶은 것을 참지 않으면서 뭐든 열심히 하면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가 없어요.


그래서일까. 그의 얼굴에선 30대 후반을 넘기며 생길 법한 잔주름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것도 ‘퐁당퐁당’ 덕분이냐고 물었더니 웃음이 빵 터진다.
“화장해서 그래요. 하하하. 저도 피곤하면 피부 트러블이 생기고, 많이 웃으면 눈가에 주름도 보여요. 몇 년 전까진 안 그랬는데 어쩌겠어요, 받아들여야지. 그래서 남들처럼 잘 씻고 좋은 제품이다 싶으면 열심히 발라요.”


운동도 열심히 하나요.
움직이는 걸 좋아해요. 어떤 날은 온 종일 아무것도 안 하지만, 땀 빼고 나서 씻을 때 느낌이 좋아서 운동을 즐겨요. 타이트한 옷을 입은 모습이 마음에 들어 운동을 하고, 과하게 먹어서 운동을 하고…. 그렇게 목적의식을 갖고 제가 누린 것에 대한 반대급부로 운동을 하니까 재미있고 보람도 있어요.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하루가 풍족했으면 하루는 가난해야죠(웃음).

주량이 세다고 들었어요.
주량이 약하진 않아요. 소주, 맥주, 와인 등 종류도 가리지 않아요. 술을 마시면 자기를 표현하기가 쉬워지고 긴장이 풀려서 좋아요. 그렇다고 사회생활을 잘하려고 술을 마시진 않아요. 집에서 남편과 둘이 마시는 날이 많아요. 남편이 술을 잘하진 않지만, 술을 마시면서 할 수 있는 말들이 있잖아요. ‘멜로드라마’ 속 대화 타임과 같은 거죠. 저희 부부는 술 마시면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눠요.

부부 간에 대화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극 중 부부도 소통이 안 되는 게 문제잖아요.  
극 중 부부는 서로를 궁금해하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예요. 대화 시간에도 형식적인 10분을 보낼 뿐 서로 궁금한 게 없어요. 애정의 척도는 상대방에 대한 관심 내지 궁금증에 있다고 생각해요. 뭘 해도 상대가 관심을 보이지 않고 궁금해하지 않는다면 그건 문제가 있는 관계예요.

평소 남편에게 말을 많이 하나요.
많이 해요. 자기 전까지 말해요. 그런데도 요즘처럼 둘 다 바쁠 때는 서로 모르는 게 많아요. 남편도 뮤지컬을 하고 있어서 정신없이 바쁘거든요.   



연극 ‘멜로드라마’ 주연 홍은희에게 묻다! 당신은 지금 어떤 사랑을 하고 있나요?

결혼 13년차 부부인 유준상 홍은희는 연예계 잉꼬 커플로 유명하다. CF의 한 장면(오른쪽).


스스로 만족해야 건강하고 행복한 삶
배우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볼 수 있는 직업이어서 보는 이들은 물론 연기하는 당사자에게도 대리 만족을 부여한다. 홍은희도 그 맛에 연기를 계속하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가 작품을 선택할 때 본인의 연기 욕구와 흥미를 가장 중요한 고려 대상으로 여기는 이유다.

“사실 연극은 들이는 시간과 노력의 양에 비해 출연료도 적고 제작환경도 열악하지만 꼭 하고 싶은 작품이라면 그런 게 문제가 되지 않아요.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예요. 그동안 제가 맡은 역은 다 안쓰러운 인물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저 스스로 안쓰러운 생각이 들지 않는 캐릭터는 공감이 안돼서 연기하기가 힘들어요. 서경도 안쓰럽고 안타까운 면이 있는 인물이잖아요. ‘멜로드라마’는 지금 알아가는 단계예요. 첫 공연 때는 많이 떨어서 제 기량을 다하지 못했어요. 그때 보신 분들은 다시 보셨으면 좋겠어요(웃음).”


결혼한 지 10년이 넘으면 부부 간에 떨리는 감정을 느끼기란 쉽지 않을 거예요. 그럴 때 가슴을 떨리게 하는 누군가를 만나면 가족의 존재를 잊을 만큼 쉽게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요.
가슴이 떨리면 이미 사랑에 빠진 것 아닌가요?(웃음) 그 감정이 더 발전할지, 아닐지는 상대적이겠죠. 남편이 사랑에 관한 한 절대적 빈곤 상태라면 제가 성인(聖人)이 아닌 이상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질 것 같아요. 그러니까 남편들이 아내가 부족함을 느끼지 않게 해줘야 해요. 반대로 아내도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없는지 체크해볼 필요가 있어요. 저는 ‘난 권태기 같아’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보면 바보 같아요. 상대가 먼저 나를 권태롭다고 느끼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면 뒤통수를 빡 맞는 느낌이 들 거예요. 자신이 재미없다고 느끼기 전에 상대가 재미없는 자신을 참고 견뎌줬다는 걸 깨닫는다면 삶의 포인트가 달라지지 않을까요.

홍은희 씨는 집에서도 완벽한 모습인가요.
그럴 리가요(웃음). 아이들이 절 보면 의아해해요. ‘엄마, 왜 어제랑 달라요?’ 하면서요. 하하.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하고 건강한 삶일까요.
제 자신이 만족스러워야죠. 희생을 미덕으로 여기는 분도 있는데 그런 분들은 스스로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고 자신할 수 없을 거예요. 자기 스스로 즐겁고 만족해야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저는 아주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고 있어요. 일도, 가정생활도, 아이들도 다 좋거든요.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어요.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요.
정해놓은 건 없어요. 그동안 드라마, 라디오, 연극, 예능 프로그램 등 여러 영역을 넘나들며 다양한 활동을 해왔는데 어떤 일을 하든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요. 하고 싶은 건 다 하면서 올해도 열심히, 바쁘게 일하고 싶어요. 연예인은 선택돼야 움직일 수 있는 입장이니까 많은 부름을 받고 싶어요. 그동안 남보다 빠른 템포로 인생을 살아왔는데 이제는 저도 다른 이들이 20대에 자기인생을 챙기듯이 제 위주로 살려고 해요. 올해를 제 전성기로 정한 만큼 대중에게 배우 홍은희를 확실히 각인시키고 싶어요.



글·김지영 기자|사진·조영철 기자, 뉴시스
나무액터스 이다엔터테인먼트 제공

여성동아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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