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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희 “평생 포로 생활이었어요” 딸 서동주 “엄마 말이 사실…이혼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기획  김유림 기자 | 글  이언경 채널A 기자 | 사진  동아일보 출판사진팀, 동아일보사 사진DB파트

입력 2015.04.15 17:43:00

이혼소송 중인 서정희가 최근 법정에서 서세원과의 결혼 생활을 ‘포로 생활이었다’고 표현해 충격을 던졌다.
결혼 역시 성폭행에 가까운 일을 당해 강제로 이뤄졌다는 주장.
미국에 있는 서정희의 딸 서동주 씨 또한 엄마의 참담했던 과거에 대해 입을 열었다.
서정희 “평생 포로 생활이었어요” 딸 서동주 “엄마 말이 사실…이혼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난 3월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상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서세원(59)의 4번째 공판이 열렸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서정희(55)는 판사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서세원과 19세에 처음 만나 성폭행에 가까운 행위를 당한 뒤 수개월간 감금당했고, 이후 32년간의 결혼생활은 ‘포로 생활’이었다고 주장한 것. 그럼에도 그가 이제까지 한 번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던 이유는 “남편을 목사로 만들면 모든 걸 바꿀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한다.

법정에서 서정희는 증언에 앞서 판사에게 “제가 바람 한번 폈다고, 폭행 한번 했다고 여기까지 온 줄 아십니까”라고 물은 뒤 “32년간 당한 것은 그보다 훨씬 많다. 그런데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은 당시 생명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이어 그는 사건 당일(지난해 5월 10일 서정희가 서세원을 폭행 혐의로 신고한 날) 정황을 설명하며 “미국에 머물던 서세원이 ‘불륜 여성을 가만히 놔둬라. 이혼을 요구하면 죽여 버린다’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협박을 하더니 한국에 들어오면 만나자고 했다. 그것이 5월 10일”이라고 밝혔다. 당시 서세원이 목을 졸랐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는 “먼저 이 자리에서 차마 밝힐 수 없는 남편의 욕이 시작됐다. 처음 듣는 내용이 아니었다. 그 욕은 32년간 서세원이란 사람이 불러온 ‘노래’였다. 그 후 나의 목을 조르고 폭행을 가해 나도 모르게 소변까지 흘렸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여론은 요동쳤다. 서세원을 비난하는 목소리와 함께 30년 넘게 악몽 같은 결혼 생활을 이어온 이유를 궁금해하는 이들도 많다. 공판 뒤 좀 더 구체적인 얘기를 듣고자 서정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시 그는 일주일에 2번 받는 트라우마 치료 차 병원에서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먼저 그에게 지난 공판 때 나온 폭로성 발언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서정희는 지난해 3월로 거슬러 올라가 사건의 시작점부터 소상하게 밝혔다.

“지난해 3월 10일 어린 여성으로부터 서세원 씨에게 문자가 한통 온 걸 발견했어요. 사실 예전에도 그런 문자를 많이 봤어요. 그동안 남편의 여자문제로 얼마나 많은 제보가 있었는지 아마 모르실 거예요. 하지만 저는 남편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과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날 남편에게 온 문자를 제가 딸에게도 보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내연녀였어요. 그걸 알고 제가 남편을 추궁하자 그 여자에 대해서 더 이상 물어보거나, (여자를) 찾아가면 저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하기 시작했어요.”

지난해 5월 급기야 두 사람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 로비에서 몸싸움을 벌였고 ‘쇼윈도 부부’의 실상이 처음으로 세상에 밝혀졌다. 이에 대해 서정희는 “CCTV 화면 속 끌려가는 모습은 늘 있었던 일”이라며 체념한 듯 말을 이어갔다.



“저를 억압하고 굴복시키는 평소의 행동 그대로예요. 강도의 차이일 뿐 늘 있던 일이죠. 그 날 그대로 집으로 올라갔다면 저는 아마 죽었을지도 몰라요.”

“어린아이 같았던 그때는 결혼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그의 주장대로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큼 부부 불화가 심각했다면 왜 진작 관계를 끝내려 하지 않았을까. 더욱이 성폭행 수준의 일을 당한 후 반 강제적으로 이뤄진 결혼이었다면 이미 처음부터 부부 간의 신뢰는 기대하기 힘들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서정희는 “고작 19세밖에 안 된,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아이였다. 여자가 순결을 잃었다는 건 생명을 잃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고 수치스러웠다. 가족들은 모두 이민을 떠나 없었고, 이 땅에 나 혼자인데 어느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었겠느냐”며 울분을 터트렸다. 결국 그는 서세원이 결혼 후 이민 가 공부도 시켜주고 홀로 남매를 키우며 고생한 친정엄마에게 가게도 차려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결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혼 생활은 행복하지 않았다. 서세원의 폭언과 폭력은 점점 더 그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남편이 폭력을 행사하고 나면 미안하니까 여행도 데려가주고 외식도 시켜주고, 옷도 사주고 했어요. 그러면서 항상 물어요. 이 고기 누가 사줬어? 이 옷 누가 사줬어? 나처럼 널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하고요. 그때 제가 기쁜 표정을 안 지으면 저녁에 신경안정제를 먹여요. 제가 처방 받은 약도 아니고 본인이 먹던 약을요. 그 약을 먹으면 그냥 쓰러져 자요. 어떤 날은 이틀씩 구역질을 할 때도 있었어요. 그때는 의처증이 뭔지도 몰랐어요. 지금 생각하면 바보 같은 저 자신에게 더 화가 나요.”

서정희 “평생 포로 생활이었어요” 딸 서동주 “엄마 말이 사실…이혼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자녀들의 눈에도 그는 불행해 보였을 게 분명하다. 비록 30년 넘게 불행을 끌어안고 살았지만 이제라도 결혼 생활을 그만하려는 이유 역시 자식들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일이 있고 장녀 서동주 씨는 그에게 “이혼하지 않으면 더 이상 보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익히 알려진 대로 서동주 씨는 미국 MIT 등을 거쳐 펜실베니아대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에서 박사과정을 밟아 주목을 받은 인재. 2008년 교회 목사의 소개로 처음 만난 6세 연상의 남편과 2010년 남편의 모교인 미국 스탠퍼드대 내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현재 서동주 씨는 회사에 다니고 있고 남편은 IT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서동주 씨는 최근 서정희의 ‘포로 생활’ 발언으로 큰 파장이 일자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엄마가 하는 말들은 다 사실”이라고 주장하며 “필요하다면 법정에서 증언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5월 폭행 사건이 터지자마자 딸이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던 서정희는 이번 공판이 끝난 후에도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번호 바꾼 아버지 연락처 몰라

부부 간의 갈등이 부모 자식 간의 갈등으로 번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 19일 미국에 있는 서동주 씨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먼저 서정희의 안부를 묻는 질문에는 “잘 도착했고, 요즘 너무 많이 말라서 건강을 잘 챙겨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정희는 현재 몸무게가 37kg 밖에 안 나간다고 한다. 한편 서동주 씨는 최근 아버지 서세원과 전혀 연락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빠가 전화번호를 바꿔서 연락처를 알 수 없는 상황이에요. 저한테 새 번호를 알려주지 않으셨거든요. (엄마가) 한국에 갔을 때도 만나서 협의 이혼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연락할 방법이 없었어요. 저, 동생, 엄마는 자주 연락하지만 최근 들어 아빠와는 연락이 아예 끊어졌어요.”

서정희는 앞서 인터뷰에서 딸만 아니라 사위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그만큼 사위가 장모를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르다는 얘기. 이에 대해 서동주 씨는 “남편이 이런 상황을 다 이해해주고 불편한 내색 없이 엄마에게 잘 대해준다. ‘모든 게 잘 지나갈 거다’라며 위로도 많이 해준다”고 말했다. 당분간 서정희는 미국에 머물 계획이라고 한다.

서정희의 폭로 후 서세원의 측근은 한 매체를 통해 “서정희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점이 많다. 서세원 씨는 자녀들이 결혼해서 잘 살고 있는데 자신으로 인해 일이 점점 부풀려지고 까발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건 서정희 씨만의 문제가 아닌데 상황이 점점 말도 안 되게 흘러가고 있다”고 서세원의 입장을 전했다. 이 측근은 서세원의 근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재 서세원은 경기 오산시에 있는 친누나의 집에서 지내는데 지병인 당뇨가 최근 들어 심해져 인슐린 주사를 맞고 있으며, 외부 활동은 일절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또한 서세원 측 법률 대리인에 따르면 서세원은 현재 재판과 관련해 공소 사실 대부분을 인정하고 있으나, ‘룸 안에서 목을 졸랐다’ 등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차후 변론을 통해 정상 참작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한다.

더 이상의 폭로가 있을까 싶을 만큼 밑바닥을 드러내며 지난 세월을 부정하고 있는 서정희·서세원 부부. 과연 이 싸움의 종착점은 어디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디자인·김수미

여성동아 2015년 4월 6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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