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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With Specialist 블로거 본드의 여자 옷 품평기

타인의 시선

기획·이성희 | 글·전정욱 | 사진·REX 제공

2014. 06. 12

패션 소품을 고를 때 어떤 기준으로 고르는 지 궁금할 때가 많다. 특히 보이지 않는 속옷의 경우, 입는 사람의 취향이 우선일까? 보여주고 싶은 사람의 취향이 우선일까?

타인의 시선
자신을 꾸미기 위해 입는 옷이나 액세서리 중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운 것과 몸에 걸쳤을 때 조화로운 것 사이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이런 차이는 특히 이성이 상대방에게 물건을 골라줬을 때 더 명백하게 드러난다. 남자의 넥타이를 예로 들어보자. 타이는 그냥 봤을 때 아름답고, 홀로 존재했을 때 빛난다 해도 셔츠나 슈트와 매치했을 때 옷차림을 베스트로 만들기도 하지만 워스트로 결정짓기도 한다. 작지만 존재의 가치가 크다는 뜻이다. 타이를 착용하지 않는 여성은 선물할 상대의 이미지를 그리며 타이를 고르는데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틀릴 때가 바로 이때다. 그 자체만으로 예쁜 것도 믹스매치가 아닌 미스매치를 이룬다면 NG 컷이 돼버리는 것이다. 남성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은 여성의 타이 선택은 사랑하는 이를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만들어버린다. 반대로 남자는 여자의 속옷을 고를 때 그렇다.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선물하는 속옷, 엉큼한 남자의 머릿속에 과연 상대방을 위한 배려가 존재할지 의문이다. 그녀의 편안함을 고려할지, 자신의 시각적 만족에 중점을 둘지는 선택의 자유! 이렇게 시작된 궁금증 때문에 지인들(주로 30~40대 남성이다)에게 물었다. 남자의 입장에서 여성의 어떤 속옷에 매력을 느끼는지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의견들이 분분했다. 내 주변이 늑대 소굴인 걸까? 절반이 넘는 남성들이 첫 번째 혹은 두 번째로 가터벨트라는 대답을 했다. 뒤를 이어 블랙 컬러, 살갗이 비치는 실크 속옷, 순백색의 면 속옷 순이었다. 응답자에게 다시 물었다. ‘배우자 혹은 애인의 속옷이 당신의 이상과 같은가?’라는 질문에는 만장일치로 ‘아니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유교적 분위기가 강한 환경에서 자란 여성에게 야한 속옷이란 섹시함보다 일단 부끄러움으로 다가갈지 모르겠지만 남성의 본심은 정반대라는 사실! 단둘이 있을 때만은 곰보다 여우가 되길 바라는 게 남자의 속내인 것이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다. 최근 섹스리스 부부가 늘어간다는데 편안한 것은 잠시 접어두고 배우자의 취향을 배려해보는 것은 어떨까. 부부가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이달 칼럼을 집에 있는 사랑하는 아내에게 슬쩍 보여줄 생각이다.

*기사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인 해석에 따른 것으로 편집부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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