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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욱 PD&조홍경 트레이너~ ‘히든 싱어’ 메이킹 스토리 ②

우먼동아일보

입력 2013.12.18 11:16:59

 “우리 프로그램은 가수에 대한 또 다른 의미의 헌정 쇼라고 볼 수 있다. 도전자와 시청자들은 그 가수의 음악 세계를 연구하며 빠져들고, 가수는 자기 음악을 돌이켜보는 시간이 된다.”


조승욱 PD&조홍경 트레이너~ ‘히든 싱어’ 메이킹 스토리 ②

 1 전현무의 능청스러운 진행은 프로그램의 양념. 2 도전자들의 실격에 원조 가수들이 당황할 때도 많다. 사진은 윤도현 편. 3 원조 가수와 수십 년 친분이 있는 연예인 패널도 원조의 목소리를 모를 때가 있다.



원조 가수는 감동, 도전자는 희망, 시청자는 재미를 얻다

‘히든 싱어’가 준비한 메인 요리는 진짜와 가짜를 가려내는 것이다. 여기에 오리지널리티를 위협당하고 당황스러워하는 원조 가수의 모습, 보는 이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하는 전현무의 진행은 프로그램의 맛을 더하는 양념이다. 원조와 모창 가수가 접전을 벌일수록 시청률은 상승곡선을 그린다. 모창 능력자가 최초로 원조 가수를 꺾고 우승한 신승훈 편에서는 분당 시청률이 5.9%까지 치솟았다.
그런데 시청자들이 한 가지 잊고 있는 사실이 있다. 여기 출연하는 가수들은 채플린처럼 스스로 따라 하기 대회에 나섰다는 점이다. 충분히 축제를 즐길 마음의 준비가 돼 있는 그들에게 누가 1등이냐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은 데는 전현무의 진행 능력도 한몫 한 것 같다. 원조 가수에게 전혀 주눅 들거나 밀리지 않고 균형을 잘 잡는 것 같다.
조승욱 신동엽·강호동·유재석 같은 정상급 MC가 아니면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전현무 씨도 우리도 많이 헤맸지만 빨리 감을 잡았다. 승부처마다 가수의 신경을 살살 긁는 바람에 예상하지 못했던 긴장감이 만들어졌다. 요즘은 가수들 약 올리는 재미로 사는 것 같다(웃음).

시즌1에서는 원조 가수가 모두 우승한데 반해 시즌2에서는 신승훈·조성모 등 도전자에게 우승을 뺏긴 가수가 벌써 두 명이나 나왔다. 제작진이 의도한 상황인가.
조승욱 시즌1부터 한 번쯤 이런 기적이 생겼으면 하고 바랐지만 의도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마음을 비우고 있었다. 방송이란 게 그런 것 같다. 준비한 사람은 빨리 뭔가가 일어나기를 바라지만 때라는 것이 있다. 도전자가 우승을 한 건 시즌1에서부터 해왔던 게 차곡차곡 쌓여서 한순간에 터진 게 아닌가 싶다. 언제든 그런 순간이 올 수 있다고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머릿속으로 그리는 것과 막상 현실로 닥치는 건 다르니까 얼떨떨하더라(웃음).
조홍경 PD는 놀랐겠지만 나는 정말 통쾌했다(웃음). 도전자들이 그만큼 열심히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봐주시면 좋겠다.  

원조 가수들의 자존심이 보통이 아닐 텐데. 그들이 탈락하면 현장 분위기가 썰렁해지지 않나.  
조승욱 가수들도 처음에는 ‘뭐 떨어질 수도 있겠지’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프로그램에 임하지만 막상 그런 상황이 눈앞에 닥치면 당황한다. 거기다 MC 전현무 씨가 약을 올리면 ‘이게 뭐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이건 가창력 대결과는 다르다. 제한적인 조건 내에서 소절을 나눠 부르고 그걸 1백 명의 패널들이 판단하는 게임일 뿐이다. 그리고 도전자가 이기는 경우는 가수가 못해서라기보단 도전자들이 원조 가수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수들도 처음에는 당황해하다가도 나중에는 고마운 마음을 안고 돌아간다. 시즌1 때 이문세, 윤민수 씨 등은 공공연히 자신이 탈락하면 좋겠다는 이야기했다. 그만큼 여유와 내공이 있다는 얘기다. 궁지에 몰리면 자신만의 바이브레이션을 넣는다든지, 알아봐달라는 꼼수를 쓸 수도 있을 텐데 거의 모든 분들이 끝까지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한다.
조홍경 조성모 씨의 경우엔 2라운드에서 탈락하고 대기실로 들어가면서 뭔가 납득이 안 된다는 표정이었지만, 3라운드엔 깨끗하게 마음의 정리를 하고 나오더라. 자신에게 가는 표가 사표 처리되는 상황에서도 방송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줬고, 나중에 이야기를 들으니 도전자들과 뒤풀이도 하고, 함께 캠핑도 갔다고 하더라. 도전자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대견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조성모 씨가 정말 대인배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전자가 원조 가수를 이긴 건 어떻게 봐야 하나. 세월이 흘러 가수의 목소리가 바뀐 것도 원인일 수 있겠고….
조승욱 조성모 씨가 ‘나는 나인데 사람들이 왜 자꾸 내가 아니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사람은 누구나 변한다. 또 그게 당연한 거고, 다만 오랫동안 대중 곁을 떠나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홍경 신승훈 편에서 우승한 장진호 씨의 경우엔 단지 목소리가 비슷해서만은 아닌 것 같다. 신승훈 씨는 오랜 세월 동안 변함없이 자신의 목소리와 음악을 지켜온 몇 안 되는 가수 중 한 명이다. 장진호 씨가 재치 있었던 것 같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교묘한 엇박을 썼는데 다음 순서에 있던 신승훈 씨가 그걸 듣고 당황한 것 같았다.

일반인은 그렇다 쳐도 원조 가수와 오랜 친분이 있는 패널이나 전문가들조차 틀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한 설정은 아닌지.
조승욱 원조 가수와 친분 있는 분들이 고정적으로 출연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우리 프로그램에 맞춰주지는 않는다(웃음).
조홍경 TV로 보면 소리가 정리되어 나오지만 현장에서는 그보다 소리도 크고 울림이 있기 때문에 맞히기가 더 어렵다. 시청자들도 볼륨을 높이고 들으면 훨씬 더 생생하고 재밌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섭외하고 싶은 가수는 조용필
‘히든 싱어’를 보노라면 새삼 노래의 힘을 실감하게 된다. 원조 가수와 도전자는 경쟁자로 만났지만 그 시작은 노래로 맺어진 스타와 팬의 관계다. 희로애락이라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던 가수들도 결국은 자신의 노래를 부르면서 스스로 ‘힐링’을 하고 돌아간다. 그리고 안방에서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들도 ‘그 가수에게 그런 노래가 있었지’ ‘그 노래 참 좋았는데’라며 추억에 잠기고 또 한동안은 자신도 모르게 그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각본 없는 드라마, 그게 바로 ‘히든 싱어’다.     

10월 초 시즌2를 시작하면서 내건 라인업이 정말 화려하더라. 이승철, 이선희, 조용필도 포함돼 있던데.
조승욱 자세히 보면 그 앞에 ‘예상’이라는 단어가 붙었다(웃음). 꿈은 클수록 좋은 것 아닌가. 물론 그분들을 모시기 위해 노력할 거다.  

가장 섭외하고 싶은 가수를 한 명만 꼽는다면.
조승욱 조용필 선배님? 워낙 방송 활동을 안 하시니까. 꼭 나와주면 좋겠다(웃음).

가장 재미있었거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조홍경 재밌었던 건 이문세 씨 편이다. 목소리뿐 아니라 외모까지 똑같은 도플갱어 김정훈 씨 덕분에 녹화 현장이 초토화됐었다. 이문세 씨 편에서 마지막 라운드까지 진출한 안웅기 씨의 노래 실력도 상당했고.
조승욱 나도 이문세 씨 편이 재미있었고 시즌1 이수영 씨, 시즌2 임창정 씨 편도 기억에 남는다. 둘 다 스토리의 힘이 강했다. 이수영 편에서는 도전자 우연수 씨가 본인의 집이 어려워서 차압 딱지 붙었던 이야기를 하자 이수영 씨도 본인의 경험을 털어놓으면서 스토리에 힘이 실렸다. 임창정 씨는 연기자로 성공했다가 가수로 가요대상도 받고 은퇴하고, 개인적으로 시련도 겪었던 그 나름의 인생 드라마가 힘을 발휘한 것 같다. 도전자로 출연한 허각 씨는 어릴 때부터 임창정 모창을 많이 했고 자신의 롤모델로 삼았다더라. 그런데 이런 이야기는 작가들이 대본을 쓰고 조홍경 원장님이 도전자들에게 노래를 어떻게 부르라고 가르쳐서 되는 게 아니다. 우리는 그냥 판만 까는 거다. 출연자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충분히 방송에 자신을 던져줬을 때 이런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런 스토리들이 나왔을 때 제작진도 뿌듯할 것 같다.
조승욱 안 먹어도 배부르고, 이런 말은 좀 그렇지만 그 순간만은 ‘다 이뤘다’ 그런 생각도 든다(웃음). 제작진도 매회 큰 선물을 받고 있다.



글·김명희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JTBC 제공

여성동아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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