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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보다 한 여자를 선택한 윤상현, 이 남자를 지지하는 이유

가수 메이비와 결혼

글·김지영 기자|사진·지호영 기자, 뉴시스 엠지비엔터테인먼트 제공

입력 2015.01.15 16:47:00

노총각 윤상현이 운명의 상대를 만났다. 작사가 겸 가수 메이비와 2월 웨딩마치를 울리는 것.
교제한 지 1년도 안 돼 결혼에 골인하는 이들의 풋풋한 첫 만남부터 결혼 후 계획까지 직접 들었다.
이 남자, 어쩐지 더 괜찮아 보인다.
인기보다 한 여자를 선택한 윤상현, 이 남자를 지지하는 이유
드라마 ‘내조의 여왕’과 ‘시크릿 가든’ 등의 대표작을 지닌 윤상현(42)이 드디어 총각 딱지를 뗀다. ‘내조의 여왕’ 태봉이처럼 좋아하는 여자를 무심한 듯 세심하게 배려하고, ‘시크릿 가든’의 오스카처럼 장난기와 위트가 넘치는 그의 마음을 훔친 여성은 메이비(36·본명 김은지). 그는 이효리의 ‘텐미닛’과 김종국의 ‘중독’, MC몽의 ‘그래도 남자니까’ 등의 노랫말을 쓴 인기 작사가 겸 가수다.

영화 ‘덕수리 5형제’ 개봉 전날인 12월 3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윤상현의 달뜬 표정에서 그가 느끼는 행복이 전해졌다.

“제가 원래 사소한 일에도 진한 감동을 먹는 긍정적인 성격인데 사랑에 관한 한 부정적이었어요. 20대에 느꼈던 사랑의 감정이 40대에 생길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죠. 누군가를 사랑할 자신이 없어서 이제는 적당히 좋으면 같이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했어요. 그렇게 우울한 시기에 내 마음으로 걸어 들어온 사람이 ‘은지’예요. 은지를 만나면서 사랑의 감정이 되살아났어요.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사람이죠.”

자꾸 빠져들게 한 ‘홀쭉한 여자’

예비 신부를 ‘은지’라고 부르나요.



메이비보다 은지라고 부르는 게 어감도 좋고 편해요. 은지도 저를 ‘오빠’라고 편하게 부르고요. 메이비(maybe)가 한국말로 ‘아마도’잖아요. 그래서 후배들이 자꾸 ‘아마도 형수님은 잘 계시냐?’고 놀려요(웃음). 은지가 곧 책을 내는데 저자 이름을 메이비가 아닌 김은지로 하면 좋겠어요. 그 친구는 책을 참 좋아해요. 저랑 만나지 않을 때는 대부분의 시간을 독서하며 보내요. 저는 책이라면 대본밖에 안 봐서 그 친구에게서 배우는 게 많아요.

메이비와 어떻게 만났나요.

지난 4월에 소개팅을 했어요. 메이비가 어릴 때부터 매니저로 연예 활동을 도와주던 분이 만남을 주선했죠. 제가 ‘갑동이’라는 드라마를 찍을 때 다른 배우의 매니저로 촬영장에 종종 오셨는데 저의 늘 밝은 모습이 좋아 보였던 모양이에요. 나중에 들어보니 그분이 메이비에게 ‘시크릿 가든’에 오스카로 출연한 오빠인데 너랑 잘 맞을 것 같으니 한번 만나보라고 했대요. 원래 제가 통통한 스타일을 좋아해서 메이비를 사진으로 처음 봤을 땐 끌리지 않았어요. 너무 홀쭉하더라고요. 큰 기대 없이 만나 저녁을 먹으면서 술을 한잔했는데 상대를 편하고 재미있게 해주는 여자더라고요. 느낌이 좋아서 ‘갑동이’ 촬영이 끝난 뒤에는 제가 좋아하는 맛집을 함께 다니며 가까워졌죠.

어떤 매력에 끌렸나요.

둘이서 일산에 있는 맛집을 주로 갔는데 거기서 대화를 많이 하다 보니 이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감이 오더라고요. 외모는 여리고 새침해 보여도 속이 깊고 꾸밈없는 성격이거든요. 조금씩 그 친구에게 흡수되는 느낌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이 친구와 같이 살면 재미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고요. 음악적 취향도 저와 비슷한 면이 많아요. 저도 어릴 때 윤상 씨 노래를 무척 좋아했는데 그 친구도 좋아하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마음이 통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보니 음악 이야기를 하면서 더 가까워졌죠. 진짜 인연은 정해져 있나 봐요.

뭔가에 몰입하는 스타일인가요.

누구를 좋아하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 사람을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고 설레는 감정이 30대 이후엔 정말 안 생길 줄 알았는데 신기해요.

주로 어디서 데이트를 했나요.

파주 통일동산에 강아지를 데리고 자주 갔어요. 둘 다 강아지 좋아하거든요. 부모님이 거주하시는 파주 집 마당에 지금 생후 5개월 된 보더콜리와 불도그를 합쳐 개 여섯 마리가 살고 있어요.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거동도 불편하고 말을 아예 못 하시니까, 어머니는 아버지와 같이 살아도 혼자 있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강아지 키우는 낙으로 사시는데, 예전에 개들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돌아서 마당에서 키우던 강아지 중 세 마리가 죽었어요. 어린 강아지들만 죽었죠. 그때 어머니가 얼마나 우셨는지 몰라요. 면역성이 강한 큰 개들만 키우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어머니는 개만 있으면 심심하지 않다고 하시지만 혼자 그 많은 개를 키우는 건 만만치 않은 일이죠. 그래서 저도 작품이 끝나면 파주 집에서 지내요.

‘시월드’ 사랑 한 몸에 받는 예비 신부

인기보다 한 여자를 선택한 윤상현, 이 남자를 지지하는 이유

메이비와 함께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 데이트를 즐긴다는 윤상현(왼쪽).

1남 2녀 중 둘째인 윤상현은 장손이다. 명절이 되면 그의 집에는 큰 개 여섯 마리가 뛰어놀기에 충분할 정도로 넓은 마당이 친척들로 북적인다.

“일가친척이 하도 많아서 차례를 지내고 나면 한자리에서 다 같이 식사할 수 없을 정도예요. 어르신들이 먼저 식사하고 나서야 대학생 이하의 조무래기들이 밥을 먹을 수 있죠. 식구는 많지만 남자들이 가만히 앉아서 여자들에게 시키기만 하는 가부장적인 분위기는 아니에요. 작은아버지들이 직접 서빙을 하고 식사가 끝난 뒤에는 상 치우는 것도 도와요. 가족끼리 모이면 재미있어요. 삼촌들도, 작은어머니들도 하나같이 유머 센스가 남다르고 수다 떠는 걸 좋아해서 모이면 ‘개그콘서트’ 저리 가라예요.”

장손이라는 자리가 부담스럽지 않나요.

지금은 괜찮지만 어릴 때는 싫고 부담스러웠어요. 무엇보다 아버지처럼 장손 노릇을 잘할 자신이 없었어요. 장손은 1년에 두 번은 선산이 있는 경기도 양주에 가서 집안 회의를 주재하고 선산을 어떻게 관리할지도 논의해야 해요. 손아래 동생들을 챙기는 것도 장손 몫이죠. 장손으로 사느라 아버지는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셨어요. 조부모를 봉양하면서 문중 일에 매여 사는 아버지의 삶을 이어가고 싶지 않았어요. 아무 잘못도 없는 누나를 원망하기도 했죠. 누나는 남자로 태어나지, 왜 여자로 태어났을까 하고요(웃음).

예비 신부가 장손의 아내가 되는 걸 불편해하지 않던가요.

어머니에게 결혼할 여자가 있다고 말씀드렸을 때 처음 하신 말이 ‘장손인 거 알고 있니?’였어요. 여자들이 장손과 결혼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저도 그게 걱정돼서 메이비에게 좋은 감정이 생기면서 집안 이야기를 다 했는데 그 친구가 의외의 반응을 보였어요. 그쪽 식구가 어머니와 남동생 하나뿐이라서 식구 많은 집이 좋다고요. 메이비는 요즘도 저와 동행하지 않고 혼자 묵이나 두부, 동태찌개 같은 요리를 배우러 파주 집에 곧잘 가요. 요리하며 어머니와 수다 떨고 깔깔대면서 잘 지내요. 그런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 부모님에게 항상 친딸처럼 잘해서 고마워요.

부모님이 사시는 파주 집 옆에 신혼집을 지을 거라고 들었어요.

결혼해서 오래도록 함께 살 전원주택을 지으려고 하는데 굳이 다른 곳에 부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겠나 싶어서요. 마당이 크거든요. 집을 지을 수 있는 부지예요. 그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 반응이 다 비슷하더라고요. 왜 하필 시댁 옆에 신혼집을 짓느냐, 고부 갈등을 일으키려고 하느냐고 하거든요. 유쾌한 반응은 아니지만 개의치 않아요. 남이 어찌 생각하든 저희끼리 잘 지내면 그뿐이니까요.

신혼집 1층에는 카페가 들어설 예정이다. 윤상현은 카페 이름을 지어놓았다고 귀띔했다. 공중에 떠 있는 집이라는 뜻의 ‘에어 본’이다. 카페에 와서 좋은 공기를 마시고 가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도심도 아닌 한적한 시골에 카페를 여는 이유를 묻자 그가 손사래를 친다.

“수익이 목적인 카페는 아니에요. 파주 운정지구와도 한참 떨어져 있는 깡촌에 누가 커피를 마시러 오겠어요. 차가 안 다녀서 공기가 좋아요. 그런 곳에 굳이 카페를 열려고 하는 건 부모님의 동네 지인들이 오셔서 차 마시며 쉬다 가셨으면 하는 바람에서예요. 누나와 여동생이 와서 카페를 같이 관리하기로 했어요. 수익이 과연 나기나 할지 모르겠지만 그건 다 누나와 여동생을 주기로 했어요. 은지와 상의해서 결정한 일이에요. 은지가 참 커피 향을 되게 좋아해요. 카페 주방을 커피를 내리기 좋게 ‘ㄷ’자 형태로 만들 거라고 일러줬더니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어요.

예비 신부를 전쟁터로 내모는 건 아닌가요.

아니에요. 카페는 은지와 누나, 여동생, 엄마까지 네 여자에게 놀이터가 되어줄 거예요. 누나도, 여동생도 메이비를 무척 좋아해요. 두 사람 모두 성격이 저와 비슷해요. 저희 집안에 못된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모이면 항상 웃고 떠들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죠(웃음).

인기보다 한 여자를 선택한 윤상현, 이 남자를 지지하는 이유


인기보다 한 여자를 선택한 윤상현, 이 남자를 지지하는 이유
콘서트에서 디너쇼 결혼식으로 진화 중

윤상현은 11월 중순 SBS 예능 프로그램 ‘힐링 캠프-기쁘지 아니한가’ 녹화 당시 “내년 초 6세 연하의 여자친구와 결혼한다”고 처음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그때는 양가 부모가 결혼을 승낙한 뒤였다.

“‘힐링 캠프’에 출연하기 전 상견례를 했어요. 은지가 경남 창원에 사시는 장모님을 뵈러 간다기에 오빠랑 같이 살 거라고, 결혼할 거라고 말씀드리라고 했더니 깜박 잊고 얘기를 안 했더라고요. 하는 수 없이 전화로 결혼을 약속한 사실을 전하니까 바로 다음 날 장모님이 서울로 오셔서 양가 어른들이 만나 상견례를 했죠.

장모님이 예비 사위를 마음에 들어하던가요.

처음엔 저를 보고 쑥스러워하셨어요. TV로 보던 사람이 앞에 있으니 적응이 안 되신다면서요. 양가 어른들은 저희처럼 잘 맞고 잘 통하더라고요. 그 덕분에 결혼 승낙을 금세 받았죠.

결혼 날짜도 빨리 결정됐군요..

양가에서 결혼을 허락하니 진행 속도가 빨라지더군요. 장모님이 정해주는 날짜에 결혼하겠다고 했더니 바로 절에 가서 길일을 잡아오셨어요. 설날이 지나기 전에 결혼하면 좋다기에 설날 일주일 전인 2월 8일을 예식 날로 정했죠. 시간을 더 늦추고 싶지 않아서요.

콘서트 형식의 예식을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친척들은 제가 한국에서 연기하는 모습만 봤지, 일본에서 무슨 활동을 하는지는 잘 몰라요. 한국에서는 콘서트를 연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제 무대를 구경할 기회도 없었어요. 그분들께 제가 노래하는 무대와 메이비가 어떤 일을 하는 친구인지 보여드리고 싶어서 결혼식을 콘서트 형식으로 꾸미려고 하는 거예요.

결혼식 준비는 잘돼 가나요.

나름 열심히 하고 있는데, 결혼식 준비를 얕봤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어요. 지금으로선 콘서트가 아닌 디너쇼가 될 것 같아요. 결혼식을 보러 오시는 집안 어르신들께 식사를 대접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그렇더라도 유료 티켓을 배부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누구든 구경할 있도록 개방한다는 기본 원칙도 바꾸지 않을 겁니다. 축의금도 내실 분은 내고 안 내셔도 괜찮아요. 가장 시급한 문제는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고 식사와 공연도 함께할 수 있는 넓은 장소를 찾는 일이에요.

두 사람에게 국내 첫 콘서트가 될 결혼식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요.

메이비와 제가 따로 노래하는 무대도 꾸밀 것이고, 부모님과 함께 노래하는 순서도 넣을 거예요. 메이비는 그날 선보일 트로트를 준비하고 있어요. 축가도 저희가 직접 부를 거예요. 마지막에는 두 사람이 각기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와 듀엣 곡으로 피날레를 장식하려고 해요. 메이비 주변의 음악 하는 친구들이 듀엣곡의 멜로디를 만들고 있어요. 곡이 완성되면 거기에 메이비와 제가 함께 쓴 가사를 입힐 거예요.

결혼 선배 송새벽 보며 ‘아빠의 꿈’ 커져

평소 쇼핑을 즐기지 않는 그는 그동안 돈을 벌어도 쓸 데가 별로 없었다고 한다.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면 뭐든 다 해주리라’ 마음먹은 것도 그 때문이다. 이후 메이비를 만난 덕에 집을 지을 계획도 세우고 서울 동대문을 함께 활보하며 쇼핑도 다녔지만 그의 마음은 여전히 개운치 않다.

“아직 예쁜 옷을 많이 못 사줬어요. 예물로 목걸이와 팔찌뿐 아니라 원하는 걸 다해주겠다고 했더니 이 친구가 커플 링 하나면 된다더라고요. 짐꾼 같은 가방을 들고 다닐 정도로 털털한 성격인 데다가 보이는 것보다 내면을 중시하는 스타일이거든요.”

본인은 어떤 성격인가요.

다채로운 성격이에요. 드라마 ‘겨울새’ 때 지질남 같은 면도 있고,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차변 같은 순둥이 기질도 있어요. 곧잘 욱하는 한류 스타 오스카의 다혈질적인 면도 갖고 있죠. 근데 ‘재벌 2세’나 ‘실장님’ 같은 면은 없어요. 신인 때 실장 역을 많이 했는데 애 좀 먹었죠.

2005년 데뷔작인 SBS 드라마 ‘백만장자와 결혼하기’ 촬영 당시 그는 여배우 앞에만 서면 대사를 까먹는 ‘여배우 울렁증’으로 고생한 바 있다. 그에게 연기를 포기하고 싶게 만들 만큼 증상이 심각했던 ‘그 병’을 그동안 말끔하게 치유했을까.

“카메라 울렁증은 연기 테크닉이 생기니까 자연히 사라졌어요. 여배우 울렁증도 없어진 줄 알았는데 최근 ‘힐링캠프’에서 성유리 씨를 봤을 때 또다시 울렁거리더라고요(웃음).”

이들의 결혼 소식을 ‘힐링캠프’ 제작진보다 먼저 안 사람은 영화 ‘덕수리 5형제’에 함께 출연한 배우 송새벽과 이광수다. 윤상현은 촬영장에서 동고동락하는 이들과 술자리를 함께하면서 메이비와 결혼한다고 고백했다고 한다.

그는 송새벽의 연기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했다. 동네 후배들과 영화 ‘방자전’을 보러 갔다가 그의 팬이 됐다. 온갖 장르를 한데 버무려놓은 듯한 코믹 스릴러 영화 ‘덕수리 5형제’에 출연한 이유 중 하나도 송새벽과 호흡을 맞춰보고 싶어서였다. 부모의 재혼으로 한가족이 된 5남매가 덕수리 마을에서 갑자기 사라진 부모의 행방을 쫓으며 우애를 다지는 이 영화에서 윤상현은 법과 원칙을 신념처럼 지키는 윤리 선생이자 5남매 중 맏형으로 등장한다.

“원래 송새벽 씨가 연기한 막돼먹은 양아치 역을 몹시 하고 싶었어요. 윤제균 감독이 만든 ‘1번가의 기적’이라는 영화를 볼 때도 임창정 씨가 연기한 착한 양아치 역이 탐났어요. 군대에서 배운 별의별 욕을 다 써가며 생양아치 캐릭터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실제로 양아치였던 적도 있나요.

한 번도 없어요. 학창 시절에는 양아치가 무서워 슬슬 피해 다녔어요. 하하하. 군대 가기 전에는 이어폰을 끼고 살았어요. 가수를 꿈꾸며 버스 안에서도, 등교할 때도 노래를 흥얼거렸어요. 제게는 교과서보다 워크맨과 카세트테이프, 이어폰이 더 소중했어요. 친구들이 서점에 갈 때도 저는 레코드 가게에서 좋은 노래 찾기에 골몰했죠. 고등학생 때는 음악과 미술에만 마음을 주던 학생이었고요.

송새벽 씨가 먼저 결혼한 선배로서 조언을 해주던가요.

그 친구도 신혼인데 조언을 얼마나 해줄 수 있겠어요. 안 그래도 그 친구가 결혼한 시기가 ‘덕수리 5형제’ 크랭크인 초반이었어요. 충남 태안에서 숙식하며 촬영할 때라 그의 결혼식에 참석하지는 못했어요. 그게 마음에 걸려서 갖고 싶은 결혼 선물을 물어 사줬더니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촬영할 때도 임신한 아내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 많이 부러웠어요. 저도 오래전부터 빨리 아빠가 되고 싶었거든요.

아이는 세 명까지 낳을 계획

2세 계획을 세웠나요.

힘닿는 데까지 많이 낳고 싶어요. 은지도 세 명은 낳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둘 다 집안이 시끌벅적한 걸 좋아해요.

신혼여행지도 정했나요.

구체적으로 정하진 않았는데 은지가 원하는 곳으로 갈 겁니다. 영화 프로모션 활동이 끝나면 신혼여행과는 별개로 경주를 여행할 계획이에요. 제가 불교 미술을 좋아해서 1~2년에 한 번은 그곳을 찾아요. 경주에서 2박 3일을 보내려고 게스트하우스를 잡아놨어요. 내려간 김에 대구 팔공산에 가서 기도하고, 경남 창원의 처가에 들러 놀다 오려고요. 장모님이 혼자 사시니 자주 찾아봬야죠.

새해 소망은 뭔가요.

2013년 말엔 ‘내년에 뭐하고 살지?’ 하고 걱정했는데 지금은 2015년에 할 일이 많아서 좋아요. 무엇보다 새로 지을 집이 저희가 그리던 대로 예쁘게 지어지기를 바라요. 어릴 때 부모님이 안 입고 안 먹고 안 써서 지은 게 파주의 시골집이에요. 집 지을 때 부모님이 무척 좋아하셨어요. 두 분이 그렇게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본 건 처음이었어요.

파주에 짓기로 한 신혼집 공사는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원래 지난 11월 기초공사가 끝났어야 2월 결혼식을 올리기 전 신접살림을 들여놓을 수 있는데 현재로선 불가능한 상황이다. 윤상현은 “평생 살 집을 짓는 거면 건축사무소를 잘 골라야 한다고들 일러줘서 신중에 신중을 기하다 보니 공사가 늦어지고 있다”며 “날씨가 풀리는 새해 3월에야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혼집 공사가 마무리되기 전에는 서울에서 둘만의 시간을 즐기려고요. 이 친구가 해외는 물론 국내 여행 경험도 많지 않아서 새해엔 커플 여행을 많이 다닐 계획이에요. 그 때문에 드라마나 영화 출연 제의가 들어와도 고사하고 있어요. 결혼으로 인생을 재부팅하는 것이니만큼 여행하며 심신을 충전하고 돌아와 올해 말부터 새로운 기분으로 연기 활동을 재개하려고요.”

결혼을 앞두고 있으니 새해를 맞는 기분이 여느 해와는 다를 것 같아요.

뭐든 잘될 것 같은 기분이에요. 7년 전 제가 42세에 결혼한다고 예언한 무속인이 있는데 지금까지 그가 말한 대로 다 됐어요. 그분의 얘기가 2015년엔 제게 문서 운이 들어서 계약을 맺는 일은 다 잘 풀린답니다. 그런 말을 무작정 신봉하는 것은 아니지만 은지를 만나고부터 뭐든 잘되는 느낌이에요. 은지가 복덩이인 것 같아요. 하하하.

인기보다 한 여자를 선택한 윤상현, 이 남자를 지지하는 이유
디자인·최진이 기자

여성동아 2015년 1월 6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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