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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living #fact_check

그 무거운 주물 냄비, 왜 쓰냐고 물으신다면

EDITOR 한여진 기자

2018. 10. 18

프로 살림러 한여진 기자의 팩트 체크


살림보다 살림살이를 좋아하는 4년 차 주부. 명품 가방에는 무관심이지만 리빙템은 밤새도록 공부하고 비교·검색해 공들여 쇼핑할 정도로 애정하고 또 애정한다.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을 쇼핑 가치관으로 삼고 있다.

당신의 주방에는 어떤 냄비가 있나요? 저는 주물 냄비와 스테인리스 냄비를 사용하고 있답니다. 주물 냄비는 친정어머니가 하나둘씩 모으셨던 것을 혼수로 주신 거죠. 25cm 레드 컬러 타원형 냄비와 16cm 화이트 컬러 하트 모양 냄비, 민트 컬러 직사각 그릴 팬까지 3종류로 모두 르크루제 제품입니다. 주물 냄비를 처음 사용하면 누구나 느끼는 점이겠지만, 정말 무겁습니다. 특히 25cm 냄비는 요리가 가득 차 있으면 두 손으로 들어도 휘청거릴 정도죠. 에나멜 코팅이 없는 그릴 팬은 사용할 때마다 시즈닝하는 것도 귀찮고요. 

하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주물 냄비를 애용하는 이유는 요리 맛 때문입니다. 바닥, 옆면, 뚜껑의 두께가 같아 일정한 온도의 열이 냄비 전체에 고르게 전달되죠. 묵직한 뚜껑이 증기를 잡아주고 뚜껑부터 냄비 바닥까지 고르게 퍼진 열이 순환돼 재료의 속까지 익혀주면서 본연의 맛과 영양을 지켜주고요. 제가 즐겨 만드는 모둠채소스테이크나 삼계탕, 김치찜 등을 조리하기에 최적화된 쿡웨어라고나 할까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당근, 양파, 토마토, 미니 양배추와 함께 소고기 채끝살이나 닭가슴살을 넣고 올리브오일을 두른 뒤 후춧가루와 소금, 로즈메리를 뿌리고 뚜껑 닫아 지글지글 익히면 OK! 재료에서 나온 채소즙과 육즙이 다시 재료로 스며들어 채소는 채소대로, 고기는 고기대로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촉촉하면서 아삭한 식감까지. 요리 곰손도 절대 실패할 수 없답니다. 삼계탕이나 갈비찜 등 푹 익혀야 하는 요리는 물론, 고구마를 쪄도, 라면을 끓여도 굿! 

냄비 안쪽에 유리 재질 에나멜이 코팅돼 있어 시즈닝할 필요 없이 수세미로 쓱쓱 닦아 설거지하면 돼 관리하기도 편하고요. 단, 사용할 때 태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찐 고구마를 좋아하는 아들 덕분에 일주일에 두세 번은 주물 냄비에 고구마를 찌는데, 고구마를 찌다 냄비를 시커멓게 태웠더니 에나멜 코팅이 1cm 정도 벗겨지더라고요. 르크루제 본사에 문의하니 그을음은 냄비에 물과 베이킹소다를 넣고 하룻밤 두었다가 닦고, 벗겨진 부분은 그 부분만 시즈닝해서 사용하면 된다고 합니다. 또 냄비를 불에서 내려 바로 찬물에 담그면 온도 차이로 에나멜 코팅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삼가고요. 

사용하다 보니 에나멜 코팅의 내구성을 보완했으면, 그리고 뚜껑 손잡이가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게 좀 더 컸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올가을 새로 나온 르크루제 시그니처 주물 냄비는 이런 부분이 개선되었다고 합니다. 요리 곰손이라고요? 그렇다면 주물 냄비 한번 사용해보세요. 요리 실력이 늘어가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을 거예요.



일러스트 김옥 디자인 박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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